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어느 학교에 보낼지 결정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선택은 점차 남녀공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업 성취도 지표에서는 여전히 남녀분리학교가 우세한 성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 교육 데이터 분석기관 스펙트럼 애널리시스(Spectrum Analysis)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5년 사이 호주 내 사립 남학교 수는 116개에서 94개로 줄어들어 약 20%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여학교는 5개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사립 남녀공학 학교는 239개 증가해 12% 성장했다. 상당수 남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남녀공학 학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PLAN-National Assessment Program – Literacy and Numeracy) 성적은 여전히 남녀분리학교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적 비교
2025년 NAPLAN 결과에서 전국 상위 10개 학교 가운데 8개가 남녀분리학교였다. 이 중 5개는 남학교, 3개는 여학교였다.
9학년 기준 NAPLAN 평균 점수는 남학교 114개교가 596.7점, 여학교 174개교가 609.4점을 기록했다. 반면 과거 남녀분리학교였다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21개 학교의 평균 점수는 592점으로 집계됐다. 다만 호주 전역의 남녀분리학교 상당수가 명문 사립학교이거나 선발형 공립학교인 만큼, 이러한 학교 특성이 NAPLAN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가톨릭계 변화
남학교 감소 현상은 특히 가톨릭 학교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2010년 이후 가톨릭계 남학교 13곳이 남녀공학으로 전환됐으며, 독립 사립학교 부문에서는 9곳이 전환됐다. 주별로는 모든 주와 준주에서 남학교 수가 감소하거나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사우스웨일스주(New South Wales)는 12개 학교가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빅토리아주(Victoria)는 3개, 퀸즐랜드주(Queensland)는 2개, 서호주(Western Australia)는 2개, 남호주(South Australia)는 2개, 호주수도특별구(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는 1개 감소했다. 반대로 사립 남녀공학 학교는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73개, 퀸즐랜드주에서는 68개, 빅토리아주에서는 32개, 남호주에서는 16개가 늘어났다.

학부모 선호변화
골드코스트(Gold Coast)의 힐크레스트 크리스천 칼리지(Hillcrest Christian College)와 같은 사립 남녀공학 학교는 많은 가정의 선호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학생 등록자 중 남녀공학 학교 비중은 2010년 79.7%에서 2025년 83.3%까지 상승했다. 최근 5년 동안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에서 새로 문을 연 남녀분리학교는 각각 한 곳뿐이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2022년 리스터필드 레이크 칼리지(Lysterfield Lake College)가 개교했고,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2021년 무슬림 걸스 그래머(Muslim Girls Grammar)가 설립됐다.
빅토리아주의 남학교 에마누엘 칼리지(Emmanuel College)는 2010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했으며, 여학교 킬빙턴 그래머(Kilvington Grammar)는 2012년 남학생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디 아미데일 스쿨(The Armidale School), 라살 가톨릭 칼리지(La Salle Catholic College) 등도 남녀공학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대표적 남학교로는 세인트 폴스 가톨릭 칼리지(St Paul’s Catholic College), 세인트 메리 대성당 학교(St Mary’s Cathedral), 마리스트 노스쇼어(Marist North Shore)가 있으며, 빅토리아주의 예소드이 하토라 칼리지(Yesodei HaTorah College)도 남학생 전용 학교 체제를 종료했다. 또한 빅토리아주의 여학교 세인트 알로이시우스(St Aloysius)는 2023년 처음으로 남학생을 받아들였다.
전문가들 분석
스펙트럼 애널리시스(Spectrum Analysis) 공동 설립자인 피터 버킹엄(Peter Buckingham)은 남학교 감소가 학부모들의 선호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년에 걸쳐 남학교들이 학생들에게 더욱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거나 캠퍼스 확장 계획의 일환으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서 남학교 수가 꾸준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5년 동안 킬빙턴 그래머(Kilvington Grammar)와 세인트 알로이시우스 칼리지(St Aloysius College)를 제외하면 여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사례는 매우 적었다”고 설명했다.
버킹엄은 이러한 변화가 특히 빅토리아주에서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남녀공학 전환 추세는 멜버른(Melbourne)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현재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빅토리아주의 전통적인 20개 남학교 가운데 지난 50년 동안 12개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현재는 8개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남학교 교육강점
국제남학교연합(IBSC-International Boys’ Schools Coalition) 부회장이자 브라이턴 그래머 스쿨(Brighton Grammar School) 교장인 로스 페더스턴(Ross Featherston)은 남학교 감소가 남학교에 대한 관심 부족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수요 패턴이나 사회경제적 요인, 재정적 고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전역에서 남학교에 대한 등록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며 “학부모들은 남학생들의 성장 단계와 학습 방식에 맞춰 설계된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남학교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환경은 남학생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새로운 기회를 받아들이며 자신답게 성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남학교 마르셀린(Marcellin) 부교장 로키 젠타일(Rocky Gentile)도 남학교의 교육적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남학교는 강한 인간관계와 높은 기대 수준, 학습과 인성, 봉사, 타인 존중을 동등하게 중시하는 문화를 통해 사려 깊고 유능한 젊은 남성을 양성할 특별한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남성들의 발달 단계와 관심사, 학습 스타일에 맞춘 교육과정을 개발함으로써 학생들이 이해받고, 몰입하고, 도전받고, 지원받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목표는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며 지역사회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이고 혁신적으로 기여하는 청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