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 테스트 실시
호주 전역 수백만 명의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27일 오후 새 국가 재난경보 시스템인 호주경보(AusAlert)의 첫 전국 테스트를 경험하게 된다.
이번 테스트는 호주 정부가 오는 2026년 10월부터 정식 운영할 예정인 새로운 국가 긴급경보 시스템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호환되는 스마트폰은 물론 일부 스마트워치와 태블릿으로 동시 발송될 예정이지만 기기별 수신 시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테스트 경보는 지역별 표준시 기준으로 ▲뉴사우스웨일스(NSW)·빅토리아(VIC)·퀸즐랜드(QLD)·태즈메이니아(TAS)·호주수도특별구(ACT)는 오후 2시(AEST),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A)와 노던테리토리(NT)는 오후 1시 30분(ACST),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는 낮 12시(AWST)에 발송된다.
호주 정부는 각 지역의 현지 시간 기준으로 테스트 경보를 발송할 계획이다.
테스트 방식과 경보 내용
호환되는 기기에서는 약 10초 동안 강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진동이 발생하며 화면에는 테스트 메시지가 표시된다. 표시되는 화면은 기기 종류와 운영체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구형 휴대전화나 일부 다른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Presidential Alert’ 또는 ‘Extreme Threat Alert’라는 제목으로 표시될 수도 있다.
정부는 “호주경보(AusAlert) 시험에 대비하려면 기기에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공될 경우 반드시 설치하고, 업데이트 후에는 기기를 재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경보 수신 대상 기기
테스트 경보는 호주 내 대부분의 휴대전화와 일부 스마트워치, 태블릿으로 발송된다. 다만 기기가 오래됐거나 새로운 시스템과 호환되지 않는 경우, 운영체제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지 않은 경우에는 테스트 경보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또한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거나 인근 이동통신 기지국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도 경보를 수신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국가 시험의 일환으로 기기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일부 기기는 다른 사람보다 늦게 경보를 받을 수도 있고 일부 이용자는 아예 경보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신 거부 및 주의사항
테스트 경보가 일부 이용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가정폭력이나 가족폭력 피해자가 비밀리에 사용하는 이른바 ‘안전 휴대전화(safe phone)’ 이용자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테스트는 ‘중대한 경보(Critical Alert)’ 수준으로 발송되기 때문에 휴대전화가 무음 모드나 ‘방해 금지(Do Not Disturb)’ 모드로 설정돼 있어도 강제로 울린다.
정부는 테스트 경보 수신이 자신이나 주변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경우에는 시험 전에 휴대전화를 끄거나 비행기 모드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테스트 1시간 전부터 휴대전화를 끄거나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고, 테스트 이후에도 24시간 동안 해당 상태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새 경보 시스템 운영 방식
호주경보(AusAlert)는 기존 문자메시지(SMS)가 아니라 셀 브로드캐스트(Cell Broadcast) 기술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망이 혼잡하거나 일부 장애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경보를 전송할 수 있으며, 활성화된 SIM 카드가 없어도 호환 기기라면 경보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특정 지역에만 경보를 발송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반경 약 160m 수준까지 매우 세밀하게 대상 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 해당 지역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동시에 같은 경보를 받게 되며, 경보가 발령된 뒤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도 경보를 수신하게 된다. 반대로 경보 대상 지역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알림이 발송되지 않는다.
도입 배경과 활용 범위
호주경보(AusAlert)는 국가자연재해대응왕립위원회(2020 Royal Commission into National Natural Disaster Arrangements)의 권고에 따라 개발됐다.
국가비상관리청(NEMA-Nation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은 당시 왕립위원회가 휴대전화 기반 긴급경보를 포함한 국가 재난경보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새 시스템은 총 1억3,200만 달러를 투입해 구축됐으며 오는 2026년 10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정식 도입 이후에는 현재 각 주와 준주가 운영 중인 SMS 기반 긴급경보(Emergency Alert)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대체하게 된다.
실제 재난이 발생하면 호주경보(AusAlert)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재난의 종류
-발생 위치
-위험 수준
-시민이 취해야 할 행동
-경보를 발송한 긴급대응 기관명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
향후 산불, 홍수, 사이클론 등 자연재해는 물론 생물안보 위기, 감염병 대유행 등 보건 비상사태, 테러를 포함한 공공안전 위협 상황에서도 활용될 예정이다.

주정부 제기 우려사항
새 시스템을 둘러싸고 일부 주정부는 여러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연방 비상관리부 장관 크리스티 맥베인(Kristy McBain)은 호주경보(AusAlert)를 기존 시스템보다 “더 우수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했지만, 주정부들은 기기 호환성, 비밀 휴대전화 문제, 영어만 지원한다는 점에 따른 언어 장벽 등을 지적했다. 특히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와 퀸즐랜드(QLD)는 기존 긴급경보(Emergency Alert)처럼 유선전화까지 경보를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맥베인 장관은 정부가 유선전화 지원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동통신 기지국이 아닌 위성 통신만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새 경보를 받을 수 없다고 확인했다. 또한 호주경보(AusAlert)가 도입된 이후에도 각 주와 준주는 기존처럼 자체적인 재난경보를 계속 발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로만 경보가 발송되는 점에 대해서는 “사이렌 소리 자체가 언어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며 “사람들은 사이렌이 울리면 긴급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고 말했다.
해외 운영 사례와 비교
이와 유사한 긴급경보 시스템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2년부터 무선긴급경보(WEA-Wireless Emergency Alerts)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상특보와 자연재해, 각종 긴급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경보를 전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