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상환 부담 가중
주택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수만 명의 호주인이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를 앞두고 대출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한 달 사이 6만5000명이 추가로 모기지 스트레스(mortgage stress) 위험군에 진입했다.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미 올해 들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약 150만 명에 달하는 호주인이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 상환 부담으로 모기지 스트레스 위험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십만 명의 주택대출 보유자들은 향후 대출 상환금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모기지 위험군 확대
시장조사업체 로이모건(Roy Morgan)이 발표한 최신 월간 통계에 따르면 위험군에 속한 인구는 한 달 새 6만5000명 증가해 총 153만8000명에 달했다.
로이모건 최고경영자 미셸 레빈(Michele Levine)은 해당 수치가 현재 호주 가계가 겪고 있는 경제적 압박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기지 스트레스는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금리는 이미 세 차례 인상됐다”며 “주요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호주 노동시장의 고용 규모도 3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말했다.
모기지 스트레스는 주택대출 상환액이 가계소득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다만 그 기준은 소득과 소비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주당 소득이 $1000인 가구가 소득의 40%를 대출 상환에 사용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지만, 주당 소득이 $1만인 가구가 같은 비율을 상환에 사용한다면 여전히 충분한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도 위험 가구 급증
더 심각한 단계는 ‘극도로 위험한 상태(extremely at risk)’다. 이는 원금 상환은 물론 대출 이자만 납부하더라도 해당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무려 108만4000명의 호주인이 이러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는 전체 주택대출 보유자의 5명 중 1명에 해당한다. 또한 올해 5월 기준으로 6만5000명 이상이 국가채무상담전화(National Debt Helpline)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기지 스트레스는 상담 전화를 거는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억제가 우선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 결정 이후 대출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억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대출과 부채를 가진 가계에는 매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그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이들은 저축도 부족하고 이자수익 등 추가 소득원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이들은 높은 물가와 높은 금리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 지표에 시선 집중
이 같은 이유로 경제분석가들은 25일 발표될 호주통계청(ABS-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의 최신 인플레이션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낮게 나올수록 호주중앙은행이 8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줄어든다.
지난 4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호주중앙은행이 목표로 하는 2-3% 범위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ANZ은행(ANZ-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ing Group)과 로이모건이 공동 집계하는 주간 인플레이션 기대지수(Inflation Expectations)는 5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최근 조사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해당 수치는 이번 주 5.8%를 기록해 지난 3월 정점이었던 7.3%에서 크게 낮아졌다.
미셸 레빈 최고경영자는 “3월 말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1.5%포인트 하락해 이번 주 5.8%까지 떨어진 것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호주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도 감소했다”며 “이 같은 요인들이 6월 중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35%로 유지하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험군 추가 증가 경고
로이모건은 향후 수개월 동안 모기지 스트레스 위험군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에 따르면 7월에는 위험군 규모가 156만2000명으로 늘어나 전체 주택대출 보유자의 29.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체 모형 분석 결과 8월 기준금리가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돼 4.6%가 될 경우 추가로 6만2000명이 위험군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모기지 스트레스 위험 인구는 약 160만 명에 달하게 되며, 이는 글로벌금융위기(GFC-Global Financial Crisis) 당시 기록했던 최고치인 전체 대출자의 35.6% 수준에 한층 가까워지는 수치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