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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교육 기피 논란 확산 속 교원노조 “반유대주의 교육 재검토해야”

23/06/2026
in 교육
홀로코스트 교육 기피 논란 확산 속 교원노조 “반유대주의 교육 재검토해야”

NSW 교육부 장관 프루 카는 노동당 정부가 역사 교육과정 내 홀로코스트 필수 학습 내용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사진: bernswaelz


수업기피 논란

일부 교사들이 무슬림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Holocaust-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를 가르치기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원노조가 교사들을 위한 명확한 지침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호주교육노조(AEU-Australian Education Union)는 중동 지역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홀로코스트를 가르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부 교사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60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된 홀로코스트 교육을 거부하거나 축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진 가운데 나온 입장이다.

교사들이 무슬림 학생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홀로코스트 수업을 하지 않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코레나 헤이소프(Correna Haythorpe) 호주교육노조 연방회장은 교육장관들이 교사들에게 더 많은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유대주의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차별, 증오와 마찬가지로 교육 시스템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은 호주 교육과정에 기반한 폭넓고 풍부한 교육과정을 가르쳐야 할 책임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교사들은 교육과정 요구사항, 학생 보호 의무, 학생들의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하고 감정적으로 민감한 환경 속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관된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업무는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 때문에 호주교육노조는 지난해 6월 모든 주·준주 교육장관들에게 교실에서 국제 분쟁,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중동 상황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국가 차원의 지침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사진: Meli1670

연구결과 공개

의무적인 홀로코스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NSW주 고등학교 역사교사 그레그 키스(Greg Keith)의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알려졌다.

키스는 일부 시드니(Sydney) 교사들이 2023년 10월 7일 발생한 이스라엘(Israel) 테러 공격 이후 높아진 긴장감 때문에 홀로코스트 교육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논문에는 서부 시드니 지역 역사교사의 사례도 포함됐다. 이 교사는 2023년 10월 “우리 학교 학생들 중 상당수가 중동계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유대인 관련 인식 때문에 올해 9학년 선택 역사 수업에서 ‘안네의 일기(The Diary of Anne Frank)’를 가르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주제를 다루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교사는 이메일을 통해 “상당수 아랍어 사용 학생들과 영재반 및 일반반 학생들이 함께 있는 학급 특성상 반유대주의에 관한 토론을 시도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생산적인 대화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는 “현재 상황이 매우 불안정해져 학교에서 홀로코스트를 가르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교육현장 우려

키스는 설문조사와 인터뷰가 소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전제하면서도 학생들의 반유대주의적 행동 양상이 지역과 인구 구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유대주의적 행동이 아랍어 사용 인구 비중이 높은 시드니 남서부 학교나 노스쇼어(North Shore) 및 동부 교외 지역의 일부 사립학교에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행동의 상당수가 남학생들에게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한 교사는 “대다수 학생들은 홀로코스트 학습에 큰 관심을 보인다”면서도 “그 관심은 나치(Nazi)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키스는 논문에서 “오늘날 호주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 깊이로 홀로코스트가 가르쳐지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의 효과가 어떠한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 어느 주에서든 홀로코스트 교육이 의무화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보다 희망에 가까운 이야기”라며 “홀로코스트는 교사 양성과 전문성 개발 과정에서 보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교사들이 무슬림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를 가르치기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 ElissaCapelleVaughn

정부대응 확대

교육부 장관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는 “반유대주의의 해악은 우리 사회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홀로코스트는 이미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만 학생들이 홀로코스트와 반유대주의의 위험성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가 반유대주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으며 교육은 그중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를 위해 데이비드 곤스키(David Gonski)가 이끄는 반유대주의 교육 태스크포스(Antisemitism Education Taskforce)를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유대계 기업인으로 알려진 곤스키는 이번 논란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NSW 교사연맹(NSW Teachers Federation) 수석부회장 마이클 드 월(Michael De Wall)은 “홀로코스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이고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며 “반유대주의, 소수자 박해, 증오의 위험성에 대한 교훈은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홀로코스트 교육은 앞으로도 NSW 교육과정의 핵심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퀸즐랜드(Queensland)주 교육부 장관 존폴 랭브룩(John-Paul Langbroek)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홀로코스트를 반드시 배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의 대변인은 “퀸즐랜드는 학교 내 차별, 인종차별, 반유대주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으며, 따라서 해당 교육과정이 충실히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네 프랑크 동상. 사진: tokkokg

교육방향 논쟁

야당 교육담당 대변인이자 연방의회 최고위급 유대계 의원인 줄리언 리서(Julian Leeser)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반유대주의 교육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본다이(Bondi) 테러 공격 이후 출범한 반유대주의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 into Antisemitism)가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례들을 공개한 상황을 언급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리서는 “반유대주의는 다른 형태의 인종차별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유대주의는 음모론적 성격이 강하며 강압, 숨겨진 권력, 통제에 관한 고정관념에 의존한다”며 “그 결과 유대인에 대한 적대감이 오히려 미덕처럼 인식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특징은 진보적 가치를 강조하는 기관들에서조차 반유대주의적 행동이 널리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반유대주의 교육은 재검토가 필요하며 홀로코스트 교육 중심에서 벗어나 유대인들이 사회에 기여해 온 역할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대인이 누구인지, 그들의 신념과 철학은 무엇인지, 그리고 호주 사회와 문화에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유대인들이 어떻게 살해됐는지만 설명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지원 강화

한편 NSW 교육부 장관 프루 카(Prue Car)는 노동당 정부가 역사 교육과정 내 홀로코스트 필수 학습 내용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홀로코스트의 중요성과 역사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배우도록 교육과정을 강화했다”며 “교사들이 복잡한 주제를 존중과 사실에 기반해 자신 있게 가르칠 수 있도록 보다 명확한 교육과정과 연수,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는 어려운 역사도 정직하게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며, 존중에 기반한 토론이 이뤄지고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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