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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 공급망 위기·전력망 비용 급등, 물가·에너지 부담 동시 압박

23/03/2026
in 부동산/경제
제조업체 공급망 위기·전력망 비용 급등, 물가·에너지 부담 동시 압박

중동 전쟁 격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면서 호주의 공급망 혼란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사진: HesselVisser

공급망 충격

중동 전쟁 격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면서 호주의 공급망 혼란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연료 배급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제조업체와 운송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장기적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 디에이치엘(DHL)은 호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료비가 “중대한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디에이치엘은 이란 전쟁 발발 첫 주 디젤 가격이 5-10% 상승한 데 이어, 둘째 주에는 30-50%까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분쟁으로 글로벌 연료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직접 연료비뿐 아니라 하청 네트워크 전반에서 비용 상승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2026년 3월 23일부터 연료 할증료를 월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물류기업의 서한은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이번 전쟁이 휘발유 가격을 향후 3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ArtisticOperations

전쟁 여파

중동 최대 유전·가스전을 둘러싼 보복성 맞대응 공격은 분쟁의 급격한 격화를 의미하며, 원유·가스·디젤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가능성을 촉발했다.

호주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미 고객들에게 비용 상승과 산업재 배급 가능성을 통보한 상태다.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 재현 수준의 경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팩트그룹(Pact Group) 회장 라파엘 게민더(Raphael Geminder)는 주요 운송 경로가 막히면서 포장 및 플라스틱 원자재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부 시드니 운송업체 웨이투고 트랜스포트(Way2Go Transport)는 연료 부담금(fuel levy)을 기존 15.9%에서 27.5%로 인상한다고 고객들에게 통보했다. 회사 측은 “터미널 기준 디젤 가격 상승을 반영한 조치이며, 업계 평균인 30% 이상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NSW 플라스틱 제조업체 앤트 패키징(Ant Packaging)의 대표 존 클라크(John Clark)는 “업계 모두가 전쟁으로 인한 시장 혼란과 공급 압박의 피해자”라며 “최근 몇 주 사이 수지 가격이 30-40% 상승했고,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루고 있지만, 시행 시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조업 부담

이러한 압박은 전쟁 이전부터 누적된 비용 상승과 맞물려 있다. 와이어 및 케이블 공급업체 월드 와이어 케이블스(World Wire Cables)는 지난 2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15% 인상했다. 구리는 10개월간 37%, 알루미늄은 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글로벌 공급 제약과 수요 증가, 시장 전반의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높은 가스 가격은 호주 플라스틱 제조업체 케노스(Qenos)의 몰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케노스는 중동 등 해외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존 클라크는 “케노스의 붕괴로 호주 제조업의 수입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국내 제조업은 원래도 마진이 낮았는데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호주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미 고객들에게 비용 상승과 산업재 배급 가능성을 통보한 상태다. 사진: makabera

물가 상승 압력

짐 차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은 이번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휘발유 가격을 향후 3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경제 성장에도 향후 10년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언급했다.

튜브 제조업체 임팩트 인터내셔널(Impact International)은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이 이미 11%에 달한다고 밝혀, 소비 심리와 가계 지출에 더 큰 충격이 예상된다.

브리즈번 소재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엣지(EnergyEdge)의 조시 스테이블러(Josh Stabler)는 “호주는 LNG와 석탄 수출 강국이지만 디젤과 휘발유는 수입 의존도가 높고 비축량도 적다”며 “석유에 있어 국내 완충 장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국제 유가 상승에 그대로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전력망 비용

한편 전력망 전환 비용 역시 가계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정책연구기관 폴리시 인스티튜트 오스트레일리아(PIA-Policy Institute Australia)는 전력망 개편 비용으로 가구당 연간 최소 $600의 전기요금 상승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확대를 위한 송전망 구축에 향후 수백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현재 계획된 사업 규모는 $65bn에서 $85bn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관 대표 에이미 오스터(Amy Auster)는 “가구당 추가 $600 비용은 현재 통합 시스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이라면서도 “실제는 일정 지연과 비용 초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사업 상당수가 이미 지연과 비용 증가를 겪고 있다. 빅토리아와 NSW를 연결하는 VNI 웨스트 인터커넥터(VNI West interconnector)는 초기 $2.4bn에서 최대 $11.4bn까지 증가했고, 센트럴-웨스트 오라나 재생에너지 구역 확장(Central-West Orana REZ Expansion)은 $650m에서 $5.5bn으로 급등했다. 마리너스 링크 1단계(Marinus Link Stage One) 역시 $1.8bn에서 $4.9bn으로 상승했다.

전력망 전환 비용 역시 가계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사진: norqin

개혁 필요성

폴리시 인스티튜트 오스트레일리아(PIA-Policy Institute Australia)는 총 10개 개혁안을 제시하며, 송전망 사업의 계획·승인·집행 방식 전반의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향후 1~2년 내 모든 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비용 대비 효과를 재검토하고, 기존 사업자에 대한 자동 우선권 없이 경쟁 입찰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정부가 더 큰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스터 대표는 “송전망 구축도 다른 대형 인프라 사업과 동일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주정부는 이미 검증된 평가와 조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스템은 과거의 전력 구조에는 적합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재생에너지 환경과 저장 기술 발전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연방정부가 호주에너지시장운영자(AEMO-Australian Energy Market Operator)의 구조 개편 가능성을 검토 중인 가운데 나왔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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