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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5 조류독감에 도시 야생조류의 상징 아이비스까지 개체 감소 위험 경고

06/08/2026
in 사회
H5 조류독감에 도시 야생조류의 상징 아이비스까지 개체 감소 위험 경고

호주의 대표적인 도시 야생조류인 아이비스가 심각한 개체 수 감소 위험에 처했다는 정부 평가가 나왔다. 사진: sandid

H5 위험도 평가 발표

호주의 대표적인 도시 야생조류인 흰따오기-아이비스(White Ibis), 일명 ‘빈 치킨(Bin Chicken)’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 확산으로 심각한 개체 수 감소 위험에 처했다는 정부 평가가 나왔다.

호주 연방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CCEEW-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the Environment and Water)는 최근 ‘토착 조류 및 포유류 대상 H5 조류독감 국가 위험도 평가(National Risk Scores for H5 Bird Flu for Native Birds and Mammals)’를 공개했다. 이 문서는 H5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호주 토착 야생동물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을지를 종별로 평가한 자료다.

가뭄과 도시 개발, 인간이 버린 맥도날드(McDonald’s), KFC, 케밥 등의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생존해 온 흰따오기도 이번 평가에서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착종 멸종 우려 확산

이번 평가에서는 각 종의 감염 가능성과 지역 개체군 수준에서의 영향을 기준으로 ▲극심(Extreme) ▲매우 높음(Very High) ▲높음(High) ▲보통(Moderate) ▲낮음(Low) 등 5단계로 위험도를 분류했다.

‘극심(Extreme)’ 등급은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해당 종의 지역 개체군이 생존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을 의미한다.
이 등급에는 크리스마스섬 군함새(Christmas Island Frigatebird), 헤럴드제비바다새(Herald Petrel), 하우트만알바트로스(Houtman Albatross), 허드섬제국가마우지(Heard Island Imperial Shag), 맥쿼리섬제국가마우지(Macquarie Island Imperial Shag) 등이 포함됐다.

‘높음(High)’ 등급에는 호주의 상징적인 종인 쐐기꼬리수리(Wedge-tailed Eagle), 태즈메이니아데블(Tasmanian Devil), 동부쿼울(Eastern Quoll), 긴부리큰돌고래(Long-beaked Bottlenose Dolphin)가 이름을 올렸다.

범고래(Orca)와 호주바다사자(Australian Sea Lion)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평가됐다.

사람들은 아이비스를 좋아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드는 상황을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사진: xiSerge

조류독감 확산 현실화

H5 조류독감은 지난 6월 호주에서 공식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5개 주에서 검출됐으며, 이미 토착 조류로 확산된 상태다.

감염이 확인된 토착 조류 가운데 한 종인 큰볏제비갈매기(Greater Crested Tern)는 H5 감염으로 대규모 폐사가 발생했으며, 감수성 평가는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분류됐다. 일반적으로 갈매기로 알려진 은갈매기(Silver Gull) 역시 감염이 확인됐으며, 같은 등급을 받았다. 흰따오기(White Ibis) 또한 은갈매기와 마찬가지로 ‘매우 높음(Very High)’ 등급에 포함됐다.

전문가 경고

침입종위원회(Invasive Species Council)의 최고경영자(CEO) 잭 고프(Jack Gough)는 이번 위험도 평가를 두고 “‘토착 조류와 포유류 대상 H5 조류독감 국가 위험도 평가’는 사실상 ‘파멸의 목록(List of Doom)'”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목록이 보여주는 피해 규모는 모든 호주인에게 충격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흰따오기처럼 매우 흔하고 누구나 잘 아는 종조차 심각한 개체 수 감소를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번 바이러스가 전체 생태계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들은 흰따오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드는 상황을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뭄과 도시 개발, 인간이 버린 맥도날드, KFC 등의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생존해 온 아이비스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Pexels

300여 종 위협 직면

정부 평가에 따르면 약 300종의 야생동물이 H5 조류독감으로 인해 ‘높음(High)’에서 ‘극심(Extreme)’ 수준의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위급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 13종과 멸종위기종(Endangered) 70종 및 아종(Subspecies)이 포함돼 있어 H5 바이러스가 희귀 야생동물의 생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입장

잭 고프(Jack Gough)는 이 문서가 왜 더 일찍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호주 연방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CCEEW-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the Environment and Water)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자료가 호주버드라이프(BirdLife Australia)와 찰스다윈대학교(Charles Darwin University)의 협력을 받아 작성된 ‘살아있는 문서(Living Document)’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자료는 이미 정부 내부에서 주(State) 및 준주(Territory) 정부가 시행하는 위협 저감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활용돼 왔다고 밝혔다.

부처 대변인은 “새로운 정보가 확보될 때마다 분석 내용을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신 근거를 반영해 대응과 대비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갈매기 역시 감염이 확인됐다. 사진: Parkjunbum

야생동물 보호 대책 촉구

잭 고프(Jack Gough)는 여러 종류의 물새가 ‘높음(High)’ 또는 ‘매우 높음(Very High)’ 위험군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정부가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주(Victoria)와 남호주주(South Australia)가 오리 사냥 시즌을 그대로 진행하도록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각 주와 준주 정부가 서식지 파괴나 침입종 관리 등 토착 야생동물 감소의 다른 원인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프는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 목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실제 환경보호 활동에 대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이번 자료는 환경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경고가 되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 투자

한편 호주 연방정부(Commonwealth Government)는 H5 조류독감 유입에 대비하기 위해 총 1억1,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4,700만 달러는 가장 위험에 처한 토착 야생동물 보호에, 추가로 1,120만 달러는 조류독감 대응 준비 강화에 투입됐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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