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tralian Talks National Survey’… 시드니-멜번, 크게 뒤쳐져
“Neeeeeeiiiiighbours… everybody needs good neighbours.”
호주 최장수 프로그램인 소프 드라마 ‘Neighbours’의 시그널 음악에 나오는 가사의 한 대목이다.
이 드라마를 기반으로 한다면 호주에서 이웃간 가장 친근하게 지내는 이들은 멜번 사람들이며(이 드라마 촬영지가 멜번이다), 그 가운데서도 램지 스트리트(Ramsay Street)에 거주하는 이들이라고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램지 스트리트라는 이름의 주택가는 드라마를 위한 가상의 거리일 뿐이다. ‘Neighbours’ 드라마가 촬영되는 실제 거리는 멜번(Melbourne) 동쪽, 버몬트 사우스(Vermont South)에 있는 막힌 거리(cul-de-sac) 핀 오크 코트(Pin Oak Court)라는 이름의 주택가이다.
더욱이 ‘Neighbours’라는 드라마가 주는 이웃 간의 따뜻한 정감과는 달리 멜번은 그런 우호감이 가장 적은 곳으로 꼽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ABC 방송이 ‘Australian Talks National Survey’라는 이름으로, 호주 전역 5만4천 명을 대상으로 호주국민들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부문들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의식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방송은 이 조사에서 특정 질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강하게 동의’, ‘중립적인 의견’(동의도 반대도 아닌), ‘강하게 동의하지 않음’ 등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Australian Talks National Survey’의 항목 가운데 하나인 ‘most and least friendly neighbourhoods’는 호주 내 각 ‘지역’ 거주민의 특색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ABC 방송은 이 조사에서 호주 각 ‘지역’을 ‘region’이나 보다 적은 규모의 ‘suburb’ 대신 ‘연방선거구’ 구역으로 보다 확대해 구분했는데, 그 결과 응답자 개개인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이웃 거주민의 이름을 잘 알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거나 ‘강하게 동의’한 이들이 가장 적은 지역은 멜번으로, 그 비율은 38%였다. 시드니 또한 ‘neighbourhoods’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어서 멜번과 유사한 39%에 불과했다. 시드니에 이어 이웃과의 친근한 유대감이 적은 곳은 멜번 남서부 랄러(Lalor)로, 이웃 거주민에 대해 알고 지내는 이들의 비율은 42%였다.
전국 민간 조직인 ‘Relationships Australia’가 추진하는 ‘National Neighbour Day’의 샘 로빈슨(Sam Robinson) 대변인은 “neighbourhoods 관련 조사에서 대도시 지역이 순위의 맨 아래에 있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는 반응이다.
“멜번의 낮은 비율에 대해 비난할 마음은 없다”는 그녀는 “대도시 사람들은 매일 아침 직장으로 나가야 하며,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밀도 주거지에서 생활함에 따라 이웃과 가까이 대면할 여건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도시 거주자들의 경우 낯선 사람에 대해 다른 지역 거주자들보다 개인적 안전을 더 우려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Most neighbourly’는
VIC의 인디(Indi) 지역구
멜번에 거주하며 배우로 일하는 마크 마수디(Mak Masudi. 24)씨는 최근 멜번 북동부, NSW 주 경계에 가까운 인디(Indi) 지역에 자리한 인구 10만여 명의 지방 도시 워동가(Wodonga)로 이주했다.
이번 조사에서 인디 지역은 ‘Lyne’(northern NSW), ‘Gilmore’(South coast NSW), ‘Cowper’(north coast NSW) 지역과 함께 ‘많은 이웃들과 잘 알고 있다’는 데 ‘동의’하거나 ‘강하게 동의’한 비율이 75%에 이르는, ‘most neighbourly’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빅토리아 주의 연방 선거구 중 하나인 인디 지역구는 마수디씨가 새로 정착한 워동가와 함께 완가라타(Wangaratta), 베날라(Benalla)를 비롯해 글렌로완(Glenrowan), 유로아(Euroa), 야칸단다(Yackandandah), 브라이트(Bright), 마이틀포드(Myrtleford) 등을 포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