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도 모른다
호주 소규모 사업주 3명 중 1명 이상이 지난달 자신의 사업이 수익을 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무 지식 부족이 사업은 물론 사업주의 생계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Xero의 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사업주 가운데 35%는 자신의 사업이 매달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내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업 건전성을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인 월별 수익 상황을 상당수 사업주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런 앤 코(Byron & Co) 창업자인 저스티스 캐머런(Justice Cameron) 역시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이 같은 어려움을 직접 경험했다. 캐머런은 “20살에 바이런 앤 코(Byron & Co)를 시작했을 때 손익계산서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다”며 “학교에서 이런 내용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반려견을 계기로 부업처럼 시작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면서 따라오는 모든 일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과 현실
문제는 사업주들이 자신의 재무 관리 능력에 대해 느끼는 자신감과 실제 능력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조사에서 소규모 사업주의 85%는 자신의 재정을 관리하는 데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과 매일 업무를 함께하는 회계사와 장부관리자(accountant and bookkeeper)의 90%는 소규모 사업주들의 실제 재무 관리 능력이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기본적인 사업 재무 관련 질문 10개를 제시해 실제 지식을 시험한 결과, 모든 질문에 정확하게 답한 사업주는 37%에 불과했다. 또한 소규모 사업주의 32%는 자신에게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머런은 “사업을 시작한 뒤 처음 몇 년 동안 실제로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웠다”며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방법부터 상품이 팔리기 전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법, 장부를 기록하는 방법, 실제로 들어오는 돈과 실제 이익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까지 배워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하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SNS 정보 우려
소규모 사업주들이 재무 관련 정보를 얻는 방식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조사 대상의 35% 이상은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도구를 통해 사업 관련 조언을 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금융 전문가의 95%는 소규모 사업주들이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의 상당 부분은 소셜미디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재무 스트레스
소규모 사업주의 기본적인 재무 지식 부족은 정신건강과 스트레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사업주 정신건강 전문가인 리앤 포크너 박사(Dr Leanne Faulkner)는 기본적인 재무 능력이 부족한 사업주일수록 사업의 불안정성과 스트레스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포크너 박사는 “소규모 사업주의 재무 이해도가 높을수록 사업을 통제하고 자신의 조건에 따라 일과 관련된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잘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도구와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풍요 아니면 궁핍(feast or famine)’처럼 느끼기 쉽다”며 “재무 지식은 더 많은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주며, 바로 이 점에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서 사업주의 41%는 재무와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이 두렵다고 답했다.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문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22%는 자신의 사업 재정에 완전히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취약계층 부담 더 커
사회적 또는 인구학적 불이익을 겪는 사업주들의 부담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75%는 재정적 불확실성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는 사회적·인구학적 불이익을 겪지 않는 사업주들의 48%보다 1.5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무료 프로그램 출범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엑스에로(Xero)는 소규모 사업주를 지원하는 무료 프로그램 ‘엑스에로 포 굿: 파이낸셜 피트니스(Xero For Good: Financial fitness)’를 출범시켰다.
헥스(HEX)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창업자인 지넷 치아(Jeanette Cheah)는 ‘엑스에로 포 굿: 파이낸셜 피트니스(Xero For Good: Financial fitness)’ 태스크포스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치아는 기업가 정신이 사람들이 스스로 경제적 기회를 만들어가는 데 점점 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로서 사업을 구축하는 것은 여러분이 경험하게 될 가장 가파른 학습 곡선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며 “고객, 기술, 리더십, 영업, 재무에 관한 내용을 모두 동시에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사업, 금융 분야의 리더들을 한데 모아 호주의 차세대 기업가를 위한 더욱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엑스에로 포 굿(Xero for Good) 태스크포스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사업주의 재무교육 부족
이 문제는 칼럼니스트이자 히어로 패키징(Hero Packaging) 창업자인 아나이타 사카르(Anaita Sarkar)가 여러 차례 지적해온 내용이기도 하다.
사카르는 최근 뉴스 코프(News Corp)에 기고한 칼럼에서 소규모 사업주들이 사업 운영에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칼럼에서 “우리는 사업을 구축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정작 사업 재정에 대해서는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계사와 자문가 같은 ‘전문가’에게 의존하지만, 월요일 밤 11시에 현금흐름 압박을 직접 겪는 것은 결국 사업주 자신”이라고 썼다. 이어 “재무 지식은 누구도 창업자에게 가르쳐주지 않는 유일한 기술이며, 정부도 이를 가르치는 데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엑스에로(Xero)의 호주·뉴질랜드 총괄 매니징 디렉터 앵거드 소인(Angad Soin)은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믿음을 갖고 뛰어드는 일”이라며 “하지만 너무 많은 사업주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도 변화 필요
캐머런은 자신의 사업이 영업을 시작한 지 9년이 지나서야 최근에야 GST 대상이 됐다며 현재의 시스템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재무교육과 실용적인 자료, 멘토,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