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거부 금지
NSW 공공보건 체계에서 병원 관리자와 임원들이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낙태 의료를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 지침이 마련될 전망이다.
‘임신중지 정책 지침안(termination of pregnancy policy directive)’ 초안은 병원·보건 서비스 관리자의 양심적 거부(conscientious objection)를 별도 항목으로 다루며, 비임상 관리 인력에게는 해당 권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지침안은 1년 넘게 검토돼 왔으며, 낙태 관련 진료를 제공하거나 지원하는 개인·기관이 따라야 할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현행 정책과 법은 의사, 간호사, 조산사, 약사 등 임상 종사자에게는 양심적 거부를 허용하되, 환자가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도록 규정해 왔다. 그러나 관리자와 행정직에게 같은 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명확히 적시돼 있지 않아 그동안 해석상 논란이 존재해 왔다.
녹색당(Greens) 상원의원 아만다 콘(Dr Amanda Cohn)은 이러한 공백이 현장에서 여러 문제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심적 거부 조항이 부서 관리자나 병원 임원에 의해 악용돼, 부서 전체 또는 병원 전체가 낙태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심적 거부는 임상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규정이지, 조직 단위의 서비스 중단을 허용하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새 지침안은 행정·관리 인력이 양심적 거부를 이유로 낙태 의료 제공을 차단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편 NSW에서는 낙태 접근성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돼 왔으며, 생존 가능성이 없는 치명적 기형을 가진 태아를 가진 여성이 예정된 수술 당일 큔비언(Queanbeyan) 병원에서 시술을 거부당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오렌지 헬스 서비스(Orange Health Service) 역시 임신 합병증 환자 외에는 낙태 시술을 중단하라는 내부 지시가 내려갔으나, 이는 몇 시간 만에 NSW 보건장관의 개입으로 철회됐다.

법 규정 재확인
지침 초안은 양심적 거부권이 ‘등록된 보건의료인(health practitioners)’에게만 허용된 것이며, 행정·관리·부수 업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또한 양심적 거부는 개인의 권리로, 병원이나 기관이 단체로 행사할 수 없다는 점도 명시돼 있다. 다만 이러한 규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감독될지는 문서에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콘 의원은 지침안이 기존보다 개선된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낙태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을 갖춘 공공병원에 제공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낙태 접근성 개선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규모가 작고, 주로 공공병원 체계 밖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공공병원에서의 제공 확대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콘 의원이 올해 발의한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하면서, 간호 전문인력(nurse practitioners)과 인가 조산사(endorsed midwives)가 임신 9주 이내 임신중지 약물을 처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이 변화는 의료 접근성 확대를 목표로 하지만, 지역사회 내에서는 관련 논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접근성 개선되나
관련 보도 이후 NSW 남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신규 낙태 클리닉이 문을 열었으며, 머럼비지(Murrumbidgee) 지역 보건국은 와가와가(Wagga Wagga)에 위치한 주 최대 내륙 병원에서 외과적 낙태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큐언비언 병원은 초기 임신 평가 서비스(Early Pregnancy Assessment Service)를 지역 내 및 남해안 모루야(Moruya)에 새로 개설했다.
오렌지 헬스 서비스는 올해 ‘임신 선택 진료·지원 서비스(Pregnancy Options Care and Support Service)’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웨스턴 NSW 지역보건국(Western NSW Local Health District-LHD)은 월평균 약 35명의 여성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임신 상담, 성 건강 검사, 의약·외과적 낙태 접근, 사후 관리 등을 제공하는 전담 의료팀을 포함한다.
그러나 콘 의원은 높은 수요로 인해 일부 환자가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웨스턴 NSW LHD가 더 이상 지역 외부 환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접 지역인 머럼비지 LHD의 서비스 확장 검토는 지역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와가 지역의 일반의·산과 전문의 트루디 벡(Trudi Beck) 박사는 지역사회와 시의회의 지지가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보건국 임원진도 공공·민간 모델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NSW 보건부(NSW Health Department)는 민간 낙태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최대 20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 신청을 지난달 공고했다. 이를 통해 MSI 오스트레일리아(MSI Australia) 등 단체가 저소득 여성들의 사적 낙태 비용(수백~수천 달러)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콘 의원은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공공 보건체계가 재생산 건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량이 있는 공공병원이라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NSW 보건부 대변인은 임신중지 정책 프레임워크가 “내년 초 공개를 목표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