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주의와 언론의 화합을 상징하는 연례행사가 순식간에 공포의 현장으로 변했다. 현지 시각으로 25일 저녁, 워싱턴 D.C.(Washington, D.C.)의 워싱턴 힐튼(Washington Hilton)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White House Correspondents’ Association) 연례 만찬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을 비롯한 수천 명의 하객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긴박했던 현장
사건은 만찬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8시 36분경 발생했다. 보안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호텔 내 메인 행사장인 연회장 입구 근처의 마그네토미터(Magnetometer)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려고 시도했다. 용의자가 보안 요원들의 제지를 뿌리고 검색대를 강행 돌파하며 최소 한 발 이상의 총탄을 발사하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연단 근처에 앉아 있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Melania Trump), 그리고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은 총성이 들리자마자 미국 비밀경호국(USSS-United States Secret Service) 요원들에 의해 즉시 행사장 밖으로 피신했다.
현장에 있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보건복지부 장관 등 고위 관료들도 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대피했다.

용의자 신원
사건 직후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California) 토런스(Torrance) 출신의 콜 토마스 알렌(Cole Tomas Allen, 31)으로 밝혀졌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알렌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출신의 강사 경력이 있는 인물로 확인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과 메트로폴리탄경찰청(MPD-Metropolitan Police Department)의 초기 조사 결과, 알렌은 범행 당시 12게이지 모스버그 매버릭 88(12-gauge Mossberg Maverick 88) 펌프 액션 산탄총과 .38구경 암스코어 프리시전(Armscor Precision) 반자동 권총, 그리고 다수의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해당 호텔의 투숙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상황
이번 사건으로 미국 비밀경호국(USSS) 요원 1명이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았으나, 다행히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콜 토마스 알렌(Cole Tomas Allen)은 제압 과정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하워드 대학교 병원(Howard University Hospital)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행사장 내부의 다른 참석자 중 총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동기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의도가 담긴 폭력 행위로 보고 정밀 수사 중이다. 알렌이 범행 직전 가족들에게 보낸 글에는 스스로를 ‘친절한 연방 암살자(Friendly Federal Assassin)’라고 칭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그는 행정부 인사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나열한 타깃 리스트를 작성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적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진닌 피로(Jeanine Pirro)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용의자를 폭력 범죄 중 총기 사용 및 연방 공무원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반응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비밀경호국(USSS)의 용기 있는 대처로 괴물이 제압됐다”며 요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추진해 온 4억 달러 규모의 ‘백악관 전용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해당 건설안은 미국 국가사적보존신탁(NTHP-National Trust for Historic Preservation)의 소송으로 중단된 상태다.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인 웨이지아 장(Weijia Jiang)은 성명을 통해 “참석자 모두에게 끔찍한 순간이었으나, 침착하게 대처한 모든 이들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중단된 만찬 행사는 추후 일정을 다시 잡아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