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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의료용 대마 사용자 운전 허용 추진, THC 기준치 도입 논란 속 도로규정 개편

04/06/2026
in 사회
NSW 의료용 대마 사용자 운전 허용 추진, THC 기준치 도입 논란 속 도로규정 개편

NSW주 경찰협회 대표는 “도로안전은 최우선 과제이며 이번 제도는 그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사진: elsaolofsson

의료용 대마 사용자에 대한 운전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NSW주 정부가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처방받은 의료용 대마 사용자가 혈중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를 소량 보유한 상태에서도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지만, 전문가들은 THC에 대한 안전 기준 자체가 과학적으로 확립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NSW주 경찰협회(NSW Police Association)는 의료용 대마 사용자의 운전 허용 방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협회는 경찰관들이 의료용 대마 처방을 받은 운전자들을 약물운전 혐의로 기소해 법정에 세우고도 결국 유죄 판결 없이 사건이 종결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행 제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면 수십만 명의 의료용 대마 사용자가 체내에 소량의 THC가 남아 있더라도 운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2007년 도로변 약물검사(RDT·Roadside Drug Testing) 제도 도입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큰 도로교통 규정 변화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개편안은 의료용 대마 처방을 받은 운전자들이 THC가 검출되더라도 즉시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처방받은 의료용 대마 사용자가 혈중 THC를 소량 보유한 상태에서도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사진: Erin_Hinterland

운전규정 대개편

개편안의 핵심은 알코올 혈중농도(BAC) 기준처럼 THC 허용 기준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THC가 어느 수준에서 운전 능력 저하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정부는 의료용 대마 처방을 받은 운전자를 대상으로 ‘3회 적발 제도(three-strikes system)’를 도입할 계획이다. 도로변 약물검사에서 THC 양성 반응이 나오면 해당 운전자는 즉시 24시간 운전이 금지되며, 검체는 실험실 분석을 위해 보내진다. 검사 결과 THC 농도가 정부가 설정한 THC 최대 허용 기준치(maximum threshold) 이하일 경우 추가 조치는 취해지지 않는다. 반면 기준치를 초과하면 처음 두 차례 적발까지는 경고장을 받게 되며, 세 번째 적발 시 처벌이 적용된다.

새 제도에 따르면 2년 이내 세 번째 적발 시 최대 $704의 벌금과 최소 3개월의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다만 혈중알코올농도가 0을 초과하거나 THC 외 다른 불법 약물이 검출된 경우에는 기존 약물운전 처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한 교통사고에 연루된 운전자에게서 THC가 검출될 경우 이는 기소 과정에서 가중 요소로 적용된다.

적용대상과 조건

제도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뉴사우스웨일스주 교통부(Transport for NSW)에 의료용 대마 사용자로 등록해야 한다. 또한 유효한 처방전을 제출하고, 대마 사용과 운전 안전에 관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새 규정은 정식면허(Full licence) 소지자에게만 적용되며, 학습면허(L플레이트), 임시면허(P플레이트), 상업용 운전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등록된 사용자도 중대한 교통사고 발생 시 혈액 또는 소변 검사를 받아야 하며, 실제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제도 시행 1년 후 효과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안은 의료용 대마 사용자와 관련 단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사진: CBD-Infos-com

THC 기준 논란

논란의 핵심은 THC 농도와 운전 능력 저하 사이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현재 도로변 약물검사는 대마 사용 후 최대 3일까지 체내 THC를 검출할 수 있으며, 소변검사에서는 최대 3주까지 검출될 수 있다. 그러나 THC가 검출된다고 해서 반드시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치명적 교통사고 가운데 8%는 운전자 또는 오토바이 운전자 체내에서 THC만 검출되고 다른 불법 약물은 발견되지 않은 사례였다.

2024년 의회 조사에서 도로안전센터(Centre for Road Safety)의 버나드 칼론(Bernard Carlon) 대표는 “어느 수준의 THC가 안전한지에 대한 과학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주의료용대마협회(AMCA-Australian Medicinal Cannabis Association)의 테레사 니콜레티(Teresa Nicoletti) 회장 역시 “실제로 어느 정도의 THC가 운전 능력 저하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인정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찬반 엇갈려

이번 개편안은 의료용 대마 사용자와 관련 단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무소속 의원 알렉스 그리니치(Alex Greenwich)는 자신 역시 의료용 대마 사용자라며 기존 제도 아래에서는 환자들이 “약을 복용할 것인지, 아니면 면허와 직업을 지킬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용 대마도 다른 처방약처럼 취급돼야 하며, 처벌 기준은 단순 검출 여부가 아니라 실제 운전 능력 저하 여부에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당(Greens NSW)의 케이트 페어만(Cate Faehrmann)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이번 소식에 안도할 것”이라며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된 지 10년이 지났고, 이제야 도로교통법이 현실을 따라잡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오랫동안 요구해 온 의료용 대마 환자들의 목소리가 마침내 반영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THC가 포함된 의료용 대마를 처방받은 사람들이 실제로 운전 능력이 저하되지 않았음에도 면허를 잃을 위험에 처했던 것은 매우 불공정한 일이었으며 법원 시스템에도 큰 부담을 줬다”고 주장했다.

페어만 의원은 자신이 2022년 발의했던 의료용 대마 사용자 방어권 법안이 부결됐지만, 이번 개혁안에는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약 반대 단체들은 어떤 수준의 THC도 안전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2020년 시드니 서부 오틀랜즈(Oatlands)에서 음주 및 약물운전 차량에 의해 딸 베로니크 사크르(Veronique Sakr·11)와 조카 3명을 잃은 브리짓 사크르(Bridget Sakr)는 이전부터 관련 법 개정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 3월 “의료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대마의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는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NSW주 경찰협회 대표는 “도로안전은 최우선 과제이며 이번 제도는 그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사진: elsaolofsson

안전중심 추진강조

NSW주 총리 크리스 민스(Chris Minns)는 이번 개혁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민스 총리는 “의료용 대마 사용자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접근법을 제공하면서도 지역사회를 위한 강력한 도로안전 보호장치를 유지하는 신중한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개혁은 모든 결정의 중심에 도로안전을 두고 신중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주 전역에서는 약 100만 명이 의료용 대마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최대 3분의 1이 뉴사우스웨일스주 거주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의료용 대마 처방 건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SW주 경찰협회 대표 케빈 모턴(Kevin Morton)은 “합법적인 처방을 받아 의료용 대마를 사용하는 호주인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상식적인 조치”라며 “도로안전은 최우선 과제이며 이번 제도는 그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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