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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기준금리 4.6%로 15년 만에 최고치, 주택담보대출 부담 가중, 알바니즈 정부도 압박

30/09/2026
in 부동산/경제
호주 기준금리 4.6%로 15년 만에 최고치, 주택담보대출 부담 가중, 알바니즈 정부도 압박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6%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 이경미 기자

기준금리 인상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4.6%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4.6%는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인상은 올해 들어 네 번째 0.25%포인트 인상으로, 호주는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기준금리 수준에 놓이게 됐다.

호주중앙은행은 주거비와 전기요금 상승을 비롯해 생산성 저하, 정부 지출, 이란 전쟁 등의 요인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주 실업률이 상승한 데 이어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정부의 경제 운용에도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곧 발표될 예정인 인플레이션 지표에서도 물가와 비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가계와 정부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백만 명의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은 이제 평생 가장 높은 수준의 대출 이자 부담에 직면하게 됐다. 경제학자들은 노동당 정부의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 및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관련 세제 변경까지 맞물릴 경우 주택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호주 최대 주택시장인 시드니의 주택 가격은 이미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으며, 현재 속도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 4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플레 위험 확대

호주중앙은행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부 상승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국제 유가와 국내 경제의 ‘생산능력 압박(capacity pressures)’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호주중앙은행 이사회는 성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8월에 지적했던 일부 상승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중동의 분쟁이 확대됐고 글로벌 에너지 가격은 8월 전망에서 가정했던 것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나타내는 지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호주의 최근 인플레이션 결과도 직전 회의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가운데 호주중앙은행은 국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중동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채 장기간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중앙은행은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이 글로벌 및 국내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에 상승 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다”며 “장기간의 불확실성은 해외와 호주의 경제성장을 더욱 둔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주에서는 생산성 증가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잠재성장을 계속 제약하고 있으며, 주택시장 침체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중앙은행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사진: 이경미 기자

경제 경고음

경제 둔화에 대한 경고음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9일 발표된 소비자신뢰 지표는 코비드19 팬데믹 당시 수준까지 다시 하락했다. 같은 날 발표된 공식 가계지출 지표에서도 소비지출은 0.0%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9개 지출 항목 가운데 6개 항목의 지출이 감소했으며, 재량적 지출은 0.3% 줄었다.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관리하고 더 광범위한 경제적 충격을 막는 것이 호주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불록 총재는 “통화정책은 간접적인 영향을 제한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2차 효과와 간접 효과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설정되도록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록 총재는 또 “사람들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가격이 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당연히 사람들은 모든 것의 비용이 오르고 있고 이것이 자신의 재정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둔화 심화 전망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오스트레일리아(Oxford Economics Australia)의 경제학자 오스카 거스(Oscar Guth)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소비 활동이 추가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보다 매파적인 호주중앙은행의 정책과 약화된 소비자신뢰, 다시 높아진 연료 가격 압력이 가계 예산을 압박하면서 향후 1년 동안 경기 둔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주 최대 은행인 호주커먼웰스은행(CBA-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은 지난달 더 많은 고객이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상쇄계좌(offset account)에 쌓아둔 자금을 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캔스타(Canstar)의 분석에 따르면 평균 연봉이 $108,650인 개인의 경우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가능 금액이 $11,200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컴페어 더 마켓(Compare the Market)은 이번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600,000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월 상환액이 약 $94, 연간 약 $1,128 늘어날 것으로 계산했다. 평균 $735,000 규모의 대출에는 월 약 $120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컴페어 더 마켓의 조사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임대료가 상승한 가구들이 ‘상당한 희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10명 중 3명에 해당하는 29%는 재량적 지출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21%는 식료품·연료·공공요금 등 필수 지출까지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호주 4대 은행 모두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ANZ은행(ANZ Bank)은 11월에도 추가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불록 총재의 경고

한편 미셸 불록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국내 경제의 생산능력 압박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란 전쟁을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짐 차머스(Jim Chalmers) 연방 재무장관의 평가와 대비된다.

불록 총재는 시드니에서 기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으며 국내 생산능력 압박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중동 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기에 추가된 것이며 국내 소비와 투자가 예상보다 강했다”고 말했다.

불록 총재의 발언에 앞서 차머스 장관은 2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0차례에 걸쳐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이란 전쟁을 언급하며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불록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호주중앙은행의 목표 범위인 2~3%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높은 금리와 느린 경제성장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확인했다.

경제 둔화에 대한 경고음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 이경미 기자

차머스 장관 반박

차머스 장관은 호주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2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동 전쟁을 모두 10차례 언급하며, 기준금리가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을 지목했다. 차머스 장관은 기자들에게 “성명은 우리 경제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분쟁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준다”며 “이 분쟁이 글로벌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호주 경제 전반은 물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차머스 장관은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경제학 교수 리처드 홀든(Richard Holden)이 자신을 두고 호주 국민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그러한 비판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분명히 나는 그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있어 우리의 역할에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정부 지출 비판

야당 재무 담당 대변인 팀 윌슨(Tim Wilson)은 정부가 중동의 불안정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일축하고, 이번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원인으로 정부 지출을 지목했다.

윌슨 대변인은 “호주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 문제의 핵심 원인은 정부 지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이번 인상을 포함해 기준금리가 네 차례 인상됐으며, 물론 첫 번째 인상은 이란이나 테헤란에 단 한 발의 폭탄도 떨어지기 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정부 지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윌슨 대변인은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정부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지출한다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정부에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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