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적 조직범죄 인물 로렌조 레말루(Lorenzo Lemalu)가 베트남에서 총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2명이 체포됐다. 시드니(Sydney) 갱단 간 갈등이 베트남 호치민시(Ho Chi Minh City) 한복판까지 번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공안부(Ministry of Public Security)는 26일 “벤탄구(Ben Thanh Ward)에서 발생한 외국인 집단 대상 총격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공안부는 이번 체포가 공안부 산하 수사 부서와 호치민시 경찰(Ho Chi Minh City Police)의 공조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총격 사건은 지난 22일 밤 호치민시의 한 식당 앞에서 발생했으며, 숨진 레말루는 당시 일행과 함께 식당 밖에 서 있던 중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다.
총격 영상
사건 직후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모자를 쓰고 후드를 뒤집어쓴 남성이 식당 주변을 돌며 레말루 일행 뒤로 접근한 뒤 권총을 꺼내 여러 발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총격 직후 레말루는 식당 안으로 뛰어 들어갔으나 곧 바닥에 쓰러졌다. 식당 내부 영상에는 피를 흘린 채 쓰러진 레말루에게 구급대원들이 응급 처치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다른 보안 영상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남성 2명이 레말루와 그의 지인에게 총격을 가하자 주변 시민들이 급히 몸을 피하는 장면도 확인됐다.
베트남 공안부는 이번 총격으로 레말루 외에도 또 다른 남성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도주 추적전
베트남 당국은 사건 직후 총격 용의자로 추정되는 호주 국적 남성 2명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며 추적에 나섰다.
떠이닌성(Tay Ninh) 짱방구 경찰(Trang Bang Ward Police)은 이들이 총격 후 택시를 타고 캄보디아(Cambodia) 방향으로 도주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베트남 경찰이 두 남성에 대한 대대적인 추적 작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날 체포된 인물들이 기존 공개수배 대상자들과 동일 인물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베트남 공안부는 “현재 수사기관이 사건 관련 인물들에 대한 조사와 신원 확인을 진행 중이며 법에 따라 엄격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드니 갱전
레말루는 시드니 기반 범죄 조직 ‘코코넛 카르텔(Coconut Cartel)’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NSW주 경찰(NSW Police)은 이 조직이 최근 시드니 범죄 조직 간 세력 다툼의 중심에 있다고 보고 있다.
‘코코넛 카르텔’이라는 이름은 태평양 섬 주민 공동체(Pasifika people)를 비하하는 역사적 표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레말루가 과거 시드니 알라메딘 범죄 조직(Alameddine crime family)과 연계된 갱단에서 활동하다 결별한 뒤 코코넛 카르텔의 고위 인물이 됐다고 보고 있다.
레말루는 한때 메릴랜즈(Merrylands) 기반 스트리트 갱단 ‘프로퍼 60(Proper 60)’과도 연관돼 있었으며, 이 조직명 문신을 복부에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퍼 60은 알라메딘 조직과 연계된 단체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호주 경찰은 최근 수개월 동안 코코넛 카르텔과 알라메딘 네트워크(Alameddine network) 간 충돌이 계속돼 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총격과 보복 공격 등 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찰은 레말루가 호주를 떠난 뒤 동남아시아(South-East Asia)에서 조직 활동을 지휘해 왔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배후 연관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이 시드니 마약 거래 주도권을 둘러싼 조직 간 갈등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호주 경찰은 레말루 사망 사건이 해외에서 벌어진 코코넛 카르텔 활동과 연결돼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총격 장면 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또 범죄 관련 소식을 다루는 매체 SCN 월드스타(SCN Worldstar)가 공개한 메시지에는 알라메딘 네트워크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이번 살해의 배후를 주장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말루는 래퍼 에이 헌초(Ay Huncho)와 과거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 헌초의 본명은 알리 유네스(Ali Younes)다. 유네스는 알라메딘 네트워크의 고위 구성원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조직 수장 도피자 라파트 알라메딘(Rafat Alameddine)의 사촌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는 어떠한 범죄 혐의로도 기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유네스는 최근 자신을 노린 여러 차례의 살해 시도 이후 NSW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레말루 사망 다음 날 ‘테스트 마이 갱스터(Test My Gangster)’라는 신곡을 발표했는데, 현지에서는 이 노래가 레말루의 죽음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조직 경고음
은퇴한 NSW주 경찰 경사 글렌 고릭(Glenn Gorick)은 이번 사건이 조직범죄 세계에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베트남에서도 당신을 찾아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 외교통상부(DFAT-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 요청을 받은 상태이며, 호주연방경찰(AFP-Australian Federal Police)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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