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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렌트비에 가족·친구와 집 함께 빌린다..주택난 속 공동 임대 확산, 세입자 대책은 부족

19/10/2026
in 부동산, 부동산/경제
치솟는 렌트비에 가족·친구와 집 함께 빌린다..주택난 속 공동 임대 확산, 세입자 대책은 부족

임대주택 공급 부족으로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대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집을 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 Sephelonor

-가족·친구끼리 임대 신청..중개업체 신청 5건 중 1건
-전국 임대주택 공실률 1%..전문가 “세입자 대책 미흡”

임대료 상승

임대주택 공급 부족으로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대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집을 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가족이나 친구들이 힘을 합쳐 임대주택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세입자들이 주택 정책의 관심과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동 임대 증가

퍼스(Perth)에 거주하는 한 세입자는 형제와 다른 한 명의 동거인과 함께 살고 있다. 그에게 공동 거주는 생활방식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주거비를 감당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 됐다.

그는 “2019년부터 이곳에 살고 있다. 처음 이사 왔을 때 주당 임대료는 $315였지만, 최근 임대료가 인상되면서 주당 $760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7년 동안 임대료가 141% 상승한 것으로, 임대주택 시장의 공급 부족이 계속 심화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변화다.

브리즈번(Brisbane)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가족과 친구들로 구성된 집단이 자신이 근무하는 중개업체에 접수되는 임대 신청의 5건 중 1건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은 가족 단위로 함께 살거나 동거인, 룸메이트, 친구 등과 함께 집을 임대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큰 변화”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 커플이 함께 임대주택을 신청하고 있다. 부모와 함께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구 구성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이 주택 정책의 관심과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ArtisticOperations

좁아진 생활공간

퍼스 거주 세입자는는 다른 사람들과 집을 함께 사용하면서 제한된 예산으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남자 세 명이 함께 생활하다 보니 많은 부분을 조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중 누구도 원했던 생활방식은 아니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활방식이다. 서로 돕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가능한 한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자신의 삶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브리즈번의 부동산 중개업자는 공동 임대 신청이 늘어난 시기가 연방정부의 5월 예산안에 포함된 마이너스 기어링(negative gearing) 및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 변경과 맞물려 있다며, 이러한 세제 변경이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산안 발표 전에는 주택 한 채당 임대 신청이 보통 10건 정도 들어왔다. 지금은 15~20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러한 변화가 이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지 않았다. 기존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현재 경제에서 심각한 경고 신호가 나타나는 이유다. 세입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세입자는 뒷전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여러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연방정부가 확대 시행한 5% 계약금 제도도 포함된다.

그러나 퀸즐랜드공과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부동산경제학 선임강사 린달 브라이언트(Lyndall Bryant)는 세입자들이 주택 정책에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도메인(Domain)에 따르면 9월 분기 기준 호주 전국 임대주택 공실률은 1%였다. 임대 가능한 주택이 100채 중 1채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시드니(Sydney)와 멜번(Melbourne)을 제외한 주도들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이 더욱 심각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부동산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 전체 인구의 31%를 차지하는 세입자들이 주택을 구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세제 변경이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사진: mastersenaiper

임대주택 공급 부족

브라이언트 박사는 “주택담보대출을 갚고 있거나 주택 구매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입자들을 위한 해결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세입자들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주택과 커뮤니티 주택에 수십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이들 주택이 전체 주택 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략적으로 주거가 필요한 사람 가운데 25%는 민간 임대시장에서 집을 빌리는 세입자다. 이들을 위한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3년과 2024년 연방 임대료 지원금(Commonwealth Rental Assistance) 지급액을 인상했다. 또한 주·준주 정부 수반들과 함께 임대차 권리를 전국적으로 보다 일관되게 정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합의했다. 노동조합과 주택 관련 시민단체들은 임대료 인상 상한제와 다년 임대차 계약 도입도 요구해 왔다.

세제 변경 논란

그러나 브라이언트 박사는 연방 예산안의 세제 변경이 주택 투자를 위축시켜 세입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정책 체계는 투자자들이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할 유인을 줄이고 있다. 임대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임대인들마저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을 확보할 기회를 넓혀준다.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일이다. 하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세입자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이 부담하는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퀸즐랜드공과대학교의 린달 브라이언트 박사는 연방 예산안의 세제 변경이 주택 투자를 위축시켜 세입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pixabay

집주인도 부담

시드니에 거주하는 한 회계사는 호주 전역에 투자용 부동산 9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본인 역시 임차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24세인 그는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의 입장에서 현재 임대시장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세입자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나에게도, 세입자에게도 이익이다. 임대료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기 때문에 현재 임대료를 고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24개월 계약을 체결하면 세입자들이 12개월마다 임대료가 인상되는 경우보다 예산을 훨씬 더 잘 계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료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지만, 부동산 소유주들도 각종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가 크게 올랐고 수리 비용도 상승했다. 기술직 노동자들도 부족하다. 관련 기술자들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이들 역시 비용을 인상했다. 결국 어딘가에서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들이 돈을 무한정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입자를 위해 한두 달, 또는 석 달 동안 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용 부동산과 세입자를 모두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그것은 집주인이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하는 첫날부터 감수하기로 한 희생”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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