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약 1370만 명이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호주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상당수 가계가 비상 상황에 대비할 만한 충분한 저축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42%는 저축액이 1000달러 미만인 것으로 조사돼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수백만 명이 재정적 충격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 우려
금융 비교 플랫폼 파인더(Finder)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64%는 크리스마스 이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거나 사실상 확실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16%가 경기침체가 “확실히 발생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48%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전체 호주 인구 기준 약 1370만 명이 연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상당수 가계는 경제 충격에 대비할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2%는 저축액이 1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심리 급락
이 같은 상황은 호주 대형 은행 웨스트팩(Westpac)이 10일 발표한 최신 소비자심리지수에서도 확인된다. 웨스트팩(Westpac)이 매달 호주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소비자심리 조사는 월별 심리 수준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로 평가받는다.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 신뢰도는 5월 83에서 6월 80.6으로 하락하며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한 가계 재정 상황’ 부문 지수는 7.5% 하락한 67.3을 기록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도 크게 확대됐다. ‘향후 12개월 가계 재정 전망’ 부문은 8.5% 하락한 85.1로 집계되며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생활비 압박 심화
웨스트팩(Westpac) 호주 거시경제 전망 책임자인 매튜 하산(Matthew Hassan)은 생활비 부담이 여전히 소비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분석했다.
그는 “조사 세부 결과를 보면 생활비 문제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이슈로 남아 있다”며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절반 인하한 조치는 일부 도움이 됐지만 효과는 제한적이고 일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발표된 세제 개편이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택가격 전망 하락이 나타났고, 최근 발표된 세제 변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일부 소비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며 “일부 소비자들은 이에 따라 더욱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출 위축 확대
소비심리 악화는 호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소비 지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가전 및 주요 가계 소비재 구매 적기 여부’ 부문 지수는 전년 대비 13.8% 하락한 86.4를 기록했으며, 다만 5월 대비 6월 수치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튜 하산(Matthew Hassan)은 “대부분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소비 자제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 불안 확산
파인더(Finder)의 개인재무 전문가 사라 메긴슨(Sarah Megginson)은 전국 가계가 이미 상당한 재정적 압박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의 많은 가정이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으며,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가 반드시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라 메긴슨(Sarah Megginson)은 경기침체 우려가 이미 소비 행태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계는 지출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부채를 지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응 및 조언
사라 메긴슨(Sarah Megginson)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대비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불확실성은 두려운 일이지만 지금 몇 가지 선제적 조치를 취한다면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훨씬 더 통제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며, 우선적으로 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실직이나 근로시간 감소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상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 확대, 가계예산 항목 전면 재점검, 그리고 여러 개의 연금 계좌를 하나로 통합해 중복 수수료를 줄이는 방안도 권고했다.
사라 메긴슨(Sarah Megginson)은 “지금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비상 저축을 우선적으로 늘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