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Victoria)주 멜번(Melbourne)의 아발론 공항(Avalon Airport)이 폭발물 의심 신고로 큰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조사 결과 문제의 물건은 레이저 제모기와 핫초코 분말 용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으로 공항 터미널이 폐쇄되고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수백 명의 승객들이 수 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발단은 22일 오전 발생했다. 한 승객이 시드니(Sydney)행 젯스타 항공(Jetstar Airways) 항공편에 탑승하기 위해 수하물을 맡기는 과정에서 보안 검색 요원이 엑스레이 검사 중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빅토리아 경찰(Victoria Police) 소속 닉 위버갱(Nick Uebergang) 경감 대행은 “오늘 오전 5시47분 한 승객이 시드니행 젯스타 항공편 수속을 했다”며 “보안 요원들이 가방 안에서 의심스러운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폭발물 대응 상황
경찰은 폭발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즉각 대응에 나섰다.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했고 폭발물 탐지 로봇까지 투입됐다.
공항 터미널 전체는 즉시 대피 조치됐으며 문제의 승객은 별도로 신체 검사를 받았지만, 위버갱 경감 대행은 “해당 승객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항 운영은 전면 중단됐으며, 항공기 운항이 중지됐고 시드니와 브리즈번(Brisbane)으로 향하던 오전 항공편 두 편이 취소됐다. 수백 명의 승객들은 공항 밖 차량 안이나 추운 야외에서 대기해야 했다.
한 승객은 “만약 실제 폭탄이었다면 비행기 안에 있는 것보다 여기 앉아 있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그 남성이 우리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폭발물 오인 확인
약 4시간이 지난 뒤 경찰은 해당 승객과 수하물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문제의 물건이 폭발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위버갱 경감 대행은 “가방 안에는 전자식 레이저 제모기와 핫초코 분말 용기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승객들은 문제의 물건이 레이저 제모기였다는 설명을 듣고 “설마 농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승객은 자신이 소지한 핫초코로 인해 이런 소동이 벌어진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찰이 나의 몸을 정밀 수색했고 휴대전화까지 조사하려 했다”며 “한 경찰관은 처음 5분 동안 욕설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대응이 정당했다고 강조했다. 위버갱 경감 대행은 “해당 가방의 소유주가 조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승객은 “나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범위 이상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인 원인 분석
이후 조사 결과 폭발물 의심 신고는 두 물건의 독특한 형태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레이저 제모기와 핫초코 분말 용기가 같은 가방 안에 함께 들어 있었고, 두 물건이 서로 맞닿거나 겹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 장비와 가루 형태의 내용물이 밀집된 상태로 함께 보이면서 엑스레이 판독 요원이 이를 폭발물로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승객들은 예정 시각보다 약 3시간 늦게서야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고, 승객들은 불편과 피로를 호소했지만 한편으로는 강화된 보안 조치에 안도감을 나타냈다.
위버갱 경감 대행은 “보안 당국이 이런 위험 가능성을 탐지하고 대응 조치를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으며, 문제의 승객은 “분명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동 이후 핫초코 제조 업체 측은 이날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된 승객들에게 무료 핫초코 제품 한 상자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해프닝으로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한 셈이다.

엄격한 검색절차
호주 공항 보안 검색은 국제 항공 보안 기준에 따라 매우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테러 위협 예방을 위해 수하물 검색 단계에서 엑스레이 분석과 추가 정밀 검사가 함께 이뤄진다.
엑스레이 판독 과정에서 전자기기와 분말, 액체 등이 겹쳐 보일 경우 폭발물로 오인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전자 장비와 밀봉된 분말류가 함께 포장될 경우 밀도와 형태 때문에 위험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물체의 형태와 밀도가 폭발물과 유사하게 보이면 실제 위험 여부와 관계없이 추가 조치가 즉시 진행된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