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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혈중 납 농도 보고서 4년 지연, 광산업계 눈치 본 NSW 환경당국

05/09/2025
in 사회
어린이 혈중 납 농도 보고서 4년 지연, 광산업계 눈치 본 NSW 환경당국

NSW 정부 리드스마트 웹사이트는 태아, 영유아, 어린이가 납에 가장 취약하며 뇌 발달에 치명적 영향을 미쳐 평생 학습‧행동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사진: archicampus

NSW 주 환경당국(NSW EPA-Environment Protection Authority)이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와 현행 광산 활동의 연관성을 다룬 보고서를 4년간 공개하지 않고, 광산업체들에 “지목하여 문제 삼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NSW 주의회에 제출된 문서와 내부 이메일에는 보고서 작성 과학자가 수차례 공개를 독촉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이를 지연시킨 정황이 담겨 있다.

보고서 지연 배경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브로큰힐(Broken Hill) 지역 납 노출 조사를 담당한 마크 테일러(Mark Taylor) 교수는 2019년 보고서를 완성해 제출했으나 이후 4년간 묵혀졌다.

그는 2022년 3월부터 EPA 관계자들에게 “언제 공개되는지”를 이틀에 한 번꼴로 문자로 물었고, 결국 6월에는 “도서관에라도 보내겠다, 너무 오래돼 공개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PA 관리자는 내부 이메일에서 보고서를 “중요한 연구”라고 인정하면서도 기관 재구조화에 따른 “행적적 혼선(bureaucratic tangle)”을 이유로 들었다.

NSW 환경당국이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와 현행 광산 활동의 연관성을 다룬 보고서를 4년간 공개하지 않고, 광산업체들에 “지목하여 문제 삼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 google map

광산업체 눈치 보기

문서에는 보고서가 광산업체들에 이미 1년 전 전달됐으며, EPA가 “리드스마트(LeadSmart) 웹사이트에 조용히 올리고 언론 발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정황도 담겼다. 한 관리자는 “광산을 지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까지 적었다.

2022년 11월에는 광산업체 CBH와 페릴리아(Perilya) 관계자에게 보고서를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EPA 관계자는 “신뢰를 얻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내부 평가를 남겼다. 2023년 3월 고위 간부는 신임 EPA 청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광산업체들이 보고서 공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공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보고했다.

어린이 납 노출 실태

테일러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는 브로큰힐 지역의 기존 과학 연구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보고서는 5세 미만 아동의 49%, 원주민 아동의 76%가 혈중 납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와 현재의 광산 배출이 환경 납 노출의 주요 원인”이라고 결론내렸다.

보고서는 혈중 납 상승의 직접적 건강 피해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NSW 정부 리드스마트 웹사이트는 태아, 영유아, 어린이가 납에 가장 취약하며 뇌 발달에 치명적 영향을 미쳐 평생 학습‧행동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정치권 비판

NSW 녹색당(NSW Greens) 소속 채굴 담당 대변인 케이트 페어만(Cate Faehrmann)은 주의회에서 “EPA 내부에 보고서를 광산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억누르는 우려스러운 문화가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녀는 “4년간 보고서를 숨긴 것은, 무겁금속 광산 영향 조사를 진행한 의회 위원회에도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PA 청장 토니 채펠(Tony Chappel)은 “코로나19, 동료 검토 과정 등 여러 요인으로 지연됐다”며 억눌렀다는 비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브로큰힐 지역 납 노출 조사를 담당한 마크 테일러 교수는 2019년 보고서를 완성해 제출했으나 이후 4년간 묵혀졌다. 사진: PAVM

다른 지역 영향

이번 보고서 은폐 논란은 머지(Mudgee) 지역 보든(Bowden) 납,아연,은 광산 심사가 진행되는 시기와 맞물렸다. 관련 문서를 입수한 머지 주민 단체는 정부의 정보 비공개 행태를 문제 삼았다. 페어만 의원은 “아기와 어린이를 보호하는 대신 정부가 위험한 산업을 지키려 했다”며 “광산업체들이 최소 1년 전부터 보고서를 보면서도 상원 위원회는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EPA의 반박

EPA 대변인은 “브로큰힐 납 보고서를 숨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변인에 따르면 지역 공동체는 2020년 초안 보고서를 브로큰힐 환경 납 프로그램(BHELP-Broken Hill Environmental Lead Program) 운영위원회를 통해 공유받았으며, 원주민 공동체와 시의회 주도 이해관계자 그룹에도 제공됐다. 초안은 다른 정부 기관과 산업계에도 공유됐는데, 이는 “통상적 절차”라는 설명이다.

반복된 문제 제기

EPA가 중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건설,철거 폐기물로 만든 흙 충전재에서 납과 석면 등이 규정을 초과한 사실을 EPA가 10년 넘게 알고도 공개하지 않은 바 있다.

페어만 의원은 “정부는 마크 테일러 교수가 제안한 혈중 납 농도 저감 방안을 즉각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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