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 방침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외부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이는 올해 초 영화 산업을 겨냥해 내놨던 위협을 다시 꺼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미국의 영화 제작 산업을 다른 나라들이 빼앗아 갔다. 아기에게서 사탕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세부 내용 불투명
이번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외국 정부들이 세제 혜택을 제공해 헐리우드 제작사들을 해외로 유인함으로써 미국 영화 산업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해왔다. 또한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을 겨냥해 “무능하고 나약하다”고 비난하며,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헐리우드가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오래되고 끝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미국 외부에서 제작되는 모든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효성 논란
그는 올해 초 이미 영화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영화는 항구를 통해 수출입되는 물리적 상품과 달라, 관세 적용 방식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헐리우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 대부분은 해외 수익이 더 큰데, 다른 국가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영화 산업에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제작 이유
헐리우드 제작사들이 영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제 혜택 때문이다. 외국 정부의 세금 감면은 배우,스태프 고용, 촬영장 대여, 시각효과 작업 등 제작비 전반에서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한다. 인건비가 미국보다 낮은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개봉 예정인 주요 작품 중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커닝(Mission: Impossible – The Final Reckoning)’과 ‘쥬라기 월드 리버스(Jurassic World Rebirth)’는 대부분 혹은 전부 해외에서 촬영됐다. 디즈니(Disney) 산하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는 차기 ‘어벤져스(Avengers)’ 후속작 두 편을 런던에서 촬영 중이다.
미국 내 타격
미국 내에서는 조지아주와 캘리포니아주가 해외 제작 전환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 뉴저지주,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은 영화,TV 세제 혜택을 확대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데이터 기업 프로드프로(ProdPro)에 따르면, 미국에서 4천만 달러 이상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TV 시리즈는 2022년에 비해 2024년 29% 감소했다.
트럼프의 문화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에서 미국 영화 산업 재건을 주요 과제로 삼아왔다. 지난 1월에는 배우 존 보이트(Jon Voight), 멜 깁슨(Mel Gibson),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을 ‘헐리우드 특별 대사’로 임명하며, 해외로 유출된 영화 산업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호주에 미치는 영향
호주는 최근 미국 영화 제작의 주요 해외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퀸즐랜드주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에서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 ‘Runner’를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가 촬영 중이며, 골드코스트의 빌리지 로드쇼 스튜디오에서는 새로운 Monsterverse 블록버스터 제작이 시작돼 9,300만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와 4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캔버라에서도 헐리우드 배우들이 참여하는 제작이 진행 중이다.
호주 정부는 외국 제작사 유치를 위해 Location Offset 제도를 개편해 제작비의 30%를 세액 공제해주고 있으며, 후반작업(PDV)에도 동일한 비율의 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를 추진으로 미국과 호주 간 영화 거래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국가들이 보복 관세를 도입하면, 단순한 세제 혜택만으로 해외 촬영을 유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예상되는 9,300만 달러 규모 경제 효과와 400명 고용 창출도, 미국 정책이나 글로벌 제작 환경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호주가 지속적으로 해외 제작을 유치하려면 세제 혜택뿐 아니라 촬영 인프라, 현지 스태프 숙련도, 기술력, 지역 마케팅 등 종합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