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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사 “호주 반유대주의, 외교 인생 26년 중 최악”“무슬림 국가보다 증오 심각”

09/07/2026
in 정치, 사회
이스라엘 대사 “호주 반유대주의, 외교 인생 26년 중 최악”“무슬림 국가보다 증오 심각”

이스라엘의 주호주 대사 힐렐 뉴먼이 호주의 반유대주의가 무슬림 국가들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BruceEmmerling

반유대주의 경고

이스라엘(Israel)의 주호주 대사 힐렐 뉴먼(Hillel Newman)이 호주의 반유대주의가 자신이 외교관으로 근무했던 무슬림 국가들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판 ‘피의 중상(blood libel-유대인이 어린이의 피를 종교 의식에 사용했다는 중세의 대표적인 반유대주의 음모론)’이 정상적인 주장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반유대주의 테러와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캔버라(Canberra)에 부임한 뉴먼 대사는 현재 진행 중인 반유대주의 및 사회통합에 관한 왕립조사위원회(Royal Commission into Antisemitism and Social Cohesion)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공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자신이 과거 대사로 근무했던 두 개의 무슬림 국가보다 현재 호주의 반유대주의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뉴먼 대사는 직접적으로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나 정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발언은 최근 호주노동당(ALP-Australian Labor Party)의 차기 정책 초안이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팔레스타인 측의 책임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완화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

힐렐 뉴먼은 앞으로 더 많은 반유대주의 테러와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tillbroemme

현대판 피의 중상

뉴먼 대사는 호주의 한 유력 일간지 기고문에서 이스라엘이 가자(Gaza)에서 집단학살(genocide)을 자행하고 있으며 군견을 이용해 팔레스타인인을 성폭행했다는 주장 등이 중세 시대 유대인이 흑사병을 퍼뜨리고 종교 의식에 아기의 피를 사용했다는 반유대주의적 허위 주장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시온주의(anti-Zionism)를 내세우는 반유대주의가 지난해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서 발생한 테러와 같은 폭력을 다시 촉발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사건은 호주 최악의 테러 공격으로 기록됐다.

이어 “분명히 말하지만 이스라엘을 향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광적인 군중의 집요하고 광범위하며 근거 없는 비난은 정당한 비판이 아니다. 누구를 위한 배려도 아니다. 그것은 증오에 의해 움직이며 반유대주의가 드러난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또 “26년간 이스라엘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호주에서 경험하고 목격하는 것만큼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Hamas)의 이스라엘 공격 이전부터 지난해 본다이 테러 직후까지 주호주 대사를 지낸 아미르 마몬(Amir Mamon)의 공개 발언보다 훨씬 강한 수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주민 언급

뉴먼 대사는 호주 원주민 권리를 지지하면서도 유대인의 역사적 연고성은 인정하지 않는 진보 진영도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은 호주 원주민과 그들의 토지, 역사, 조상과의 연결성은 적극 지지한다. 그러나 성경과 고고학 유물, 문헌으로 입증된 유대인과 이스라엘 및 예루살렘(Jerusalem)의 역사적 연결성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하나의 징후”라고 주장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열린 호주 국경일(Australia Day) 반대 시위에서는 반이스라엘 메시지와 극좌 반식민주의 구호가 함께 등장해 왔다. 반면 호주 원주민 권리 운동가인 마샤 랭턴(Marcia Langton)과 노엘 피어슨(Noel Pearson) 등은 호주 내 유대인 공동체를 적극 지지하는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이번 발언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전부터 지난해 본다이 테러 직후까지 주호주 대사를 지낸 아미르 마몬의 공개 발언보다 훨씬 강한 수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pixabay

노동당 정책 비판

약 2주 뒤 애들레이드(Adelaide)에서 열리는 호주노동당(ALP-Australian Labor Party) 제50차 전국당대회를 앞두고 공개된 노동당 정책 초안에는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에 대한 반대 입장을 한층 강화한 내용이 담겼다.

기존 초안에 포함됐던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lestinian Authority·PA) 개혁에 관한 내용은 삭제됐다. 이는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와 페니 웡(Penny Wong) 외교장관이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추진의 핵심 조건으로 PA의 책임 강화와 하마스의 가자 통치 배제를 제시했던 기존 입장과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책 초안은 또 국제형사재판소(ICC-International Criminal Court)와 국제사법재판소(ICJ-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를 지지하고 이들의 구속력 있는 결정(binding decisions)의 이행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현재 두 국제재판소는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범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정부 대응과 한계

알바니즈 총리는 지금까지 가자에서의 이스라엘 군사행동을 ‘집단학살’이라고 규정하지 않았다. 또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아이작 헤르조그(Isaac Herzog) 이스라엘 대통령의 공식 호주 방문을 주최했다.

정부는 본다이 테러 이후 수주간 이어진 압박 끝에 반유대주의 및 사회통합에 관한 왕립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반유대주의 특사를 임명하고 증오발언과 증오 상징물 관련 법률도 강화했다. 그러나 본다이 사건 이후에도 반이스라엘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며, 뉴사우스웨일스주(NSW-New South Wales) 법원이 크리스 민스(Chris Minns) 주총리의 증오발언 금지 시도 일부를 뒤집으면서 시위는 계속 허용됐다.

노동당 내 활동가들은 전국당대회에서 더욱 강경한 대이스라엘 정책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먼 대사는 자신이 대사로 근무했던 무슬림 국가보다 현재 호주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가 훨씬 정치화되고 급진화됐다고 주장했다. 사진: unserekleinemaus

무슬림 국가와 비교

뉴먼 대사는 자신이 대사로 근무했던 우즈베키스탄(Uzbekistan)과 타지키스탄(Tajikistan)을 언급하며 당시보다 현재 호주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가 훨씬 정치화되고 급진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두 개의 무슬림 국가에서 대사로 근무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지금 호주에서 보는 수준의 증오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급진화되지 않고 정치화되지 않은 무슬림들은 이 문제를 이해했고, 거리에서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국가의 소멸을 요구하는 집단보다 훨씬 더 이해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도덕과 비도덕이 뒤바뀐 상황에서 현대의 반유대주의는 마치 미덕인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이스라엘 시위 비판

뉴먼 대사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직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앞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시위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해당 시위가 가자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먼 대사는 “이 시위는 이스라엘의 가자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열렸다. 이는 시위 참가자들이 가자 주민을 걱정해서 시위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유대인이 살해되는 것을 지지했던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사람들이 ‘강에서 바다까지(From the river to the sea)’를 외치며 행진할 때 그것은 이스라엘 국가의 소멸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하나의 징후”라고 말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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