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합의 영향
호주 정부가 중동 지역 일부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하향 조정하면서 유럽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동 주요 허브 공항을 경유하는 항공편 이용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럽 여름여행을 계획하는 호주 여행객들의 선택지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이 휴전 협정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수개월간 이어진 양국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중동을 경유하는 국제 항공 노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던 항공 운항 차질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기대감
여행사 플라이트센터(Flight Centre)의 최고경영자 그레이엄 터너(Graham Turner)는 호주외교통상부(DFAT-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의 이번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유럽행 항공 수요와 운임 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터너 최고경영자는 “중동 경유 여행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항공 공급이 늘어나고 운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행보험 가입이 다시 가능해진 점도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터너 최고경영자는 “이제 두바이(Dubai)와 아랍에미리트(UAE-United Arab Emirates)를 경유하는 경우에도 여행보험 전면 보장이 가능해졌다”며 “이전에는 두바이 공항에서 심장마비가 발생하더라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는 호주외교통상부가 4단계 여행금지 권고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호주 여행객들의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 왔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중동의 평화가 지속되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여행사 웹젯(Webjet) 대변인도 “이번 조치는 호주 여행객과 여행업계 모두에게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여행객들이 보다 큰 확신을 갖고 예약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동 주요 허브 공항은 호주와 유럽, 영국(United Kingdom) 등 장거리 노선을 연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의 중요한 축”이라며 “최근 불확실성으로 여행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던 여행객들에게 이번 조치가 새로운 신뢰와 안도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수요변화
호주통계청(ABS-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해외여행에 나선 호주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 비용 부담과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장거리 여행 대신 발리(Bali)와 뉴질랜드(New Zealand)를 선택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보 단계조정
페니 웡(Penny Wong) 외교통상부 장관과 맷 시슬스웨이트(Matt Thistlethwaite) 외교통상 차관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중동 5개국에 대한 여행 권고를 기존 4단계인 ‘여행 금지(Do not travel)’에서 3단계인 ‘여행 필요성 재검토(Reconsider your need for travel)’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여행경보가 완화된 국가는 바레인(Bahrain), 이스라엘(Israel), 쿠웨이트(Kuwait), 카타르(Qatar), 아랍에미리트(UAE-United Arab Emirates) 등 5개국이다. 반면 이란(Iran), 이라크(Iraq), 레바논(Lebanon), 팔레스타인(Palestine), 시리아(Syria), 예멘(Yemen)에 대해서는 여전히 ‘여행 금지’ 권고가 유지된다. 요르단(Jordan), 오만(Oman),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은 3단계 ‘여행 필요성 재검토’ 권고가 유지된다.

항공요금 현황
여행경보 조정이 발표된 같은 날 플라이트센터는 2026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플라이트센터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는 6월 22일 시드니(Sydney)에서 로마(Rome)로 출발해 26일 돌아오는 일정의 왕복 일반석 항공권 가운데 가장 저렴한 상품은 아부다비(Abu Dhabi)를 경유하는 에티하드항공(Etihad Airways)의 $2451로 나타났다. 같은 일정의 왕복 비즈니스석 최저가는 역시 아부다비를 경유하는 에티하드항공의 $8125였다.
휴전 합의발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제이디 밴스(JD Vance) 미국 부통령은 스위스(Switzerland)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Group of Seven) 정상회의를 앞두고 프랑스(France)에서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를 발표했다.
호주외교통상부는 성명을 통해 “호주는 미국과 이란 간 합의를 환영하며, 모든 당사자가 대화와 외교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언제나 호주 국민의 안전과 보안”이라며 “3단계 경보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의 경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호주 국민은 불필요한 여행을 연기해야 하며, ‘여행 필요성 재검토’는 단순한 방문뿐 아니라 경유에도 적용된다”며 “경유가 불가피한 경우 체류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불필요한 활동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적 전망 하향
플라이트센터는 여행경보 발표 이전 투자자들에게 2026 회계연도 이익이 최대 $7000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기존 $3억1000만-$3억4500만이었던 연간 이익 전망치는 $2억7500만-$2억9500만으로 하향 조정됐다.
회사는 감소분 가운데 약 $5000만이 4분기 레저여행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기업여행 부문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어 2026 회계연도에도 견조한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플라이트센터는 이번 휴전 합의가 단기적으로는 실적 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2027 회계연도에는 보다 안정적인 성장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초 발표한 $2억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추가로 $2억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공개했다.
시장 반응
캐나다계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RBC Capital Markets)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전망 하향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컸지만 놀라운 수준은 아니라며 중립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들은 플라이트센터 목표주가를 $15로 제시하며 “실적 하향 조정의 상당 부분은 이미 과거 실적에 반영된 요인”이라며 “향후 전망 측면에서는 이번 주 두 가지 긍정적 요인이 나타났으며, 이는 2027 회계연도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7일 오후 플라이트센터 주가(ASX: FLT)는 6.2% 상승한 $12.55에 거래됐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