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최종 확정하고 12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다.
이번 IPO를 통해 스페이스X는 총 5억 5556만 주를 매각해 750억 달러(약 113조 8000억 원)를 조달한다. 이는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세웠던 294억 달러 조달 기록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것으로, 역대 세계 IPO 역사상 최대 규모다. 공모가 기준 스페이스X의 시장 가치는 1조 7700억 달러에 달해, 상장과 동시에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독보적 점유율
스페이스X의 자신감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에서 나온다. 현재 미국 정부의 국가 안보 우주 발사(NSSL) 임무 12건 중 11건, NASA의 ISS 유인 및 화물 임무 5건 전체를 독점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저궤도 가동 위성의 75%를 차지하는 스타링크를 통해 위성 통신 분야에서도 적수가 없는 상태다. 경영권 역시 탄탄하다. 창업자 일론 머스크 CEO는 차등의결권 주식을 통해 상장 후에도 84%의 의결권을 확보하며 절대적인 통제권을 유지한다.

불붙은 고평가 논란
하지만 기록적인 IPO 규모 이면에는 투자자들의 깊은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화려한 청사진에 1조 달러가 넘는 돈을 태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우주 공장 건설 등을 내세워 총 유효시장을 4경 원 규모로 공언하고 있으나, 정작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재무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에만 43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2001년 엔론 사태를 예견했던 짐 차노스 등 투자 전문가들은 “회사가 장기 사업 계획을 즉흥적으로 수정하고 있다”며, 현재의 기업 가치가 과도한 마케팅과 기술적 요인에 의해 부풀려졌다고 경고했다.
시험대 오른 머스크
기업 가치를 두고도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 투자 리서치사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의 적정 가치를 공모가의 절반 수준인 7800억 달러로 산정하며 ‘고평가’ 진단을 내렸다. 이들은 핵심 기체인 ‘스타십’의 반복 재사용 성공과 우주 데이터센터의 비용 효율성이 증명되기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이번 상장은 단순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넘어, 일론 머스크의 비전에 대한 월가의 신뢰를 측정하는 리트머스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의 기대를 안고 우주 시대를 연 스페이스X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 ‘2조 달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권의 이목이 나스닥으로 집중되고 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