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외국인 범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를 포함한 90여 개국 관광객의 무비자 체류 기간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관광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만큼 관광업계와 여행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비자 축소 추진
태국 정부는 현재 최대 60일인 무비자 체류 기간을 대부분 국가에 대해 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하삭 푸앙켓깨우(Sihasak Phuangketkaeow) 태국 외무장관은 태국 외교부가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체류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줄이는 계획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태국 내각은 지난 화요일 해당 변경안을 승인했으나 실제 시행 시점은 아직 명확하게 발표되지 않았다. 또한 태국 당국은 다른 유형의 비자에 대해서도 입국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태국의 관광 비자 제도에 따르면 호주, 미국, 영국, 유럽 29개국 쉥겐 지역(Schengen Area) 등을 포함한 90여 개국 국민은 비자 없이 최대 6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호주 외교통상부(DFAT-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는 태국 내각이 이 같은 비자 변경안을 승인했다는 언론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라삭 판차른워라꾼(Surasak Phancharoenworakul) 태국 관광장관은 방콕(Bangkok)에서 기자들에게 “새 무비자 체류 기간은 국가별로 결정될 예정”이라며 “대부분 외국인은 최대 30일 체류가 가능하지만 일부 국가는 15일 체류만 허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콕포스트(Bangkok Post)는 호주가 무비자 30일 적용 국가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대변인은 AFP통신(AFP)에 “관광객들은 이민국 사무소를 방문해 한 차례 체류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60일 체류는 자동 승인 형태였지만 앞으로는 연장 여부를 담당 공무원이 판단하게 되며 관광객은 장기 체류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범죄 단속
태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장기 무비자 제도의 악용 사례와 일부 외국인의 불법 활동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태국에서는 외국인이 연루된 대형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여기에는 마약 범죄, 성매매 알선 및 인신매매, 허가 없이 호텔과 학교 등을 운영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시하삭 푸앙켓깨우 외무장관은 지난주 무비자 체류 기간 축소 계획이 초국가적 범죄(transnational crime) 단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국 정부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며, 비자 제도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차다 다나디렉(Rachada Dhanadirek) 정부 대변인은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관광객들은 경제 활성화 등의 이점을 가져오지만 현행 제도가 일부 사람들에게 악용될 여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관광 산업은 태국 경제의 핵심 산업이지만 외국인 방문객 수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최고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관광업계 우려 확산
호주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른 수치로 보면, 태국은 매년 약 80만 명의 호주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비자 변경 조치가 호주 관광객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의 관광 지속가능성 분야 부교수 야옌 선(Ya-Yen Sun)은 “비자 부담이 생기면 일부 여행객들은 비슷한 문화와 관광 경험을 제공하는 다른 인근 국가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호주 관광연구청(Tourism Research Australia) 자료에 따르면 태국에서 15박 이상 체류한 호주인 관광객들이 전체 관광 수입의 35%를 차지했다”며 “일부 관광 수입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호주인에게 30일 무비자 입국이 유지된다면 경제적 손실 규모는 훨씬 작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 산업은 태국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의 10% 이상을 차지하지만 방문객 수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다.
태국 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입국자 수는 202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3.4% 감소했으며, 특히 중동 지역 관광객 수는 거의 3분의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약 33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약 3300만 명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