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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 이민 규모 관리 위해 비자제도 대폭 손질..유학생 가족 제한·워홀 장기체류 추첨제 도입

18/09/2026
in 사회
호주 정부, 이민 규모 관리 위해 비자제도 대폭 손질..유학생 가족 제한·워홀 장기체류 추첨제 도입

호주 정부가 순해외이민 규모를 관리하기 위해 비자 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사진: aumglobal2

이민정책 전면 손질

호주 정부가 순해외이민(NOM-Net Overseas Migration) 규모를 관리하기 위해 비자 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국제학생의 가족 동반을 제한하고 워킹홀리데이 참가자의 2·3년차 체류를 추첨제로 전환하는 한편, 비자 만료 후 호주에 남는 체류자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토니 버크(Tony Burke) 연방 내무장관은 17일 캔버라(Canberra)에서 열린 호주국립언론클럽(NPC-National Press Club) 연설에서 이같은 이민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이민 프로그램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제도의 ‘신뢰성(integrity)’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버크 장관은 설명했다.

순해외이민 목표 제시

정부는 올해 순해외이민 전망치를 245,000명, 다음 회계연도를 225,000명으로 제시한 상태다. 버크 장관은 주택 문제 등을 고려해 이 수치를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라 정부가 달성해야 할 목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통계청(ABS-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에 따르면 3월까지 1년간 순해외이민은 292,100명이었다.

이민 축소 논쟁 가열

버크 장관은 호주가 ‘대규모 이민 국가’라는 주장을 비판하면서도 코비드19 이후 이민 급증세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현재 이민 수준이 당시 정점보다 47% 낮아졌으며, 현 추세라면 2030~31년 인구가 코로나19 이전 전망보다 700,000명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학생 가족 동반 제한

국제학생 비자 규정은 이번 개편의 주요 대상이다.

앞으로 대부분의 국제학생은 자신의 학생비자에 가족을 함께 포함시키기 어려워진다. 다만 이미 가족이 호주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경우 가족을 분리하지 않으며, 태평양도서국 및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국적자와 박사과정 등 일부 과정에는 예외가 유지된다.

학생들이 비자 체류기간을 늘리기 위해 교육과정을 반복적으로 변경하는 이른바 ‘비자 호핑(visa hopping)’도 제한한다.

교육과정을 다른 기관이나 과정으로 변경하려면 새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 또 기존 과정을 마친 뒤에는 더 높은 수준의 학위 과정으로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학사학위를 마친 학생은 석사과정으로 진학할 수 있지만, 같은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의 과정으로 옮기는 방식은 제한된다.

버크 장관은 학생들이 교육기관을 옮겨 다니면서 호주 체류를 계속 연장하고, 결과적으로 이민을 목적으로 국제교육 제도를 이용하는 방식은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방문비자에도 일반적으로 ‘추가 체류 불가(no further stay)’ 조건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방문비자로 입국한 뒤 호주 내에서 다른 비자를 신청하고 브리징비자로 계속 체류하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워킹홀리데이 메이커 프로그램도 크게 바뀐다. 사진: 621hjmit

워홀 장기체류 추첨제

워킹홀리데이 메이커(Working Holiday Maker) 프로그램도 크게 바뀐다.

현재 일부 국가 출신 참가자는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일하면 2년차 또는 3년차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이들의 비자 신청 처리를 기존보다 빠르게 되돌리는 대신, 1년을 초과해 체류할 수 있는 인원을 추첨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2년차 체류자는 45,000명으로 제한한다. 추첨에 참여하려면 기존처럼 지역에서 88일간 근무해야 한다.

3년차 체류자는 5,000명으로 제한하며, 추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6개월간 지역 근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약 57,000명이 2년차까지 호주에 체류했고, 약 31,000명이 3년차 체류를 했다.

영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영국 워킹홀리데이 제도에는 지역 근무 요건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처리 속도를 높이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진: liushuquan

영국 워홀은 예외

영국 출신 참가자는 별도 규정이 적용된다. 영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에 따라 영국 워킹홀리데이 제도에는 지역 근무 요건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처리 속도를 높이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호주 내 영국 출신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는 팬데믹 당시 약 17,000명에서 현재 80,000명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버크 장관은 이같은 증가 규모를 고려해 영국 신청자에 대해서는 당분간 비자 처리를 빠르게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숙련이민 기준도 조정

숙련이민 제도에서는 영주권 신청에 활용되는 점수제를 다시 설계한다.

정부는 경제적 기여도가 높은 숙련인력을 선별하는 방향으로 점수제를 개편하고, 주택 건설에 필요한 숙련 기술직이 대학 학위와 같은 수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조정할 계획이다.

숙련비자 처리 순서도 변경된다.

버크 장관은 장관 지침 119(Ministerial Direction 119)를 수정해 건설, 보건의료, 농업, 수산업, 교육 분야의 비자 신청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에서 접수된 숙련비자 신청을 대기열 뒤쪽으로 배치했던 기존 조치에 대해 기업과 관련 업계에서 반발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버크 장관은 지난 7월 이같은 조치를 시행한 이후 일부 비자의 처리기간이 기존 수일에서 1년 이상으로 늘어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근거가 없는 신청을 하도록 권유하는 이민대행업체는 제재를 받거나 등록이 취소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할 계획이다. 사진: jarmoluk

비자 만료자 단속 강화

정부는 유효한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호주에 머무는 사람을 대상으로 단속과 구금·송환 역량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준법단속관 100명을 추가하고 구금시설 수용 능력을 250개 침상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멜버른에 있는 옛 검역시설을 이민 구금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민대행업체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고객에게 근거가 없는 신청을 하도록 권유하는 이민대행업체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제재를 받거나 등록이 취소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할 계획이다.

버크 장관은 과거 비자가 만료된 사람을 구금한 뒤 브리징비자를 발급하고 출국을 요구했던 방식도 언급했다. 출국하지 않을 경우 다시 구금함으로써 스스로 항공편을 마련해 호주를 떠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제도의 가장 큰 효과가 구금 자체가 아니라 비자 만료자의 자진 출국을 이끌어내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의회 입법 필요한 과제

정부가 추진하는 이민 개편 가운데 일부는 추가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국제학생 유입을 정부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관심표명(EOI-Expression of Interest)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현재 학생비자는 신청 수요에 따라 처리되는 성격이 강하지만, EOI 제도를 도입하면 정부가 학생 유입 규모를 보다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버크 장관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난민·보호 신청에 해당하는 보호비자(Protection visa) 제도를 개편하는 것이다.

버크 장관은 다른 비자 경로를 모두 이용한 뒤 호주에 계속 머물기 위해 보호비자를 신청하는 사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관에 따르면 보호비자 신청의 85% 이상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국가 출신 신청자이며, 전체 처리 물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버크 장관은 이같은 신청이 실제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의 신청 처리까지 지연시킨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가 원하는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의회 내 야당이나 무소속·군소 정당과 협상을 시작할지는 불확실하다. 버크 장관은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사전에 공개될 경우 변경될 비자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신청이 몰리는 등 오히려 정부가 막으려는 비자 이용이 급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순해외이민 전망치를 245,000명, 다음 회계연도를 225,000명으로 제시한 상태다. 사진: jackmac34

이민 규모 놓고 정치권 이견

정부의 이민정책 개편은 야당과 원네이션이 더 큰 폭의 이민 축소를 주장하는 가운데 발표됐다.

원네이션(One Nation)은 향후 3년간 순해외이민을 마이너스로 만들고 이후 연간 130,000명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유당 연합(Coalition)은 순해외이민 규모를 150,000~170,000명 수준으로 낮추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버크 장관은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이민을 급격하게 줄이면 호주의 서비스와 경제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숙련이민자의 배우자와 자녀 동반을 제한하는 원네이션의 방안에 대해서는 의사와 건설 노동자의 약 절반, 간호사의 약 3분의 2가 가족과 함께 호주에 입국한다는 점을 들며 비판했다. 그는 주택 건설에 필요한 건설인력과 노인요양 및 간호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가족 동반을 일률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시드니와 멜번에서는 미장·내장 마감 작업을 하는 기술자의 거의 3분의 2가 해외 출생자라고 버크 장관은 밝혔다. 사진: wal_172619

주택과 이민의 관계

버크 장관은 호주의 주택 부족이 이민만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구 규모가 작아지는 현상 등 다른 요인도 주택 부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민 규모가 주택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지 않도록 조절해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교육과 이민이 지역과 도시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주요 수출산업이며, 이와 관련된 경제활동을 통해 호주 내 일자리도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주택 건설 인력의 상당 부분을 해외 출생자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시드니와 멜번에서는 미장·내장 마감 작업을 하는 기술자의 거의 3분의 2가 해외 출생자라고 버크 장관은 밝혔다.

버크 장관은 이민을 둘러싼 대표적인 주장 가운데 하나인 ‘요가 강사는 받아들이면서 건설 노동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노동당 정부 출범 이후 호주에 입국한 건설 노동자가 15,000명이며 요가 강사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요가 강사는 과거 자유당 연합정부가 인도와의 협상 과정에서 해당 직업을 기술이민 직업 목록에 포함하면서 이민 대상 직종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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