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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4대 은행 신용카드 금리·수수료 인상, 결제 수수료 폐지에도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29/10/2026
in 부동산/경제
호주 4대 은행 신용카드 금리·수수료 인상, 결제 수수료 폐지에도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호주 4대 은행이 신용카드 금리와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 이경미 기자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

호주 4대 은행이 신용카드 금리와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의 카드 결제 수수료 금지 조치가 소비자의 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은행들이 금리와 각종 수수료를 올리면서 절감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웨스트팩(Westpac), 내셔널호주은행(NAB),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커먼웰스은행(CBA) 고객들은 카드 상품에 따라 더 높은 구매금리와 연회비를 부담하게 된다.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는 가계가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결제 수수료를 별도로 부과할 수 없게 된 사업자들도 관련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웨스트팩 인상

웨스트팩은 11월부터 일부 신용카드 금리를 14% 이상 인상하고 연회비도 50% 올릴 예정이다. 결제 수수료 규제 강화 이후 은행들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웨스트팩은 지난주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구체적인 인상 내용을 안내했다. 연간 $30이던 카드 연회비는 $45로 올라 50% 인상된다. 웨스트팩 로우 피(Westpac Low Fee) 신용카드의 변동 구매금리는 11월 30일부터 기존 20.99%에서 23.99%로 인상된다. 이는 기존 금리 대비 14.3% 오른 수준이다. 현금서비스에 적용되는 변동금리도 기존 21.99%에서 24.24%로 올라 10.2% 인상된다.

웨스트팩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카드 결제 수수료 금지를 들었다. 은행 측은 10월 1일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호주에서 신용카드를 운영하는 비용이 “근본적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웨스트팩 대변인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장기적으로 상품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고 고객의 요구를 계속 충족하기 위해 일부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위한 지원도 마련돼 있으므로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은행에 연락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웨스트팩은 광범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약 250개 일자리를 감원 대상으로 지정했다.

카드를 다시 살펴보면 자신이 내는 비용에 비해 더 이상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다. 사진: AhmadArdity

NAB·ANZ 인상

내셔널호주은행(NAB)은 이미 10월 1일부터 신용카드 금리를 인상했다. NAB 로우 피(NAB Low Fee) 카드의 변동 구매금리는 기존 20.99%에서 22.49%로 올랐다. 로우 레이트(Low Rate) 카드 금리는 13.49%에서 13.99%로, 로우 레이트 플래티넘(Low Rate Platinum) 카드 금리는 21.74%에서 22.99%로 각각 인상됐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신용카드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일반 신용카드의 구매금리는 기존 20.99%에서 22.49%로 오르지만, 로우 레이트(Low Rate) 카드 금리는 변동이 없다.

커먼웰스은행(CBA)도 고객들에게 금리 인상 계획을 통보하기 시작했다. 로우 레이트(Low Rate) 카드와 로우 피(Low Fee) 카드의 금리는 각각 1%포인트 인상된다. 스마트(Smart) 카드와 얼티밋(Ultimate) 카드의 금리는 기존 20.99%에서 23.49%로 오른다. CBA 대변인은 은행이 신용카드 상품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금리와 수수료, 혜택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금리와 수수료, 혜택을 포함한 전체 상품 구성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CBA는 일부 신용카드의 금리와 수수료를 2027년부터 변경할 예정이며, 앞으로 몇 주에 걸쳐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통지할 계획이다. CBA 대변인은 “고객들이 변경 사항을 이해하고 자신의 필요에 가장 적합한 카드를 선택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한다”고 밝혔다.

웨스트팩은 10월 1일 수수료 금지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호주에서 신용카드를 운영하는 비용이 “근본적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jarmoluk

은행권의 경고

호주은행협회(Australian Banking Association)의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최고경영자는 카드 결제 수수료 제도 변경이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은행들이 경고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뿐 아니라 카드 연회비 인상, 무이자 기간 단축, 카드 이용자 혜택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 은행들은 호주중앙은행(RBA)이 인터체인지 수수료(interchange fee)를 인하하면 신용카드 상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일관되게 경고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카드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고객들은 항상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더 나은 조건을 이용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체인지 수수료는 카드 결제 과정에서 카드 발급사와 가맹점 측 결제기관 사이에 지급되는 수수료다. 카드 결제 수수료 금지와 함께 이 수수료의 상한도 조정되면서 은행과 결제업계의 수입 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협의 문서에서 인터체인지 수수료 인하에 따라 카드 발급사들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카드 소지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높이거나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이자 기간을 단축하고 카드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은행 고객들은 카드 상품에 따라 더 높은 구매금리와 연회비를 부담하게 된다. 사진: 이경미 기자

소비자 절감 논란

카드 결제 수수료 금지 조치는 호주 결제 시스템에 대한 18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10월 시행됐다. 이 조치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소개됐으며, 가계가 연간 $16억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소비자들이 실제로 비용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사업자들이 카드 결제 수수료를 별도로 부과할 수 없게 되면서 관련 비용을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할 수 있고, 은행들도 카드 금리와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드니에 거주중인 한 학생은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금지 조치가 시행된 뒤 가격이 오르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외식조차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고 밝혔다. 웨스트팩 고객인 한 소비자도 신용카드 금리가 인상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호주중앙은행의 카드 결제 수수료 금지 조치 자체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결국 가격은 표시된 가격 그대로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드 조건 점검

금융상품 비교업체 캔스타(Canstar)의 샐리 틴달(Sally Tindall) 인사이트 담당 이사는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자신의 카드 조건을 점검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카드가 실제로 이용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틴달은 “카드가 여러분에게 이득을 주는지, 아니면 적자에 빠뜨리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5년 전이나 10년 전에 특정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계속 지갑에 넣고 다닌다”며 “그동안 카드의 조건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드를 다시 살펴보면 자신이 내는 비용에 비해 더 이상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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