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정상회담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가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양국의 에너지 협력, 방위산업 및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알바니즈 총리는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새로운 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총 $6,000만 규모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알바니즈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며 국제법 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호주 관계 강화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는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도 양국이 에너지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 감사를 표했으며, “호주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분쟁으로 인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며, 한국 역시 에너지 공급망에 일부 차질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호주의 중요한 지원과 협력 덕분에 한국의 에너지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미국이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적 지원을 검토하도록 압박하는 가운데 열렸다. 여기에는 병력 파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 번째 정상회담
이 대통령과 알바니즈 총리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정상은 지난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가진 바 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역내 4개 파트너 국가로 구성된 인도·태평양 4개국(IP4)의 회원국이다. 성기홍 대통령 공보·소통수석은 회담과 관련한 성명에서 “두 정상은 양국 관계, 에너지 공급망, 방위산업 협력,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알바니즈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한국과 호주가 다자주의와 안보·안정 추구에 관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며 “매우 유사한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서로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특히 한국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바니즈 총리는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대통령을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 이 대통령을 호주로 초청했다.

안정적 공급망 구축
중동 분쟁으로 발생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양국 정상은 주요 에너지 자원 공급에서 서로 의존하는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성 수석에 따르면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 제품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협력하고,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역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알바니즈 총리는 한국이 핵심 광물과 청정에너지 등 분야에서 호주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제조 역량과 호주가 보유한 풍부한 자원을 결합해 양국 협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성 수석은 이 대통령이 알바니즈 총리의 설명에 동의하고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활용과 관련한 호주의 최근 정책과 에너지 가격 동향에 대해서도 질문하며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우크라이나와 안보협력
알바니즈 총리는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새로운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호주는 우크라이나 해군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해양 역량 연합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시행하고, 호주 방위군(Australian Defence Force) 장비 지원에 $4,500만, 우크라이나 에너지 안보에 $1,000만, 인도적 지원에 $500만을 각각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추가 지원 규모는 총 $6,000만이다.
알바니즈 총리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시작한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자신의 친구라고 표현한 알바니즈 총리는 그의 지도력을 언급하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 비판
이번 협정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올해 말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푸틴 대통령이 초청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만약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질문받은 알바니즈 총리는 “나는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의도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히며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으로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국제법에 대한 존중에도 큰 손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페니 웡(Penny Wong) 호주 외교장관은 호주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웡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변함없는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며, 러시아에 대가를 부과하고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파트너 국가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정책 충돌
미국 행정부는 이번 주 알바니즈 총리가 추진해 온 디지털 안전 정책과 관련해 호주 정부와 이견을 드러냈다. 미국 행정부는 호주가 제안한 디지털 주의의무 법안을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알바니즈 총리가 유엔 연설에서 요구한 인공지능 감독 방안도 거부했다.
알바니즈 총리는 앞서 유엔 평화 정상회의에서 중동 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언급하며 호주 역시 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제한되는 상황을 예로 들며 “세계 한쪽에서 발생한 분쟁이 전 세계 공동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수퍼마켓 진열대의 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는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따라서 세계는 고립주의적 입장을 취할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전략적 협력
알바니즈 총리는 우크라이나와의 안보 협정 체결에 이어 네덜란드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는 롭 예텐(Rob Jetten) 네덜란드 지도자와 회담하고 양국의 국방, 기후, 경제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