연구진 촉구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오리너구리 보전 이니셔티브의 수석 연구원 길라드 비노(Gilad Bino) 박사가 NSW에서 오리너구리를 보호종으로 공식 분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주 고유 단공류인 오리너구리는 현재 남호주주(South Australia)에서는 멸종위기종(endangered), 빅토리아주(Victoria)에서는 취약종(vulnerable)으로 지정돼 있다.
비노 박사는 오리너구리가 NSW와 머리-달링 분지(Murray-Darling Basin)에서 “번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리너구리는 보호종으로 등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안타깝게도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는 오리너구리 개체군이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자료 부족
오리너구리가 호주 환경보호·생물다양성보전법(EPBC Act-Environment Protection and Biodiversity Conservation Act 1999) 에 따라 보호종으로 지정되면 법적 보호를 받게 되며, 각종 환경 인허가 절차에서도 반드시 고려 대상이 된다.
또한 정부는 보전 자문(conservation advice)을 마련하고 필요할 경우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와 대응 방안을 담은 복구 계획(recovery plan)도 수립한다. 그러나 2022년 정부는 오리너구리가 “보호종 지정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고, NSW 보호종 과학위원회도 이 결론을 받아들였다.
NSW주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NSW 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the Environment and Water)는 성명을 통해 오리너구리 개체수 감소 폭을 입증할 충분한 자료가 없어 NSW 내 보호종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부처는 개체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있으나, 보호종 지정 기준인 ‘3세대 동안 30% 감소’ 기준을 충족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평가
오리너구리는 2014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적색목록(Red List)에서 ‘관심대상 최소종(least concern)’에서 ‘준위협종(near threatened)’으로 상향 조정됐다. 당시 평가는 찰스다윈대학교(Charles Darwin University) 의 존 워이나스키(John Woinarski) 교수가 주도했다.
워이나스키 교수는 “향후 12개월 안에 해당 평가를 갱신할 예정이지만 아직 증거 취합 작업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IUCN 적색목록은 동물·식물·균류의 보전 상태를 평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료로, 전 세계 생물다양성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14년 평가 당시 3세대 동안 감소율이 30%에 근접했지만 이를 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식지 분절
8년 전 발표된 보고서는 오리너구리 개체군에 대한 정보 부족이 결국 멸종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비노 박사는 “주 정부 차원이나 국가 차원의 오리너구리 모니터링 체계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처음으로 하천에 얼마나 많은 오리너구리가 살고 있는지, 또 어디에 분포하는지에 대한 기준선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몇 해 전 오리너구리의 전체 서식 범위를 평가했을 때 개체 수와 분포 범위 모두 상당한 감소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리너구리가 호주의 자연적 환경 순환 속에서 수백만 년을 살아남았지만, 이제는 인간 활동이 만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노 박사는 “우리는 자연적인 하천 유량 체계를 교란했고, 오리너구리 개체군을 분절시키고 고립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남호주 본토에서는 오리너구리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며 “과거에는 머리강(Murray River) 전역에서 발견됐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물관리 중요
호주 연방환경수자원보유기구(CEWH-Commonwealth Environmental Water Holder)가 북부 분지(Northern Basin)에서 지원하는 5년 연구 프로젝트는 오리너구리 활동과 환경용수 방류의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CEWH의 사이먼 뱅크스(Simon Banks)는 “이번 연구는 일부 하천에서 오리너구리가 상당히 건강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건강한 생태계의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다른 하천에서는 오리너구리가 그리 좋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며 “그 차이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용수를 어떻게 활용해 결국 이들이 번성할 수 있는 서식지와 생태계를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규제 하천에 방류되는 물의 시기와 유속은 이 독특한 종에게 도움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노 박사는 “오리너구리는 둥지를 짓기 위해 강변 식생지대(riparian zone)의 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번식기인 9월부터 1월 사이 민감한 시기에 수위를 지나치게 높이면 둥지가 침수돼 새끼 퍼글스(puggles)가 익사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너무 차가운 물을 방류하는 냉수 오염(cold water pollution) 역시 먹이 생물을 파괴해 오리너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주민 증언
응이얌파·와일완(Ngiyampaa, Wayilwan) 공동체 출신 여성 대니엘 플라켈라(Danielle Flakelar)는 맥쿼리 습지(Macquarie Marshes)와 깊은 문화적·가족적 연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리너구리가 자신의 생애 동안 이 지역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플라켈라는 “85세인 아버지가 어린 시절에는 그곳에서 오리너구리를 늘 봤다고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일이 내 생애 동안 벌어졌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며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복원 작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리너구리는 토템적 의미를 지닌 종이다. 가족 구성원 한 명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며 “그것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