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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고용지원체계 수십년만의 대수술, 잡시커·취업지원 전면개편 본격추진

28/05/2026
in 부동산/경제
호주 고용지원체계 수십년만의 대수술, 잡시커·취업지원 전면개편 본격추진

정부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고용지원 체계 개편안을 추진한다. 사진: geralt

정부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고용지원 체계 개편안을 추진한다. 이번 개편은 100만 명이 넘는 호주 구직자들의 실업급여인 잡시커(JobSeeker) 지급 방식과 취업 지원 절차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정부는 기존의 획일적인 고용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구직자의 상황과 취업 가능성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고용·직장관계부(DEWR-Department of Employment and Workplace Relations)에 따르면 현재 호주는 연간 약 20억 달러를 고용서비스 체계 운영에 지출하고 있다.

호주 고용부 장관 어맨다 리시워스(Amanda Rishworth)는 27일 캔버라(Canberra)에서 열린 호주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에서 “현재의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방식(one size fits all)’ 접근은 현실적인 구직 지원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호주는 연간 약 20억 달러를 고용서비스 체계 운영에 지출하고 있다. 사진: athree23

맞춤 지원 체계

어맨다 리시워스(Amanda Rishworth)는 “현재의 획일적 접근 방식은 너무 많은 참여자들이 지원망에서 빠져나가도록 방치하고 있으며, 고용지원 체계 전반에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제도가 “효과적이고 공정하며 균형 잡힌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 구직자들을 취업 가능성 수준과 개인 상황, 취업 장벽 등에 따라 세 단계의 지원 체계로 분류할 계획이다.

첫 번째 단계는 비교적 취업 가능성이 높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디지털 기반 온라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두 번째 단계는 기술 향상이나 자신감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대면 중심 지원 서비스다.

가장 높은 세 번째 단계는 복합적인 취업 장벽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며, 맞춤형 통합 지원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기존 평가·분류 시스템도 개편해 구직자의 취업 장벽을 초기 단계에서 파악하고, 신청 첫날부터 적합한 지원 서비스와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참가자들이 스스로 취업 목표를 설정하고 장애 요소를 해결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계획 수립 도구(planning tool)도 도입할 예정이다.

호주 전체 실업자의 약 20%는 장기 실업 상태로 잡시커에 의존하고 있다. 사진: Tumisu

상호 의무 개편

실업급여 수급 조건인 상호의무(mutual obligations) 제도 역시 단계별로 차등 적용된다. 상호의무에는 구직 활동, 구직 신청, 면담 참여 등 실업급여 수급자가 충족해야 하는 각종 조건이 포함된다.

어맨다 리시워스(Amanda Rishworth)는 “정부는 상호의무 제도 자체를 지지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공정하고 비례적이며 실제 취업에 도움이 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도가 많은 구직자들을 적합하지 않은 일자리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온라인 플랫폼인 워크포스 오스트레일리아 온라인(Workforce Australia Online)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어맨다 리시워스(Amanda Rishworth)는 “현재 온라인 시스템은 개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보다 상호의무 이행 여부를 관리하는 수단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은 온라인 시스템 이용 중 취업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제한적인 지원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일자리를 찾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시스템에서는 많은 구직자들이 실질적 진전 없이 최대 12개월 동안 온라인 서비스에 머물다가 뒤늦게 민간 고용서비스 업체로 자동 이관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취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낭비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영화 구조 논란

이번 개편은 기존 민영화 기반 고용서비스 체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진됐다. 앞서 2023년 호주 연방의회 조사에서는 존 하워드(John Howard) 전 총리 시절인 1990년대 민영화된 고용서비스 체계가 지나치게 “복지 수급자를 제도 밖으로 밀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사 보고서는 현 제도가 이른바 ‘게으른 복지 수급자(dole bludger)’라는 낙인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엄격한 상호의무 제도에 대해 “모기를 잡기 위해 핵폭탄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회 조사위원회는 일부 고용서비스를 다시 공공 부문으로 환원하고, 민간업체를 감독할 독립 감시기구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또 퍼스트네이션(First Nations) 원주민과 장애인을 위한 특화 지원 서비스 확대도 제안했다. 그러나 27일 호주 공공서비스노조 는 이번 개편안이 민영화 구조 자체를 바꾸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노조 대표 멀리사 도널리(Melissa Donnelly)는 “호주 국민들을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일자리로 연결하는 복잡하고 중요한 업무를 민간 영리기업에 맡겨서는 안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시스템은 구직자와 고용주 모두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고, 납세자들에게도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고용서비스 체계를 다시 공공 영역으로 되돌리는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구직자, 고용주, 민간 서비스 제공업체, 지역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geralt

취업 성과 왜곡

현재 호주는 매년 약 20억 달러를 고용서비스 체계 운영에 지출하고 있다. 실업률은 약 4.5% 수준으로 비교적 낮지만, 전체 실업자의 약 20%는 장기 실업 상태로 잡시커(JobSeeker)에 의존하고 있다.

호주 고용·직장관계부(DEWR-Department of Employment and Workplace Relations)에 따르면 2024-2025 회계연도 동안 민간 고용서비스 업체를 통해 장기 고용에 성공한 구직자는 전체의 11.7%에 그쳤다.

2023년 의회 조사에서는 현재 시스템이 구직자의 역량이나 상황보다 “얼마나 빨리 취업시키는가”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드니대학교 로스쿨(Sydney Law School) 복지법 전문가 크리스토퍼 러지(Christopher Rudge)는 민영화 구조가 부실한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간업체들이 성과급 극대화를 위해 취업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이른바 ‘크리밍(creaming)’ 현상을 문제로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러지(Christopher Rudge)는 “민간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취업시키기 쉬운 사람들에게 훨씬 더 집중한다”며 “그 결과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구조적 편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스템에는 쉬운 성과를 추구하도록 하는 유인이 이미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제시한 보상 체계 개편이 실제 구조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크리스토퍼 러지(Christopher Rudge)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될지 매우 궁금하다”며 “현재의 민영화 시스템이 그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개혁 가능한 구조인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부 개편 논의

정부는 현재까지 3억1200만 달러를 제도 개편 작업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논의 문서와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세부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구직자, 고용주, 민간 서비스 제공업체, 지역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어맨다 리시워스(Amanda Rishworth)는 “정부는 가장 중요한 목표인 사람들의 취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고용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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