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함께한 10년의 발자취 되새기며 평화와 인권의 길 모색
소녀상과 함께한 10년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8일(토요일) 시드니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평화의 소녀상이 걸어온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과거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인권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기억을 넘어, 평화의 미래로’를 주제로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공동대표 박은덕·한준희)가 주최하고 호주한인교육문화센터가 후원 및 협력단체로 참여했다.





▲사진: 시드니소녀상연대
기념식과 감사의 자리
1부 행사는 애쉬필드 연합교회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야외 기념식으로 진행됐으며, 2부는 교회 본당에서 기념식과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시드니의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 8월 6일 제막식을 가진 뒤, 현재의 애쉬필드 연합교회로 이전됐다. 이는 미국(2곳)과 캐나다(1곳)에 이어 해외에 세워진 네 번째 소녀상이자, 북미 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건립된 소녀상으로 소녀상이 세워진 애쉬필드 연합교회는 윌리엄 데이비드 크루즈 목사(William David Crews AM)가 목회하고 있는 곳이다.
크루즈 목사는 호주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독교 목회자 중 한 사람으로, 엔지니어로 시작해 사회복지에 헌신하며 노숙자와 위기가정,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회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현재는 애쉬필드 연합교회에서 목회하는 동시에 ‘엑소더스 재단(Exodus Foundation)’과 ‘빌 크루즈 자선재단(The Bill Crews Charitable Trust)’을 이끌며 무료 급식과 의료·복지 서비스, 독서교육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크루즈 목사의 소개 영상이 상영됐으며, 이어 크루즈 목사가 직접 인사말을 전했다. 또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10주년을 돌아보는 기념영상 상영과 함께, 지난 10년 동안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활동을 위해 힘을 보탠 이들을 위한 감사패 전달과 후원금이 전달됐으며,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담은 평화조각상 전달식도 마련됐다. 추미애 도지사의 축하영상도 상영됐다.
10년의 여정
이번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윤미향 전 국회의원과 홍사훈 기자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소녀상과 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10년의 여정’을 주제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기까지의 과정과 지난 10년간 소녀상을 둘러싸고 이어진 활동과 의미를 되짚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관계와 역사 문제, 평화와 인권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미래세대에 잇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한·일 관계와 역사 문제, 미래세대의 역할 등에 대한 질문이 제시됐다.
Q1. 2015 한일합의안을 뒤집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2015년 한일합의는 피해자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굴욕적 외교로 평가되며, 특히 일본 정부가 법적 배상이 아닌 10억 엔의 위로금을 출연하면서 성노예 표현 금지와 소녀상 철거 협조 등을 요구한 점이 지난 10년간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었다고 지적돼왔다.)
A. 그 돈은 일본 정부에 돌려줘야 할 돈이라고 생각한다. 돌려주는 방법은 법적으로 찾든, 국제기구를 통해 국제적으로 해결하든, 그 부분은 법률학자와 법률가들, 그리고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 합의를 뒤집는 것은 주권자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나도 열심히 목소리를 낼 것이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주권자들이 함께 나서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Q2.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비롯해 한일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지금 한일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렇게 믿지 않는다.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의 한일관계가 모래 위에 쌓은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외교만으로 풀기에는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한일 간의 관계 개선이 진정으로 이루어지려면 과거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 유럽공동체에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 유대인들에 대한 범죄 문제는 지금도 계속 추궁하고 처벌하고 있지만, 약자와 소수자의 문제, 특히 강제 매춘 피해자가 되었던 여성들의 문제는 여전히 유럽공동체에서도 제대로 이야기되지 않고 침묵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 문제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하면서 우리 스스로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과거사 청산이 탄탄한 바위 위에 한일관계를 세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한일관계 개선도 어렵다. 또 우리가 언젠가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된다면 우리 후세대는 이 문제를 안 하겠느냐. 나는 반드시 한다고 본다. 우리 민족의 피를 받아서 살아가고 있지 않나. 우리는 촛불 하나로 대통령을 바꾸는 민족이다. 그런 대한민국 시민들이고, 재외동포들이다. 나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후세대들도 반드시 잊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교육이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독도는 일본 땅이다’,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라고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의외로 이런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여기지 않고 있다.
그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성인 세대가 되었을 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을까. 그래서 지금부터 다시 역사교육부터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Q3. 2·3세 교민들에게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계승하고, 평화운동에 참여시킬 수 있을까요?
A.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국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우리 2세대, 3세대에게 과거 우리가 겪었던 역사를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 문제는 더욱 그렇다. 최근에는 한일관계 속에서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와 인식이 확산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지금 가지고 있는 역사 인식과 평화,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계속 전승해 갈 것인가, 또 어떻게 관심을 갖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나는 정부가 재외동포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외동포를 선거 때나 홍보할 때 필요한 유권자로만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재외동포 한 분 한 분이 대한민국의 위상과 정책을 현지 주류사회에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사관에 있는 사람만 대사가 아니라, 재외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지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대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오랜 시간 동안 현지 사회에서 고생하면서 역사를 만들어온 분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찾아 초청하고, 그들의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격려하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정부에 건의하고 싶다.
그런 과정을 통해 후세대들이 ‘아, 저렇게 살아온 분들의 노력이 이렇게 인정받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역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미래세대에게 어떻게 이 역사를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 아이들에게 함께 공유하는 역사, 함께 공유하는 인권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 시드니소녀상연대
다음 날인 8월 9일 일요일에는 웨스트라이드 커뮤니티센터에서 윤미향 전 의원과 홍사훈 기자가 함께하는 ‘우리끼리 못 다한 이야기’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은 윤미향 전 의원과 홍사훈 기자가 참석자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앞선 행사에서 미처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어가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