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세법 변경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정부가 요양시설 일부 선택형 생활서비스 비용에도 상품서비스세(GST-Goods and Services Tax)를 적용하도록 조용히 세제를 확대하면서 고령층의 은퇴 생활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조치로 연간 최대 $2억5000만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국가장애보험제도(NDIS-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와 의료비 증가로 재정 압박을 받는 주정부 지원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 정부는 공개 협의 없이 장관 결정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추가 생활서비스 계약에 대한 GST 면제가 사라지게 되며, 향후 몇 년 안에 10만 명 이상이 비용 증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DIS 재정과 연계
이번 GST 확대는 알바니즈 정부가 65세 이상 대상 추가 민간건강보험 환급 혜택을 폐지한 것과 맞물려 드러났다. 정부는 급증한 $520억 규모의 NDIS 지출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관련 재정 조정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주정부들이 경미한 발달 문제 아동 수천 명을 NDIS 대상에서 조정·제외하는 ‘Thriving Kids’ 계획을 수용하면, 이번 10년 말까지 GST 추가 배분금과 병원 지원금으로 $330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업계 인지도 낮아
고령자복지부 장관 샘 레이(Sam Rae)는 지난해 공개 협의 없이 GST 관련 변경을 단행했다. 이 때문에 다수 요양시설 운영자들은 물론 업계 대표 단체인 에이징 오스트레일리아(Ageing Australia)도 변경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ATO-Australian Taxation Office)은 설명자료에서 “후속 개정의 성격상 공개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GST 과세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바니즈 정부가 반복적으로 강조해 온 “GST 확대는 없다”는 입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재무장관 짐 차머스(Jim Chalmers)는 지난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와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의 권고에 대해 GST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예를 들어 GST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방향과 맞는 제안도 있고 아닌 제안도 있지만, GST와 관련해서는 그 길로 가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새 요양 규정
새로운 ‘노인돌봄 규정 2025(Aged Care Rules 2025)’에 따르면 입소자는 기본 서비스 계약(service agreement)을 체결하고, 최소한의 숙박·돌봄 서비스를 포함하는 ‘기본 일일 요금(basic daily fee)’을 납부할 수 있다.
이 기본 계약은 여전히 GST 면제 대상이다. 그러나 더 나은 식사, 추가 편의시설, 강화된 생활서비스 등을 원할 경우 별도의 ‘고급 일상생활비 계약(HELF-Higher Everyday Living Fee)’에 가입해야 한다. 이번 변경으로 GST가 부과되는 대상은 바로 이 HELF 계약이다.

입소자 부담
국제 로펌 케이앤엘 게이츠(K&L Gates)의 파트너이자 GST 전문가 매슈 크리들랜드(Matthew Cridland)는 이번 조치가 운영자, 입소자, 정부 재정 모두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GST 세수는 주정부와 준주정부로 흘러갈 것”이라며 “주정부들이 이것이 단순한 법률 문구 정비가 아니라 실제로 GST 과세 기반 확대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자와 입소자 모두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이 될 수 있다”며 “시설 운영자들은 GST 비용을 입소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고, 입소자와 가족들은 인생에서 가장 취약한 시기에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들랜드는 또 기존 계약서를 GST 포함 방식으로 다시 작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 법률 아래 HELF 계약 체결 후 해당 요금은 일반적으로 연 1회 물가연동만 가능하며, 그 외 인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는 “기존 추가 서비스 계약(extra-service agreements)은 2026년 10월 31일까지 종료된다”며 “이후 입소자가 향상된 서비스나 편의시설을 원하면 HELF 계약에 가입해야 하며, 이 비용에는 GST가 붙는다”고 말했다.
세수 최대 $2.5억
오랜 경력의 요양산업 컨설턴트 제임스 언더우드(James Underwood)는 호주 내 23만5000개의 요양시설 자리 중 최소 절반이 HELF를 선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매우 보수적으로 하루 $50-$60 비용을 가정할 경우 GST 적용으로 정부가 연간 $2억-$2억5000만의 세수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선택형 일일 요금에 GST를 붙일지 여부는 업계에서 오랫동안 논쟁거리였다”며 “차별화된 음식, 비필수 의료서비스, 추가 서비스 등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항목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계약이 자발적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제 마케팅 방식 때문에 가입자가 늘고 있다”며 “23만5000개 자리 가운데 최소 절반은 이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무응답
샘 레이 장관실은 “HELF에 대한 데이터는 전혀 없다”고 밝혔으며, 해당 계약에 대한 GST법 개정과 관련한 구체적 논평은 거부했다. 재무장관실 역시 이번 변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제도 변경 협의는 보건·장애·고령화부(Department of Health, Disability and Ageing), 재무부(Treasury), 호주국세청(ATO-Australian Taxation Office) 사이에서만 진행됐으며 일반 대중과의 공개 협의는 없었다.
ATO 설명자료는 정책 목적을 분명히 적시했다. 자료는 “2026년 11월 1일부터 추가 서비스 요금(extra-service fees)은 더 이상 부과될 수 없으며, 기존 추가 서비스 계약은 고급 일상생활 계약으로 대체될 예정”이라며 “개정 조항은 기존 계약 기간 동안 현행 GST 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2026년 10월 31일 이후 제공되는 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정 압박 지속
수억 달러 규모의 새 GST 세수는 주정부와 준주정부 재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요양 및 의료 예산 압박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 예산 업데이트에 따르면 GST 과세 대상 소비 증가율은 이번 회계연도 5%에서 다음 회계연도 5.25%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GST법 변경 이후 발표된 예산 수정안은 이번 회계연도 총 GST 세수를 $14억 상향 조정했고, 2028-29 회계연도까지 4년간 누적 전망치는 $89억 늘렸다.
재무부(Treasury)는 “향후 전망 기간 동안 명목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세수 징수가 더 강해질 것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편 알바니즈 정부는 이번 주 NDIS 구조조정을 지시하며 참가자 16만 명을 감축하고 사회활동 지원 지출 $120억을 삭감해 급증하는 비용 통제에 나섰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