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가 이란 전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전쟁 목표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하며, 지금까지 중 가장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았다. 중동 분쟁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속에서 호주 역시 경제적 타격에 직면한 상황이다.
목표 명확화
알바니즈 총리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이란의 핵 능력 확보를 막기 위해 우라늄을 반출하기 위해 미군을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워싱턴의 초기 목표는 이미 일정 부분 달성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31일 “전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더 확실해지길 원하며, 긴장 완화를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 초기 목표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반군 등 대리세력을 통한 군사 활동 약화 등을 언급하며 “이는 분명히 상당 부분 약화됐다”고 말했다.
정권교체 논란
알바니즈 총리는 세 번째 목표로 거론되는 이란 정권 교체에 대해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그는 “외부에서 강제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입증됐다”며 “군사 행동은 오히려 해당 국가의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나는 용납하기 어렵고 비판받아 마땅한 이란 정권이 교체되길 바란다”며 “오랜 기간 인권 침해와 억압을 겪어온 이란 국민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변화가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계획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 급등 충격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이는 1970년대 오일 쇼크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당시 세계 경제 침체를 초래했던 위기보다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향후 며칠간 20건의 원유 선적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이란 지도부를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공급망 상황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보웬(Chris Bowen)은 연료 수요가 100% 증가하면서 공급망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호주로 향하는 6건의 선적만 취소된 상태로, 국제 공급 자체는 아직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호주로의 국제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 영향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3를 넘었고, 디젤 가격은 $4를 초과했다. 이는 농업과 광업 등 주요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대응책
알바니즈 총리는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연료 소비세를 절반으로 인하하고, 대형 차량 도로 이용 요금을 낮추는 내용의 국가 연료 안보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정책 비용은 $2.55bn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그는 “전쟁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끝날지 명확하지 않다”며 글로벌 상황의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미국 내부 논의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투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병력 위험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조건으로 이란이 우라늄을 포기하도록 압박할 것을 참모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비판
야당 외교 담당 테드 오브라이언(Ted O’Brien)은 알바니즈 총리의 발언이 호주를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처럼 보이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티와 헤즈볼라의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무가 완료됐다고 선언하는 것은 문제”라며 “전략적 목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리가 특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동맹과 공유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입장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색당 반발
녹색당(Greens) 역시 알바니즈 총리를 비판하며 노동당이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의 전쟁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지지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의 평화 요구는 “공허하다”고 평가했다.

보수 진영 균열
이란 전쟁에 대한 호주의 입장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유당 지도부 후보 앤드류 해스티(Andrew Hastie)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을 “잘못된 판단(miscalculation)”이라고 공개 비판하며 앵거스 테일러(Angus Taylor)와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야당 대표 테일러는 “호르무즈 해협이 즉각 개방되길 원한다”며 “이는 주유소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당 대표 매트 캐너번(Matt Canavan) 역시 “이란 공격이 충분히 숙고되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 반박
전략분석호주(Strategic Analysis Australia) 대표 마이클 슈브리지(Michael Shoebridge)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계속 바꾸며 “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바니즈 총리의 평가에 대해서도 “완전히 잘못된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슈브리지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중단되지 않았으며, 농축 우라늄의 위치도 알 수 없다”며 “일부 시설은 파괴됐지만, 핵무기에 필요한 물질과 기술, 의도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사력은 약화됐지만, 주변국에 대한 위협 능력 역시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