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대기 장기화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늘면서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부활절 연휴 기간 동안 일부 지역에서는 5시간에 달하는 충전 대기 행렬이 발생하며 운전자들의 불편이 극심해졌다.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이 아닌 상시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주 전역, 특히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 빅토리아(Victoria),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 등 주요 지역에서는 긴 대기 줄과 차량 정체가 잇따랐다. 일부 운전자들은 충전을 위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했고, 이 같은 상황이 전국 충전망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혼잡 사례 확산
주요 지역 휴게소 한 곳에서는 충전기 3대에 차량 10대가 몰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스템이 피크 시간대에 빠르게 마비되는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알버리-워동가(Albury-Wodonga) 구간에서는 멜버른과 시드니를 잇는 핵심 경로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충전 허브에서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해당 지역에는 고속 충전기 16개가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남부 지역에서는 6시간 이상 대기하는 사례도 보고됐으며, 유로아(Euroa)에서는 최소 9대의 차량이 줄을 서며 운전자들이 직접 번호를 매겨 대기 순서를 관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확산되는 수요
전기차 수요 증가는 향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유류 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를 넘었고, 디젤은 $4를 초과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전기차 판매는 급증했다. 2026년 기준 ㄴ전기차 등록은 전년 대비 약 40-50% 증가했으며, 신규 차량 판매의 약 12%가 전기차로 집계됐다.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급증하는 수요를 체감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유류 가격 상승 이후 문의가 50% 증가했으며, 수천 건의 신규 주문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내연기관 차량을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전 인프라 부족
그러나 수요 증가에 비해 충전 인프라는 크게 뒤처진 상황이다. 호주에는 약 30만-35만 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이며, 약 5,000개의 공공 충전소를 공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속도가 느린 AC 충전기이며, 초고속 DC 충전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공공 충전소 하나당 평균 40-45대의 차량이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중국(China)이나 노르웨이(Norway) 등 전기차 선도 국가들과 비교할 때 크게 뒤처진 수준이다.
다른 국가 사례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충전망을 구축했으며, 2,100만 개 이상의 충전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고속 충전기다. 노르웨이 역시 전기차 보급 초기 단계부터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수요를 충족시켜 왔다. 두 국가는 공통적으로 수요보다 먼저 인프라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정부 투자 확대
호주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호주 연방정부(Federal Government)는 “Driving the Nation” 기금으로 $5억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전국 고속 충전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4,000만 규모의 예산을 통해 도로변 충전 및 충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NSW 주정부 역시 100개 이상의 초고속 충전 구역 구축을 지원하고 있으며, 240kW급 충전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간 협력 확대
민간 기업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NRMA는 주요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100개 이상의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ㄴ으며, Evie, BP, Ampol 등도 2026년 말까지 수천 개의 고속 충전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당면 과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구축 속도는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금 부족보다 전력망 연결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새로운 급속 충전기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 12-18개월이 소요되기도 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