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억제와 미래 세대를 위한 공정성 확보에 주력
경제 위기 대응
짐 차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은 12일 저녁 캔버라(Canberra) 의회에서 2026-27 회계연도 연방 예산안을 발표했다.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의 다섯 번째 예산안인 이번 발표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제5차 글로벌 오일 쇼크’라는 악재 속에서 경제 회복력 강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재무부(Department of the Treasury)는 올해 중반 인플레이션이 5%까지 치솟고 경제 성장률은 1.7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금 환급 확대
정부는 치솟는 물가로 고통받는 1,300만 명의 직장인을 위해 새로운 ‘직장인 세금 상쇄(WATO-Working Australians Tax Offset)’ 제도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2027년 7월 1일부터 모든 근로자는 연간 $250의 추가 세금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이번 연말 정산부터 영수증 없이도 청구 가능한 ‘즉석 세금 공제’ 한도를 $1,000로 설정하여 실질적인 가계 소득 보전을 꾀했다. 아울러 메디케어(Medicare) 부과금 면제 기준을 단신 $28,011, 가족 $47,238로 인상해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였다.

부동산 세제 개편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세대 간 공정성’을 명분으로 한 강력한 부동산 세제 개편이다. 정부는 2027년 7월 1일부터 기존 주택에 대한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혜택을 제한하고, 신축 주택 구매 시에만 관련 손실을 다른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1년 이상 보유 자산에 적용되던 50% 자본이득세(CGT) 할인을 폐지하고 1999년 이전의 물가 연동 방식으로 회귀하며, 최소 30%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단, 신축 주택 투자자는 기존의 50% 할인 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해 주택 공급 확대를 유도했다.
주택 공급 확대
정부는 주택난 해소를 위해 ‘지역 인프라 기금(Local Infrastructure Fund)’에 $20억 달러를 투입한다. 이 자금은 도로, 수도, 전기 등 필수 기반 시설 건설을 지원해 향후 10년간 약 65,000채의 신규 주택 건설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또한 외국인의 기존 주택 구매 금지 조치를 2029년 중반까지 연장하고, 청년 노숙자 4,000여 명을 위한 사회적 주택 공급에 $5,940만 달러를 배정했다.
국방 예산 증액
호주 국방부(Department of Defence)는 향후 10년간 총 $503억 달러를 추가 투입하는 ‘국가 국방 전략(National Defence Strategy)’을 구체화했다. 특히 에어즈(Ayers)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포함한 ‘오커스(AUKUS)’ 프로젝트에 올해만 $40억 달러를 배정했으며, 장거리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에 $10억 달러를 우선 집행한다.
이는 급변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지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국방 예산은 향후 10년 내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2.4% 수준까지 증액될 예정이다.
교육 지원 강화
호주아동교육보육품질청(ACECQA-Australian Children’s Education and Care Quality Authority)의 관리 감독 하에 보육 교사들의 임금을 15% 인상하기 위한 $36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가 시행된다.
또한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HECS-HELP)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 연동 이율을 낮추고, 간호·교육·사회복지 전공 학생들이 실습 기간 동안 주당 $319.50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11억 달러를 투입한다. 이는 필수 서비스 분야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청정에너지 투자
정부는 ‘메이드 인 오스트레일리아(Future Made in Australia)’ 계획의 일환으로 청정에너지 산업에 $197억 달러를 투자한다.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CCEEW-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the Environment and Water)는 그린 수소 생산 세액 공제와 태양광 패널 현지 제조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가계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 모든 가구에 $300, 소상공인에게 $325의 전기요금 리베이트를 제공하여 직접적인 물가 안정 효과를 노린다.

이민 제도 조정
내무부(Department of Home Affairs)는 순 이민자 수를 코비드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학생 비자 및 저숙련 노동자 비자 발급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순 이민자 수 목표치를 전년 대비 25% 감축한 26만 명으로 설정했다.
반면, 보건 의료 및 건설 등 인력 부족이 심각한 전문직종에 대해서는 비자 심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1억 달러의 행정 비용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의료·복지 확대
보건·노인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를 통해 보건 시스템 강화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진다.
약품혜택제도(PBS-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에 새로운 의약품들을 등재하기 위해 $59억 달러를 투입하며, 낭성 섬유증 및 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낮췄다.
한편, 지출 통제가 시급했던 ‘국가장애보험제도(NDIS-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는 부정 수급 근절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향후 4년간 $150억 달러의 지출을 절감하고 총 $378억 달러의 재정 개선 효과를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재정 건전성 확보
짐 차머스(Jim Chalmers) 장관은 이번 예산안을 통해 총 $638억 달러 규모의 지출 절감 및 우선순위 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6-27 회계연도의 실질 현금 적자 규모를 당초 예상보다 $28억 달러 줄어든 $315억 달러로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2034-35 회계연도에 수지 균형을 맞추고, 2036-37 회계연도에는 완전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이번 예산안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라는 대외적 변수 속에서 가계의 고통을 분담하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동당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