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활동중인 컨셉추얼 사진 그룹 포컬포인트(FOCALPoint)가 사진전 ‘UNSEEN’을 개최하며 교민 관람객을 초대한다.
전시 제목 UNSEEN은 즉각적으로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주목받지 못하고 말해지지 않으며 쉽게 지나쳐지는 것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참여 작가들은 개념적 사진 작업을 통해 부재와 흔적,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대상들을 관찰하며, 추론과 성찰을 통해 형성되는 의미를 되새긴다.
‘본다’는 행위는 단순한 시각적 인식을 넘어서는 능동적 과정이며,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의 반대가 아니라 그 연장선으로 이해된다.
포컬포인트는 동시대 예술의 맥락 안에서 사진을 창작하고 연구하는 그룹으로, 사진을 단순한 기록이나 취미가 아닌 개념적 예술 실천의 매체로 접근한다. 이번 전시는 각 작가가 서로 다른 시각과 방법론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탐구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전시는 2026년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시드니 Surry Hills TAP Gallery에서 열린다.
오프닝 리셉션은 7월 14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되며, 작가와의 대화는 7월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갤러리는 전시 기간 동안 매일 정오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참여 작가는 변충섭, 세실리아 김, 문혜정, 줄리아 김, 케니 김, 이수범 6인이다. 전시 기획은 그룹 운영자인 이수범이 맡았다.
▪︎ 사진 전시회: UNSEEN
▪︎ 기간: 2026년 7월 13일-19일
▪︎ 오프닝 리셉션: 7월 14일(화) 오후 6시-8시
▪︎ 작가와의 대화: 7월 18일(토) 오후 2시
▪︎ 장소: TAP Gallery – Level 1. 259 Riley St Surry Hills
▪︎ 참여작가: 변충섭, 세실리아김, 문혜정, 줄리아김, 케니김, 이수범
▪︎ 기획: 이수범

-RECLAMATION | 케니 김(Kenny Kim)
시간이 흐르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은 침식되고, 그 표면은 이끼와 식생으로 점차 덮여간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의 개입은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간의 층위를 생성한다. 인공적으로 구축된 군사 시설과 자연 환경은 서로를 침범하고 흡수하며 하나의 통합된 풍경으로 공존한다. 이 작업은 단순히 쇠퇴나 소멸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역사적 권력의 구조물들이 자연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의미의 차원을 획득하는 과정을 관찰한다.
이 작업은 시드니 해안에 남아 있는 식민지 시기의 군사 시설들을 중심으로, 역사적 공간이 유적화되고 자연화되는 과정을 기록한다. 도시와 국가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건설된 포대, 벙커, 탄약고와 같은 방어 구조물들은 이미 기능을 상실했지만 여전히 풍경 속에 남아 있다. 이들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식민지 역사와 그에 내재된 불안이 물질적 형태로 남겨진 흔적으로 존재한다.

-TIME IN CONTACT 맞닿은 시간 | 문혜정(Estelle Moon)
어떤 흔적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현재의 풍경에 남아 있다. 내 기억 이전의 특별한 날들을 기록한 문서들, 빛바랜 노트, 유아 동반 여권 속의 두 이름과 얼굴들, 엄마의 손길이 남긴 작은 자취들은 단순한 과거의 증거가 아니라 시간과 기억이 물질화된 아카이브로 남아 있다. 이 기록들은 어머니의 시적·문학적 언어와도 맞닿아 있으며, 기록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서로 다른 매체 속에서도 연결된다.
이 작업은 어머니의 글과 소지품, 그리고 나의 사진 작업이 하나의 아카이브 안에서 교차하며 시간과 기억의 관계를 드러낸다. 서로 다른 기록들은 시간의 층위 속에서 연결되며 새로운 의미를 형성한다. 이를 통해 기억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FADING PROUD | 변충섭(Ben Byun)
산업 시설은 한때 호주 전역의 지역 사회에서 일상생활과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산업 구조와 경제 조건의 변화로 인해 많은 공장과 작업장은 폐쇄되거나 새로운 용도로 전환되었고, 일부는 버려진 채 한 시대의 흔적으로 풍경 속에 남게 되었다.
이 사진 시리즈는 그러한 산업의 흔적들을 기록한다. 나는 오랜 기간 제조업과 무역 분야에서 일해 온 경험 속에서, 기능을 다한 노후한 산업 시설과 사물을 단순한 폐기물이나 과거의 유물로만 바라볼 수 없었다. 그 안에는 당시의 기술, 노동의 자부심, 그리고 사회적 가치가 물질적 형태로 남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과거를 낭만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잔존물과 그 안에 담긴 자부심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LAYERED JOURNEY | 세실리아 김(Cecilia Kim)
공항은 출발과 도착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는 설렘을 안고 떠나고 누군가는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다. 그러나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목적지도 이름도 없는 시간들이 조용히 남는다. 그 자리에 오래 머물수록, 타인의 여정이 나의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이 작업의 관심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가 보다, 그들을 관찰하며 무엇이 나에게 머무는가에 있다.
오늘날 여행은 자유와 경험, 자기실현의 상징처럼 소비된다. 빠르게 이동하고 도착하는것이 당연해진 시대 속에서, 머무는 시간은 점점 사라지고 스쳐 간 것들은 흔적도 없이 잊혀진다. 물리적 이동만이 여행의 전부인지, 타인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행은 반드시 떠나는 것 이여야 하는가. 머문자리에서 쌓인 시간들이, 얼마나 먼 곳 까지 닿을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작업은 이어진다.

-RECONSTRUCTING MEMORY | 줄리아 김
오래된 사진을 현재의 생활 공간 안에 배치하고 다시 촬영하는 행위는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두 개의 장소와 두 개의 시간이 공존하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한때 남겨졌던 장소의 기록이 내가 거의 30년 동안 살아온 현재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사진 속의 사람들과 공간은 새로운 방식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기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현재의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연결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이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작업은 세대와 장소를 연결하는 관계의 의미를 탐구한다.
이 프로젝트는 가족의 아날로그 사진 앨범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사진은 시간을 통해 기억을 보존하는 매체이지만, 오랜 이주의 역사 속에서 이 사진들은 더 이상 원래의 장소에 속해 있지 않다. 부모 세대의 빛바랜 흑백 사진들은 한국에 남겨진 기록이었고, 나는 그것들을 현재의 생활 공간으로 가져왔다.
FOCALPoint 제공/한국신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