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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스트라 전국 먹통 사태로 흔들린 신뢰, 머스크 스타링크 호주 이동통신 진출 기회 되나

14/07/2026
in 사회
텔스트라 전국 먹통 사태로 흔들린 신뢰, 머스크 스타링크 호주 이동통신 진출 기회 되나

상용화까지는 정부의 규제 승인, 주파수 배분, 이동통신사와의 사업 제휴, 지원 가능한 스마트폰 보급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사진: geralt

전국 통신망 마비

호주 최대 통신사 텔스트라(Telstra)의 전국적인 통신 장애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스페이스X(SpaceX)의 호주 이동통신 시장 진출 가능성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수백만 명의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친 이번 장애로 텔스트라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호주 통신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호주 통신업계는 이미 지난주부터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스페이스X가 현재 운영 중인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넘어 호주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문자 메시지 기능만 제공하는 위성-휴대전화(Satellite-to-Phone) 서비스가 앞으로 확대될 경우, 기존 이동통신사처럼 지상 기지국 중심의 전국 이동통신망이 아니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위성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와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커틴경영대학원(Curtin Business School)의 홍보 전문가 카타리나 울프(Katharina Wolf) 부교수는 이번 텔스트라 장애가 머스크와 스타링크에게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평가했다.

텔스트라의 전국적인 통신 장애가 스페이스X의 호주 이동통신 시장 진출 가능성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 xanmagena

전국 장애 원인

이번 장애는 수요일 오전 4시 30분(동부 표준시)께 시작됐다. 전국 수백만 명의 이용자 휴대전화에는 ‘SOS Only’만 표시됐으며 통화와 데이터 사용이 모두 불가능해졌다. 단순한 휴대전화 불통을 넘어 대중교통과 전자결제(EFTPOS) 시스템, 긴급서비스까지 큰 혼란을 겪었다. 텔스트라는 이날 오후 대부분의 서비스를 복구했지만 다음 날까지도 일부 여파가 이어졌다.

텔스트라 최고재무책임자(CFO-Chief Financial Officer) 마이클 애클랜드(Michael Ackland)는 장애 원인이 핵심 GPS 노드(GPS node)를 재설정시키는 소프트웨어 오류였다고 밝혔다. 텔스트라는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가장 도움이 필요했던 순간(their hour of need)에 호주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인정했다.
회사에 따르면 장애가 발생하는 동안 긴급전화 ‘트리플 제로(000)’와 관련해 300건이 넘는 안전 확인 출동이 실시됐다.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도 이번 사태를 “매우 우려스러운 일(deeply concerning)”이라고 지적했으며, 텔스트라는 현재 정부와 사회 전반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신뢰도 흔들린 텔스트라

울프 부교수는 스타링크가 지난 수년 동안 별다른 광고나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호주에서 갈수록 성장세를 키워 왔으며, 텔스트라를 제치고 빠르게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텔스트라는 항상 가장 넓은 통신망과 높은 신뢰성, 그리고 지방과 오지에서도 의지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통신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텔스트라를 예전만큼 신뢰하지 않게 됐고, 그 빈자리를 스타링크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랫동안 통신 품질 문제를 겪어온 지방 및 오지 거주자들은 스타링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전국을 캠핑카(Caravan)로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프 부교수는 “단순히 여행객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재난 대응과 긴급 지원에서도 기존 통신 인프라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호주처럼 광대한 국토를 현재의 인프라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링크 성장세

호주 스윈번공과대학교(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미래도시교통학 교수 후세인 디아(Hussein Dia)는 특히 대도시 밖에 거주하는 호주인들이 스타링크의 위성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를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진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많은 외곽 지역에서는 지상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성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는 대도시의 기존 이동통신망과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통신이 닿지 않는 지역의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결국 호주 국민들은 서비스의 안정성, 가격 경쟁력, 그리고 통신 가능 지역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호주 통신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사진: AhmadArdity

통신시장 판도 변화

울프 부교수는 마케팅 측면에서 이번 텔스트라 장애가 스타링크에는 “엄청난 게임 체인저(massive 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스타링크는 특히 지방과 오지에서 기존 국가 통신사와 동등한 수준의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텔스트라는 그동안 비싼 요금과 여러 문제로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며 “현재 국가 통신 인프라 전반으로 불신이 번지는 ‘전염 효과(contagion effect)’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울프 부교수는 머스크가 이번 텔스트라의 실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며, 그 영향은 호주 통신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이제 통신망을 단순히 전화 통화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물론 트리플 제로는 매우 중요하지만 일상생활 대부분이 통신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으며, 스트리밍 서비스뿐 아니라 EFTPOS 결제 시스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빅토리아(Victoria)주에서는 교통 시스템 전체가 멈춰 섰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사람들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시민들이 발이 묶이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위성통신 공존 전망

디아 교수는 스타링크의 위성 이동통신 서비스가 호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시장 경쟁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기존 이동통신망을 대체하기보다는 상호 보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의 지상 이동통신망은 도시와 인구 밀집 지역에서 필요한 속도와 대용량 데이터 처리 능력, 낮은 지연시간을 제공하는 데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성 서비스는 통신망의 회복력을 높여주는 또 하나의 연결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이동통신사들도 이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아 교수는 “앞으로는 지상 이동통신과 위성통신을 결합하는 형태의 협력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들도 차세대 5세대 이동통신(5G)과 향후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의 일부로 비지상 통신망(Non-terrestrial Networks)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위성 통신은 더 이상 별개의 기술이 아니라 전체 통신 생태계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정한 기회는 하나의 통신망이 다른 통신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 시스템이 계속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울프 부교수는 스타링크를 주요 이동통신 서비스로 사용할 경우 가장 큰 위험은 해외 민간기업에 핵심 통신 인프라를 의존하게 되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사진: MarieXMartin

해외 의존성 우려

울프 부교수는 스타링크를 주요 이동통신 서비스로 사용할 경우 가장 큰 위험은 해외 민간기업에 핵심 통신 인프라를 의존하게 되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개성이 매우 강한 인물이 운영하는 해외 민간기업의 서비스에 국가 통신을 점점 더 의존하게 된다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단순히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용화 시기 전망

디아 교수는 위성-휴대전화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넓은 국토와 지방 통신 수요가 많은 호주는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정부의 규제 승인, 주파수 배분, 이동통신사와의 사업 제휴, 지원 가능한 스마트폰 보급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기보다는 앞으로 수년 동안 점진적으로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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