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호주는 국가의 권력이 중앙 정부와 주에 분배되어 있는 정치 형태의 연방제 국가이다. 외교, 국방, 세무, 이민 등등 연방 헌법(Australian Constitution)에 명시된 책무는 연방 정부(Federal Government)에 전담 관할권이 있고 나머지 모든 영역의 책임은 주 정부(State Government)의 몫이다. 여기에 따라 사법제도 역시 크게 2가지로 나뉘어 있어 연방법원(Federal Magistrates Court, Federal Court, Family Court & High Court)과 주 법원(NSW 주의 경우 Local Court, District Court & Supreme Court)에 관할권이 나뉘어져 있다.
호주에는 한국과 달리 ‘삼심제’가 없다. 가위바위보 장난도 아니고 ‘삼세판’으로 승부를 가른다는 것은 비논리적이고 비생산적이다. 소송을 시작해서 재판으로 결말을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 3번의 재판을 치르려면 결국 돈 가진 자의 승리만 보장되는 것이 아닌가. 민사소송상 정의를 위해서 헌신하는 변호사는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변호사도 먹고 살아야 하고, 책임진 부양가족들과 직원들이 있고 남루한 행색을 무능함으로 간주하는 시대인지라 돈 없이 이미지 관리가 불가능하기에 자원 봉사자 변호사란 없다.
호주에서 항소재판을 시작하려면 항소할 법적 근거가 인정되어야 한다. 모든 패소자에게 항소자격이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판사의 판결에 법적 결함이 있어야 한다. NSW 주의 최고 법원은 ‘Court of Appeal’이라 하고 항소재판만 진행되는 곳이다.
수요일 오전 9시, NSW Court of Appeal 법정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판사석(Bench)을 마주한 bar table에 Lindt Cafe 테러 인질극에서 목숨을 잃은 법정 변호사(barrister) Katrina Dawson씨의 오빠인 Sandy Dawson 법정 변호사가 재판 일정을 바꾸고자 간절하게 항소법원 Registrar를 설득하고 있었다. 상대는 반바지, 티셔츠에 슬리퍼를 신고 앉아서 초콜렛 우유를 마셔대며 떠드는 소송 장본인. 문제는 배리스터, 그것도 Senior Counsel 칭호를 받는 배리스터가 ‘무대포’ 블루 칼라 노동자를 상대로 쩔쩔 매고 있었다는 것이다. 2년 6개월간의 대법원 소송 내용을 요약하여 항소심 판사들에게 항소재판 이틀 전에 전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판 날자를 바꾸고자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판사들의 일은 생각보다 많다. 스트레스 수준의 직업병이 아니라 불안, 패닉, 불면증, 우울증, 약복용, 공황장애 환자 수준이라고 한 판사가 강의도중 실토했다. 그가 또 말하기를 판사직이란 “an extraordinary privilege”를 누리는 특권 직종이나 “exceptionally lonely” 유난히 외로운 직업이라 했다.
호주 역사상 판사 중에는 마약 중독자, 동성연애자, 거짓말쟁이, 음주 운전자 등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혼은 물론, 배우자를 폭행하여 형사처벌을 받았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호주의 대다수 판사들은 crazy decisions to a minimum로서 호주사회에서 법의 위력과 존경, 사회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면책공고Disclaimer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