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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변호사 칼럼] 회 장 님

21/11/2020
in 칼럼
[김성호 변호사 칼럼] COVID-2020

이메일 마지막을 항상 “김 회장” 으로 장식하던 김씨 성 남자가 있었다.  2주간 3번 대면이 전부였으나 애매모호한 부(富)를 과시했던 자칭 ‘통 큰 비지니스맨’ 그의 점잖은 말투와 행동과는 달리 입에서 쏟아내는 말들은 기상천외하여 7080 홍콩발 중국 영화 그 자체였다.  서울대학교 졸업생이라던 자신을 “김 회장” 으로 호칭하는 것도 촌스럽기 그지없는데 정작 내뱉은 약속을 한 가지도 지키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등을 돌렸다.  한국 매스컴에 가끔 출몰하는 이 자를 신뢰하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다.

빌라우드 수용소에서 한국에서 파견 온 검사들에게 끌려가면서도 호언장담하던 사기꾼도 있었다.  역시 자칭 ‘회장’ 이라던 이 까마귀에게 거액을 건네준 순진한(gullible) 호주 갈매기(gull)도 있었다.

직함 없는 이름을 초라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한국문화에서는 1980년대까지도 사장이 최고였는데 이제는 바야흐로 회장 시대다.  모임(회)의 수장(장)을 회장이라고 부르기에 학생회장, 부녀회장, 도민회장, 체육회장, 한인회장 등등 별의별 회장이 다 있겠지만 사기꾼들은 기업의 회장을 선호하는 한국인 심리 착취에 유능하다.

한때 NSW 주 고등법원에서 수년간 한인들의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된 적이 있었다.  연관된 한인 단체 회장, 부회장, 사무총장 등 제법 거창하게 들리는 직책의 사람들이 줄줄이 법정 출두하였다.  그중 피고 측 증인으로 72세 전직 한인회 사무총장이 법원 증인석에 선서하고 자리를 잡았다.  원고측 배리스터로부터 반대심문을 받을 차례였다.  가발과 가운을 입은 배리스터가 법정에 서서 증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그 단체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있었습니까?  “사무총장입니다.”라는 답변을 통역관이 ‘Secretary General’ 이라고 통역해 주었다.  그러자 배리스터가 “What is the role of Secretary General? (Secretary General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72세 노인이 배리스터를 빤히 쳐다보며 “UN 사무총장을 Secretary General이라고 하지요?  비슷한 역할입니다.”  판사를 위시하여 법정에 있던 모든 보좌관, 행정관, 서기, 변호사들의 입이 쩍 벌어졌으나 당당한 그분의 위(허)세에 웃지도, 찍소리도 못 내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호주에서는 사법과 형법의 구분이 상당히 명백하다.  경찰이나 검찰이 만사 건에 개입하려 하지 않고 민사소송 패소자가 검찰에 넘겨진다든지 구속되지 않는다.  A 에게 거짓말로 백만불을 빌린후 지불하지 않는 B를 호주 경찰은 수사하지 않는다.  A의 신고도 접수하지 않는다.  형사법에 저촉은 될 수 있지만 경찰이나 검찰에서 관여하지 않는 것이 호주의 현실이다.  형법상 Fraud 는 민법의 Misleading & Deceptive Conduct 와 비슷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Fraud 혐의는 실형이 따르지만, 나머지 거짓말로는 유치장에도 가지 않는 현실이라 지구상에서 호주는 돈을 돌려받기 가장 어려운 국가 중 하나로 지적된다.  까마귀 ‘회장’ 들의 공통점은 모두 Misleading & Deceptive Conduct의 전문가들이라는 것이다.

금주 퀸즈랜드 케언즈 해변에서 저명한 시드니 ‘전문 범죄자’ Peter Foster가 체포되어 시드니로 인도되었다.  1962년생 Foster는 사기 전문가였다.  여럿 회사 설립 및 청산, 개인파산을 거치는 어설픈 사기행각으로 호주, 미국, 영국 교도소 신세를 여러 번 진 유명한 사기꾼이다.  호주에서는 단순히 피터 포스터라고 불리지만 한국에서는 ‘회장님’으로 칭송받았을 것이다.

면책공고 Disclaimer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 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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