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 부족
호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쌀 상당수가 식이섬유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인 쌀 50종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약 74%가 100g당 식이섬유 함량이 2-3g 수준에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의 경우 혈당을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콜스(Coles), 울워스(Woolworths), 알디(Aldi)에서 판매되는 쌀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간단한 품목 변경만으로 근육 기능, 신진대사,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색이 있는 쌀에는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물질에 대응하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밥은 식힌 뒤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히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이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양사 에리카 헝(Erika Hung)은 다시 데워 먹어도 이러한 장점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포장 주의
즉석밥이나 전자레인지용 포장 쌀은 미세플라스틱 노출 우려도 제기됐다.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연구에 따르면, 조리되지 않은 생쌀보다 사전 조리된 즉석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4배 더 많이 검출됐다. 이는 100g당 약 13mg의 플라스틱에 해당한다.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과학대학(Faculty of Science) 알레산드라 수티(Alessandra Sutti)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이미 환경 곳곳에 존재하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려가 있다면 쌀을 씻고, 플라스틱이 아닌 조리도구와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아래는 전문가들이 선정한 가장 건강한 쌀 순위다.

1위 와일드 라이스
마트에서 판매되는 와일드 라이스(wild rice)는 전자레인지용 혼합 제품 두 종류뿐이지만, 단독 제품을 찾거나 포장재 대신 그릇에 덜어 데워 먹는다면 매우 영양가 높은 선택지라고 평가됐다.
와일드 라이스는 엄밀히 말해 벼가 아니라 풀씨앗(grass seed)이자 통곡물이다. 껍질층인 겨(bran)와 영양이 풍부한 배아(germ)가 그대로 남아 있다.
푸엘링 석세스(Fuelling Success) 설립자인 영양사 보니 킬립(Bonnie Killip)은 겨는 훌륭한 식이섬유 공급원이며, 배아에는 다량의 영양소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겨를 제거하면 식이섬유가 줄고 소화 속도가 빨라져 혈당으로 더 빨리 흡수된다”고 말했다.
와일드 라이스에는 마그네슘과 비타민 B6도 풍부하다. 과거 콜스, 울워스, 알디와 협업했지만 현재는 소속이 없는 영양사 조엘 페렌(Joel Feren)은 마그네슘은 근육과 신경 기능을 돕고, 비타민 B6는 에너지 생성·신진대사·뇌 건강에 좋다고 밝혔다. 그는 “통곡물 쌀은 겨와 배아가 남아 있어 백미보다 이런 영양소가 더 많다”고 말했다.

2위 흑미
마트에서 판매되는 흑미(black rice)는 세 종류뿐이며 모두 전자레인지용 파우치 제품이다. 전문가들은 가능하다면 지역 건강식품점 등에서 별도 제품을 찾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흑미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s)이라 불리는 항산화 성분 함량이 가장 높다. 이는 블루베리, 토마토 등 과일과 채소의 특유의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을 만드는 성분이다.
보니 킬립은 이 성분이 산화 스트레스 예방에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조엘 페렌은 산화 스트레스가 활성산소 축적으로 인해 발생하며, 염증과 만성질환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산화 성분은 활성산소를 중화하므로, 항산화 식품을 식단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킬립은 쌀 색이 짙고 선명할수록 항산화 성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에리카 헝은 흑미가 식이섬유와 철분도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장에서 찾기 어렵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선 그로우(Sun Grow) 흑미는 온라인 구매만 가능하며 1kg당 $11이다.

3위 홍미
홍미(red rice)는 식이섬유, 철분, 항산화 성분의 좋은 공급원으로 꼽혔다. 슈퍼마켓에서는 단독 판매보다 현미·야생쌀 혼합 제품으로 주로 판매되지만, 따로 구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됐다.
홍미 역시 통곡물이라 일반적으로 식이섬유와 영양소가 높다. 항산화 함량은 흑미보다 낮지만 여전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보니 킬립은 “개인적으로 홍미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맛과 식감은 사람에 따라 장점 또는 단점이 될 수 있다며 “더 고소하고 씹는 맛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선 그로우 홍미 역시 온라인에서 판매되며 1kg당 $11이다.
4위 현미
현미(brown rice)는 장 건강과 포만감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쌀 중 하나로 평가됐다. 겨층이 그대로 남아 있어 대부분의 쌀 가운데 식이섬유 함량이 높다.
이번 조사에서 식이섬유가 높은 기준(100g당 3g 이상)을 넘긴 제품 6종은 모두 현미였다. 에리카 헝은 높은 식이섬유 덕분에 더 오래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미는 마그네슘과 비타민 B군 함량도 높고 혈당지수(GI)는 중간 수준이다. 현미는 비소(arsenic)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큰 우려 사항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엘 페렌은 비소가 토양과 물에서 흡수되며 과다 섭취 시 인체에 독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미는 백미보다 비소 함량이 높고, 미국 일부 지역에서 재배된 경우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충분히 씻고 올바르게 조리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부분 사람에게는 다양한 식단을 유지한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울워스 브라운 라이스 그레인(Woolworths Brown Rice grain)은 가장 저렴한 제품 중 하나로 1kg당 $2.50이다.

5위 바스마티
바스마티(basmati) 쌀은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영양 면에서는 최상위권은 아니라는 평가다.
백색 바스마티는 다른 쌀보다 더 가슬가슬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인도 식당에서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정제가 많이 이뤄져 식이섬유와 미네랄 상당 부분이 제거됐다. 다만 현미 바스마티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보니 킬립은 “현미 바스마티도 있고, 더 정제된 백색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에리카 헝은 일반 백미보다 혈당지수는 낮지만 야생쌀, 홍미, 흑미 같은 통곡물보다 식이섬유는 적다고 말했다.
울워스 바스마티 라이스(Woolworths basmati rice)는 가장 저렴한 제품군 중 하나로 1kg당 $3.75였다. 조엘 페렌은 건강 관점에서 자체 브랜드와 유명 브랜드 간 큰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6위 저GI쌀
일부 제품은 저혈당지수(low GI) 쌀 또는 혈당 관리에 좋은 쌀로 홍보되지만, 전문가들은 건강한 식사의 일부로 섭취한다면 대부분의 쌀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엘 페렌은 저GI쌀이 특정 품종을 선별하고 가공 과정을 통해 소화 속도를 늦추도록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혈당이 보다 완만하게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용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쌀이든 단백질, 채소, 건강한 지방과 함께 먹으면 혈당 상승 영향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선라이스(SunRice) 저GI 백미는 1kg당 $4.60이다.
7위 자스민쌀
즉석 자스민쌀과 생쌀 제품 가격 차이는 $1.15였으며, 전문가들은 더 저렴한 생쌀 제품을 선호했다.
에리카 헝은 자스민쌀(jasmine rice)이 부드러운 식감과 향으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이섬유가 낮아 혈당지수는 높은 편으로 분류됐다. 칼슘, 철분, 비타민 B군이 소량 들어 있지만 주요 영양 공급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식이섬유가 낮아 빠른 에너지원으로는 적합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통곡물 제품이 더 권장된다. 보니 킬립은 직접 조리하는 편이 비용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포춘 에브리데이 자스민 라이스(Fortune Everyday Jasmine Rice)는 가장 저렴한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1kg당 $3.19였다.

8위 백미
백미(white rice)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식이섬유 함량도 1.6g으로 중간 수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일부 상황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보니 킬립은 설명했다.
그는 “소화기 문제가 있거나 운동선수라면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하고 소화가 쉬운 식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달리기 전에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며 “매우 빨리 소화되는 탄수화물이어서 이런 경우 현미나 흑미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반면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섭취량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리카 헝은 “혈당지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정제가 많이 이뤄진 곡물이어서 영양소 상당 부분이 손실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다만 킬립은 단백질, 채소, 건강한 지방과 함께 먹는다면 혈당 영향이 줄어들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디 임페리얼 그레인 화이트 라이스(Aldi Imperial Grain white rice)는 저렴한 제품 중 하나로 $3.60이었다.
※ 이 기사는 Herald Sun에 게재된 테일러 페니(Taylor Penny)의 ‘Black, red, white, brown or jasmine: What are the health benefits?’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