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위 현장서 총격
호주 민영방송 9뉴스의 미국 특파원 로렌 토마시(Lauren Tomasi)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시내에서 열린 반 이민 단속 시위를 취재하던 중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이 쏜 고무탄에 맞아 다리를 다쳤다.
이 사건은 현지시간 6월 8일 오전, 생방송 도중 발생했으며, 방송 화면 속 토마시는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끼고 화면 밖으로 비껴섰다.
방송 이후 토마시는 시청자들에게 “조금 욱신거리지만 괜찮다”고 밝혔으며, 함께 있던 카메라맨도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리에는 골프공만 한 크기의 멍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자 단속 반대
이날 시위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한 이민자 단속 정책에 반발해 벌어진 것으로, 수백 명의 시위대가 로스앤젤레스 시내와 ICE 수용소 인근에서 집결했다.
LAPD는 시위를 ‘불법 집회(unlawful assembly)’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고무탄과 최루탄, 기마대를 동원해 시위대와 충돌했다.
현장에서는 최소 40명이 체포됐으며, 토마시 외에도 다른 언론인들도 피해를 입었다. 현장에 있던 한 영국 사진기자는 비치탄(Beanbag round)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미국 내 대응
현지 경찰과 정부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짐 맥도널드(Jim McDonnell) LAPD 경찰서장은 “상황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캘리포니아 주에 주 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과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뉴섬 주지사는 연방 정부의 개입에 대해 “독재자 같은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불필요한 무력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주 정치권 반응
호주 정치권은 즉각 반응했다. 녹색당의 사라 핸슨-영(Sarah Hanson‑Young) 상원의원은 “호주 기자가 미국 당국이 쏜 고무탄에 맞았다. 충격적이며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에게 이번 사안을 직접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녹색당의 또 다른 상원의원인 닉 맥킴(Nick McKim) 역시 “이 문제는 가장 높은 외교 수준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총리의 행동을 요구했다. 호주 외교통상부(DFAT)는 톰아시 기자가 현재 로스앤젤레스 주재 호주 총영사관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언론인은 안전하게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 자유 위협
9뉴스 측은 성명을 통해 “토마시 기자와 카메라맨은 무사하며, 계속해서 중요한 보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국은 “기자들은 최전선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는 존재이며, 어떤 위협에도 그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치안 문제를 넘어 언론의 자유와 기자의 안전 문제를 국제 이슈로 끌어올리고 있다. 앤소니 알바니즈 총리는 향후 G7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시 이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호주 정부는 아직 공식 항의 조치를 취하진 않았지만, 외교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