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마음을 가지려면…
대부분 경제 및 투자 관련 서적, 스승(벤저민 그레이엄)의 저서 맨 앞에
주식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는 눈을 가졌다 하여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칭을 얻은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현 시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투자가이자 사업가이다.
그의 천재적 사업 기질은 타고난 듯하다. 1930년 미국 네브래스카(Nebraska) 주 오마하(Omaha)에서 사업가이자 투자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껌이나 콜라, 주간신문 등을 팔고, 할아버지의 채소가게에서 일을 했으며 핀볼 기계를 이발소에 설치해 장사를 하는 등 돈을 버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11살 때 누나와 함께 100달러의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하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 비즈니스 스쿨, 네브래스카-링컨대학,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부친이 설립한 ‘버핏 포크’(Buffett-Falk & Co)를 거쳐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 1894-1976)이 운영한 뉴욕의 투자회사 ‘그레이엄 뉴먼’(Graham-Newman Corp)에서 근무하다 ‘버핏 파트너십’(Buffett Partnership Ltd)이라는 투자조합을 설립, 본격적인 투자가로 나섰다.
그는 1965년 방직회사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경영권을 인수, 우량기업을 거느린 지주회사이자 투자회사로 변모시켰으며, 지금까지 이 회사 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버핏은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영향을 받아 가치투자(단기적 시세차익을 무시하고 기업의 내재가치와 성장률에 근거, 우량기업의 주식을 매입해 장기간 보유하는 투자)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식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이후에도 버핏은 검소한 생활태도를 버리지 않고 기부활동에도 적극적이며, 지난 2006년에는 재산의 85%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정,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그는 천부적인 기질을 가진 투자가이자 사업가이면서 엄청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젊은 시절 본격적인 투자가로서의 길에 들어섰을 때 그는 하루 600-10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그는 하루 시간의 80%를 독서에 할당하고 있다.
그는 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보라고요, 때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실과 정보들을 울타리 안에 담아두어야 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기 위해 그는 늘 많은 분량의 책, 관련 자료들을 읽고 그 내용을 담아둔다는 얘기다.
덧붙여 그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듣지 않는다”며 “직접 사실을 확인하고 그런 다음 어찌 결정할지를 생각한다”고 말해 투자자로서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일(화),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워렌 버핏과 같은 억만장자 투자가로서의 마음을 갖기 위해”라며 그가 추천한 도서들 가운데 21권을 소개, 눈길을 끌었다.
- The Intelligent Investor- Benjamin Graham
워렌 버핏은 19살 때, 당시 ‘월 스트리트’의 전설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The Intelligent Investor>(한국에서는 ‘현명한 투자자’로 번역 출간됐다)를 접했다면서 이 책이 자신에게 현명한 주식투자의 틀을 설정해 주었다는 점에서 자기 인생의 최고 행운 중 한 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그는 “평생에 걸쳐 성공적인 투자를 이어온 데에는 고도의 지
능, 비범한 사업가적 통찰력, 내부 정보 등은 필요치 않았다”고 말했다.
- Security Analysis- Benjamin Graham and David Dodd
버핏은 <Security Analysis>에 대해 그레이엄의 또 다른 획기적인 저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주식 분석 방법을 알았고 자신의 투자 로드맵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버핏은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기업의 가치를 수치화할 수 있는 통찰력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 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 Philip Fisher
필립 피셔(Philip Fisher)는 버핏이 스승인 그레이엄 다음으로 꼽는 투자의 대가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그레이엄과는 다른 방식의 투자가였지만 버핏은 그의 투자철학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는 언젠가 “필(Phil)이 쓴 저서는 무엇이든 찾아 읽는다”면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그레이엄이 가치투자을 고수했다면 피셔는 성장주 투자 방법을 알게 해 준 인물로 꼽힌다. 피셔는 이 책에서 투자할 회사를 선택할 때 재무제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 회사의 경영을 평가하는 부분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Stress Test: Reflections on Financial Crises- Tim Geithner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낸 팀 가이드너(Timothy Franz Geithner)가 2008년 미국을 강타한 금융위기에 관해 쓴 책으로, 버핏은 모든 기업 관리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권했다. 이 책은 어려운 시기, 기업이라는 조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 The Essays of Warren Buffett- Warren Buffett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 책에 대해 ‘버핏의 사고방식을 알고자 한다면 가장 적합한 책’이라고 언급했다. 버핏이 버크셔 헤서웨이(Berkshire Hathaway) 주주들에게 보낸 글들을 주제별로 모은 그의 투자 관련 에세이로 사업 운영의 기본 원칙들, 투자의 선택, 기업의 가치 평가, 금융 정보의 유익한 사용 방법 등 버핏의 투자 프레인을 폭넓게 담고 있다.
- Jack: Straight from the Gut- Jack Welch
한국에서는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로 번역, 출간됐다. 최고의 전문경영인 중 하나로 꼽히는 잭 웰치(Jack Welch. 전 GE 회장)의 자서전이다. 버핏은 지난 2001년 자기 회사(Berkshire Hathaway)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하면서 웰치에 대해 “스마트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책에 나오자 불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는 서평에서 “웰치는 그의 개인사를 통해 기업 경영자들에게 가치 있는 교훈을 남겼다”고 언급했다. 버핏의 조언, “이 책은 꼭 갖고 있으라구(Get a copy)!”
- The Outsiders- William Thorndike Jr
지난 2012년 버핏은 자사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 자본의 적절하게 배정해야 하는 최고 경영자에 관해 기술한, 매우 좋은 서적”이라고 추천했다. 이 책의 한 챕터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인 톰 머피(Thomas S. Murphy)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버핏은 머피에 대해 “내가 만난 비즈니스 경영자 가운데 최고의 관리자”라고 극찬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도 이 책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관련 서적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 The Clash of the Cultures- John Bogle
2012년 버핏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추천한 또 다른 책으로, ‘인덱스 펀드’(index fund, 指標債) 창시자이자 뱅가드 그룹(Vanguard Group) 설립자인 존 보글(John Bogle)이 쓴 투자 관련 서적이다. 현재 3조9천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보글은 이 책에서 장기적 투자가 단기 투기에 밀려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이 책에서 논쟁만을 담고 있지 않다. 보글은 “오늘의 우량주가 내일도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은 근본적인 수익률로 돌아가게 되어 있으므로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에 있어 시간은 친구이지만 충동은 적”이라며 “주식시장의 사이렌 소리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Business Adventures: Twelve Classic Tales from the World of Wall Street- John Brooks
지난 1991년, 빌 게이츠(Bill Gates)는 버핏에게 가장 좋아하는 서적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버핏은 게이츠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이 책을 보내주었다. 존 브룩스가 쓴 이 책은 성공한 사업가들이 비즈니스를 상장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다양한 문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버핏이 보내준 이 책을 읽은 뒤 “모든 비즈니스에는 필수적으로 ‘사람’이라는 요소가 있다”며 “완벽한 제품, 제품 생산 계획, 마케팅 활동을 이어간다 해도 이 계획들을 제대로 이끌어갈 적합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 Where Are the Customers’ Yachts?- Fred Schwed
지난 2006년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제까지 쓰여진 투자 관련 서적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책”이라며 “투자에 있어 진실로 중요한 점들을 명확하게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1940년 첫 출간된 이 책은 실제로 월 스트리트에 대해 날카로운 전망을 흥미 있게 담아낸 것으로 평가된다. 책은 뉴욕 이스트 강에 떠 있는 월가 금융 브로커들의 고급 요트들을 보고 제목을 떠올렸다고 전해진다.
- Essays in Persuasion- John Maynard Keynes
영국 태생의 천재적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즈가 1930년대 경제공항을 겪으면서 각 언론에 기고했던 에세이를 엮은 책으로 거의 한 세기 전 쓰여진 내용들이지만 지금도 금융 관련 서적 가운데 중요한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버핏은 1989년 ‘Outstanding Investor Digest’ 기고문에서 “이 책은 모든 이들이 꼭 읽어봐야 하는 서적 중 하나”라고 언급하면서 “케인즈를 읽음으로써 당신은 분명 주식 및 시장 분야에 대해 보다 똑똑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당시 기성인의 손자 세대는 주 15시간만 일할 것이라고 예측한 케인즈의 유명한 에세이 ‘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Grandchildren’도 들어 있다.
- The Little Book of Common Sense Investing- John Bogle
버핏이 추천한 존 보글(John Bogle)의 <The Clash of the Cultures> 외 또 다른 책으로, 버핏은 2014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금융 자문가들의 조언을 듣는다 해도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글의 투자이론은 간단 명료하면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인데, 보글은 자신이 만들어낸 ‘인덱스 펀드’(index fund)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독자들에게 부자가 되려면 이 방법으로 투자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 Poor Charlie’s Almanack- Peter Kaufman 엮음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의 투자 철학과 조언 등을 피터 카프먼(Peter Kaufman)이 엮어 내놓은 책이다. 버핏은 2004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멍거의 조언을 꼭 읽어보라고 적극 추천했다.
- The Most Important Thing Illuminated- Howard Marks
오크트리 케피털 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 공동 설립자이자 회장인 하워드 막스(Howard Marks)가 메모 형식으로 고객들에게 전한 논평과 투자철학을 담고 있다. 그는 주식시장의 투자기회와 리스크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버핏은 막스의 이 책에 대해 “매우 드물지만 아주 유용한 서적”이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우편함에서 하워드 막스의 메일이 보이면 가장 먼저 읽는다”며 “나는 항상 그를 통해 뭔가를 배운다”고 고백한 바 있다.
- Dream Big- Cristiane Correa
지난 2014년 버핏이 주주들에게 추천한 책으로, 한국에서도 <드림 빅>이라는 같은 제목으로 출간됐다. ‘3G Capital’을 설립한 세 명의 브라질 사업가((조르지 파울루 레만, 마르셀 텔레스, 베투 시쿠피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1971년 ‘가란치아’라는 작은 증권 브로커 회사를 설립한 뒤 40년 만에 ‘3G Capital’로 세계 무대에 진출했으며, 미국의 상징적 브랜드인 ‘버드와이저’(Budweiser), ‘버거킹’(Burger King), ‘하인즈’(HJ Heinz)의 소유주가 되었는데, 그 과정의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조직문화를 들려준다. 저자인 코레아씨는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3G Capital’ 경영의 주요 포인트에 대해 “능력주의와 비용 절감”이라고 강조했다.
- First a Dream- Jim Clayton & Bill Retherford
테네시(Tennessee) 주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 최대 조립주택 건축회사인 ‘Clayton Homes’를 설립한 짐 클레이튼(Jim Clayton)의 이야기와 함께 그의 기업경영을 담은 책이다. 버핏은 2003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Clayton Homes’에 투자하게 된 이유와 함께 이 책을 언급했다.
- Take on the Street- Arthur Levitt
저자인 아서 레빗(Arthur Levitt)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위원장으로 이 책에서 그는 솔직한 개인적 일화를 비롯해 월가로부터 투자자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버핏은 2002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재무 기준과 회계감사의 질이 최근 수년 사이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설명하면서 이 지저분한 일의 세세한 사항은 레빗의 빼어난 저서 <Take on the Street>와 관련이 있다고 언급했다.
- Nuclear Terrorism by Graham Allison
하버드의 존 F 케네디 스쿨 학장을 역임한 저자 앨리슨(Allison)에 따르면, 미국이 정치적 전략을 바꾸지 않는 한 미국에 대한 핵 공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울러 그는 새로운 국제안보 질서는 세 개의 ‘No’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핵무기 유출이 없고(no loose nukes),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며(no new nascent nukes), 더 이상의 핵 보유국이 없어야(no new nuclear states) 한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2004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나라의 안보를 우려하는 이들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권했다.
- The Making of the President- Theodore White
올해 ‘Politico Playbook’ 인터뷰에서 버핏은 “정치 분야의 서적을 읽는 것도 좋아한다”면서 지난 1961년 출간되어 퓰리처 상(Pulitzer Prize)을 수상한 이 책을 언급했다. 저자인 테오도르 화이트(Theodore White)는 미국 35대 대통령 존 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를 다룬 이 책의 성공에 힘입어 3명의 대통령을 시리즈로 출간했다. 하지만 첫 저술로 나온 케네디 이야기가 가장 성공작이었다.
- Limping on Water- Phil Beuth & K.C. Schulberg
Capital Cities / ABC-TV에서 40년을 이어온 필 뷰스(Phil Beuth)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뇌성마비 소년에서 최고 미디어 경영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으로, 버핏이 지난해 주주들에게 읽어볼 것을 권한 책이다. 버핏은 이 책을 읽은 뒤 리뷰에서 “Capital Cities는 놀라운 재무 성과와 함께 윤리적 기업활동의 가장 모범적인 표준을 제시했다”면서 “Capital City / ABC-TV의 전 최고경영자들이었던 톰 머피(Tom Murphy)와 댄 버크(Dan Burke)는 이 기업을 키워낸 핵심으로, 필 뷰스는 이 놀라운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명한 전망을 제시한다”고 썼다.
- Warren Buffett’s Ground Rules – Jeremy C. Miller
버핏이 자사의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묶은 것으로, 특히 버핏이 1956년에서 70년까지 ‘Buffett Partnership Limited’를 경영하면서 작성한 서한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의 주 내용은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버핏의 스승이기도 한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가르침을 통해 버핏이 어떻게 투자전략을 구축하고 실행했는지를 보여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