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택 관계자들, 애초 계획보다 낮은 비율의 ‘저렴한 주택’ 제공에 강한 실망감 표출
NSW 정부의 교통 중심지 기반 주거지 개발 계획(Transport Oriented Development. TOD)에 따라 시드니 전역에 수천 채의 신규 주택이 건설될 예정이지만 정부 계획에 ‘저렴한 주택 옵션이 충분하게 포함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NSW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계획을 실행하면서 지난 11월 27일부터 1차적으로 광역시드니 7개 TOD 구역이 발효됐다. 주 정부 계획에 따르면 구역 재지정이 결정된 기차역 주변에 6만 채의 새 주택이 들어서며, 이에 따라 학교, 의료 서비스, 공원이 동시에 개발된다.
주 정부는 또한 뱅스타운(Bankstown), 벨라비스타(Bella Vista), 크로우스 네스트(Crows Nest), 홈부시(Homebush), 혼스비(Hornsby), 켈리비(Kellyville), 매콰리파크(Macquarie Park) 새 공공 공간을 위해 5억 2,000만 달러를 별도로 마련했다.
하지만 이들 최종 구역 재지정 지역에는 본래 개발 계획(초안)과 달리 영구 저렴한 주택에 대한 ‘수정된 할당량’이 포함되었으며, 이는 뱅스타운, 켈리빌, 벨라비스타, 홈부시에서 두드러졌다.
사회주택 지원 민간단체 ‘Shelter NSW’의 정책 책임자 캐스린 캘러건(Cathryn Callaghan)씨는 “NSW 정부의 저렴한 주택 공급 목표가 높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만 캘러건씨는 “시드니의 저렴한 주택 건설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의 이번 계획은 시드니에서 저렴한 주택 가용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NSW 정부가 각계의 이 요구 사항을 많은 개발 지역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하지만 우리는 살망스러운데, 주 정부의 주택개발 부지 중 일부에서 10%, 어떤 경우에는 18%의 저렴한 주택 비율을 만들어낼 수 있는 특정 지역을 정부가 이미 파악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NSW 정부는 연방정부와의 국가 주택협정(National Housing Accords)에 따른 약속을 이행하고 신규 공급 및 구입 경제성 문제 해결을 위해 2029년까지 37만 7,000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
NSW대학교 도시계획학 선임 강사인 라이언 반 덴 누월런트(Ryan van den Nouwelant) 박사는 “정부가 주택개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자 저렴한 주택에 대한 건축 기준을 낮추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저렴한 주택 비율을 높여 개발회사들이 수익을 낼 수 없을 경우 건설을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이어 그는 “정부가 저렴한 주택 확대 계획을 축소한 이유는 타당성 조사를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그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 덴 누월런트 박사의 설명은, 정부 입장에서 토지 소유자들이 개발회사에 부지를 매각하기를 바라면서 해당 부지의 기대치를 낮추었으리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경우는 테러리스트와의 협상과 비슷한데, 토지 소유자가 ‘높은 매각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한 개발회사에 부지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면, 이들(부지 소유자)은 해당 토지를 인질로 잡고 있는 셈”이라며 “그렇기에 계획된 개발 구역의 저렴한 주택 비율을 낮추었다”고 본 것이다.
시드니에서 신규 주거단지를 개발할 경우 해당 건물 중 최소 10%는 저소득층을 수용하기 위한 저렴한 주택이어야 한다. 반 덴 누월런트 박사는 “정부의 TOD 개발 구역에 저렴한 주택 비율이 3%인 것은 너무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정부, “최소 목표에 집중…”
이와 관련, NSW 개발기획부 폴 스컬리(Pail Scully) 장관은 “정부 분석 결과 최소 3%의 저렴한 주택을 각 구역에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일부 재지정 구역에서는 최대 18%의 저렴한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은 “3%는 기본 수준이며, 이는 바닥일 뿐 천장이 아니다(a floor not a ceiling)고 덧붙였다. 열망적 목표(ceiling)가 아닌 최소 목표(floor)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야당 내각 주택부를 담당하는 스콧 팔로우(Scott Farlow) 의원은 이에 대해 “노동당 정부가 재지정 구역 전체에서 최대 15%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애초 계획에서 물러났다”고 지적했다.
팔로우 의원은 “정부가 이 프로그램(TOD 개발 계획)을 발표했을 때 해당 구역 전체에 최대 15%의 저렴한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고 했다”며 “이제 우리가 확인한 것은 겨우 3%에 불과하고, 개발 구역 재지정에 따라 주택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 TOD 구역별 저렴한 주택 비율
▲ Bankstown
구역 재지정으로 1만 4,000채의 신규 주택이 들어서고 약 1만 4,3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뱅스타운 개발 계획에는 새 버스 환승역이 만들어지고 도심과 뱅스타운 쇼핑센터(Bankstown Shopping Centre) 부지에는 거주민을 위한 공공 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구역 내 신규 주택의 3~4%가 영구적으로 저렴한 주택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 Bella Vista and Kellyville
벨라비스타와 켈리빌에는 새롭고 개선된 공공 공간이 있는 약 4,600채의 신규 주택이 계획되어 있다. 정부는 이 개발로 해당 구역에 약 3,8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모든 주거용 부동산의 3~10%를 영구 저렴한 주택으로 할당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개발의 일환으로 북서부 교외지역에 새 대중교통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개발 구역은 기차역과 버스역에서 매우 가까운 편이다.
▲ Crows Nest
TOD 계획에 따라 개발회사들은 크로우스 네스트에 5,900채의 주택을 건설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이로 인해 약 2,500개의 새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기존 기차 및 시드니 메트로(Sydney Metro) 역의 연결성 개선을 위해 도보 및 자전거 도로가 업그레이드 되며 개발 구역 전체에 나무 캐노피(tree canopy)를 확대해 기존 녹색지대 특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이 개발 구역의 영구 저렴한 주택은 모든 신규 주거지의 3~18%이다. 이는 시드니 TOD 구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 Homebush
2곳의 기차역(Homebush 및 North Strathfield)과 향후 Sydney Metro 역이 들어설 이 구역에 1만 8,000채의 신규 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주거지 개발로 홈부시에는 약 3,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노스 스트라스필드의 Bakehouse Quarter 주변 토지는 공공 레크리에이션 구역으로 변경되며 구역 전체에 새로운 도보 및 자전거 도로, 공공 공간이 업그레이드 된다.
홈부시 구역은 모든 신규 주택의 3~5%가 영구 저렴한 주택에 사용될 예정이다.

▲ Hornsby
혼스비 개발 구역에는 약 6,000개의 새 주택과 함께 해당 지역에 2,9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전망이다. 정부는 이 지역에 새롭고 업그레이드 된 공원을 추가할 예정이며 기존 도로와 자전거 도로의 업그레이드로 연결성을 개선하고 트리 캐노피도 50% 증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혼스비 기차역 서쪽에 버스 환승역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으며 새 공공도서관 및 커뮤니티 센터가 문화-창의적 시설과 함께 만들어진다.
혼스비 구역은 모든 신규 주택의 3~10%가 영구 저렴한 주택으로 할당된다.
▲ Macquarie Park
9,000채의 신규 주택이 들어서며, 이 개발로 314만 제곱미터의 그라운드 플로어 공간이 만들어진다. 정부는 이 공간에서만 10만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콰리파크 개발 구역의 14헥타르 이상은 새롭게 개선된 공원, 광장 및 열린 공간이 차지하게 된다. 이 구역의 영구 저렴한 주택 비율은 3~10%이다.
■ 광역시드니 TOD 구역의 저렴한 주택 할당 비율
(구역 : 정부의 초기 계획 / 최종 계획)
Bankstown : 3-10% / 3-4%
Kellyville & Bella Vista : 3-8% / 3-10%
Hornsby : 5-10% / 3-10%
Homebush : 5-10% / 3-5%
Macquarie Park : 10-15% / 3-10%
Crows Nest : 10-15% / 3-18%
Source: NSW government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