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행사 장소 변경
유대교의 주요 명절 기간을 기념하기 위해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에서 케이크 나눔 행사를 준비한 유대인 학생들이 인근에서 진행된 ‘인티파다 세계화(Globalise the Intifada)’ 학생 선거운동과 관련한 보안 우려로 행사 장소를 옮겨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학 보안요원들이 인근에서 진행된 학생 선거운동을 그대로 허용한 반면, 사전에 장소를 예약한 유대인 학생들의 행사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유대인 학생 단체인 호주·뉴질랜드 유대인학생연합(AUJS-Australasian Union of Jewish Students)과 시드니대학교 유대인 담당 교목인 랍비 엘리 펠드먼(Rabbi Eli Feldman)은 지난 목요일 유대교의 주요 명절 기간인 하이 홀리데이(High Holidays)를 기념하고 학생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기 위해 무료 허니 케이크 나눔 행사를 마련했다.
랍비 펠드먼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해당 행사가 대학 내 주요 통행로인 이스턴 애비뉴(Eastern Ave)에 열릴 예정이었으며, 이미 장소를 예약하고 홍보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사 직전 대학 보안요원들은 인근에서 진행되는 학생 선거운동과 관련한 우려를 이유로 행사 장소를 가디걸 그린(Gadigal Green)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최 측에 통보했다. 랍비 펠드먼에 따르면 당시 선거운동에는 ‘인티파다 세계화(Globalise the Intifada)’와 ‘팔레스타인 액션(Palestine Actio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이 포함돼 있었으며, 대학 보안 측은 유대교 행사와 선거운동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마찰(friction)’을 우려했다.

선거운동 현장
선거운동 현장을 담은 사진에는 ‘인티파다 세계화(Globalise the Intifada)’라는 문구가 적힌 동일한 티셔츠를 입은 활동가들이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뒤편에는 학생들에게 ‘아파르트헤이트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끊는(cut ties with apartheid Israel)’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별도의 선거 포스터에는 ‘팔레스타인 액션(Palestine Action)’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랍비 펠드먼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물론 우리는 이스턴 애비뉴에 그대로 남아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더 유감스러운 것은 이미 예약하고 홍보까지 마친 유대교 행사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장소를 옮겨야 했다는 점이다.” 그는 잠재적인 보안 우려를 야기한 것으로 지목된 다른 단체가 아닌, 왜 유대인 학생들의 행사를 옮기도록 결정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대학에 공식 민원
대학 내에서 계속되고 있는 ‘인티파다 세계화(Globalise the Intifada)’ 선거 자료와 구호에 대해 시드니대학교에 공식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총리 크리스 민스(Chris Minns)와 연방 교육부 장관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에게도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들은 ‘인티파다(intifada)’라는 단어가 단순히 ‘봉기(uprising)’를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호주유대인대표회의(ECAJ-Executive Council of Australian Jewry)는 인티파다가 아랍·이스라엘 분쟁에서 특정한 정치적 의미를 지니며,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적인 테러 활동을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설명해 왔다.

유대인 학생단체 반발
호주·뉴질랜드 유대인학생연합(AUJS-Australasian Union of Jewish Students) 회장 제러미 서스(Jeremy Suss)는 시드니대학교가 유대인 학생들을 겨냥한 폭력적 언어에 대해 여전히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스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드니대학교가 유대인 학생들을 겨냥한 폭력적 언어에 대해 여전히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대학 자체의 행동강령은 다른 학생들에 대한 위협과 위협적인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인티파다를 촉구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는 이어 대학 내에서 이러한 상황이 수개월 동안 이어졌지만, 시드니대학교가 캠퍼스 내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학은 수개월 동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지켜봤지만, 캠퍼스 내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러한 폭력적인 언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없었다.”
서스 회장은 또한 본다이 테러 공격(Bondi terror attack)이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시드니대학교가 유대인 학생들이 직면한 심각한 캠퍼스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본다이 테러 공격이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시드니대학교는 유대인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겪는 끔찍한 환경과 관련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았다.”
유대인단체도 비판
호주유대인협회(AJA-Australian Jewish Association) 최고경영자 로버트 그레고리(Robert Gregory)는 유대인 학생들을 향한 잠재적인 적대감에 대한 대학의 대응이 유대인 학생들을 이동시키는 것이었다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레고리 최고경영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대인 학생들을 향한 잠재적인 적대감에 대한 대학의 대응이 유대인 학생들을 이동시키는 것이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유대인 학생들은 유대교의 새해를 기념하고 허니 케이크를 나눠주기 위한 평화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인티파다 세계화’라는 구호 아래 선거운동을 벌이는 활동가들을 포함한 다른 단체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 학생들이 캠퍼스의 주요 장소에서 밀려나서는 안 된다.”
시드니대학교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