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실태 조사
호주 소상공인 3명 중 1명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휴가를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몸이 아파도 일을 계속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거나 사업을 접는 방안까지 고민하는 등 극심한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비교 플랫폼 비즈커버(BizCover)가 발표한 ‘2026 호주 소상공인 현황(State of Australian Small Business Owners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소상공인 61%는 몸이 아팠음에도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 일했다고 답했다. 또한 64%는 재정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밝혔으며, 절반이 넘는 51%는 사업을 폐업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의료, 소매업, 외식업, 컨설팅, 건설업,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자영업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보여줬다.
장시간 노동
특히 장시간 근무하는 사업주일수록 부담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60시간 이상 일하는 사업주의 경우 60%가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일주일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79%는 재정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으며, 39%는 사업 운영이 자신의 개인 생활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이는 주당 30시간 미만 근무하는 사업주와 비교해 12배 높은 수준이다.
비즈커버(BizCover)의 브래드 밀러(Brad Miller) 총괄매니저는 이번 조사 결과가 위험한 전환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소상공인은 특히 사업 성장기나 불확실한 시기에 장시간 근무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장시간 노동이 생산성을 높이기는커녕 개인의 삶과 사업 전반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전환점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희생과 부담
실제 사업주들이 겪는 희생도 적지 않았다.
멜번(Melbourne)에서 25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 사업주는,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족 여행과 주말, 재정적 안정, 건강까지 희생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영업자는 병가나 유급휴가, 퇴직연금(Superannuation)과 같은 안전망이 없어 어려움이 더욱 크다며, 많은 사업주들이 현실이 얼마나 힘든지 부끄러워해 재정적 부담을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드니(Sydney)에서 잔디 농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사업주는 잔디는 살아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한다며 지난 10년 동안 연애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캔버라(Canberra)에서 무술 체육관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세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 휴가를 포기했고, 가게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 가족 주택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후회와 조언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면 무엇을 다르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43.5%가 근무시간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설정했을 것이라고 답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이어 38%는 더 많은 지원이나 멘토를 찾았을 것이라고 답했고, 30%는 정신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더 적극적으로 취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브래드 밀러(Brad Miller) 총괄매니저는 “소상공인은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 휴식의 기회는 물론 재정적 안정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 경제 비중
한편 호주소상공인가족기업옴부즈만(ASBFEO-Australian Small Business and Family Enterprise Ombudsman)이 호주통계청(ABS-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은 호주 전체 기업의 97.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