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감염’ 대비, 영국-미국 등은 특정 연령층에 부스터샷 제공 계획
백신의 이점, 개인 예방 효과는 물론 가족-지역사회에 바이러스 전파 낮춰
COVID-19 예방접종을 완료한 이들 가운데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 보면 COVID-19 백신이 얼마만큼 면역력을 제공하고 또 그것이 어느 정도 지속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 보건당국은 50세 이상 연령층 및 중병 위험이 높은 이들에게 부스터샷(추가접종)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전문가 패널도 65세 이상 고령층을 비롯해 심각한 질병 위험이 높은 이들에게 추가 접종을 권고했다.
그렇다면 COVID-19 백신은 바이러스 질병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일까. 또 백신접종을 마친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감염으로 인한 중증 질환 및 사망위험 감소에 큰 효과= 관련 연구에 따르면 COVID-19 백신은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해 접종 후 6개월가량 심각한 질병은 물론 사망 위험을 예방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호주국립대학교(ANU) 전염병 전문가이자 미생물 학자인 피터 콜리뇽(Peter Collignon) 교수는 “모든 백신이 일관되게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90% 이상의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접종이)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다”면서 “아마도 90~95%의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4만4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를 보면,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이들은 접종을 완료한 이들에 비해 COVID-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29배나 높다. 이 연구 결과 예방접종을 받은 이들의 입원 비율은 10만 명당 1명이었다.
호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패턴이 있다. COVID-19로 인한 대다수 입원 및 사망은 백신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에게서 발생됐다.
콜리뇽 교수는 “이(COVID-19)는 현재까지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이들의 전염병”이라고 강조했다.
▲ 돌발성 감염 및 질병은 어떤가= COVID-19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지만 100% 효과를 가진 백신은 없다. 때문에 접종을 완료한 이들 중 일부에게서 감염될 가능성은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돌발성 감염(breakthrough infections)이다.
이 추정치는 다양하지만 영국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접종을 완료한 이들 중 0.2%(500명 중 1명)가 감염을 경험한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전염병 전문가이자 생물통계 학자인 아드리안 에스터만(Adrian Esterman) 교수는 “다행스러운 것은, 백신접종 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증상을 크게 느끼지 못하며 입원치료를 해야 하는 비율도 상당히 낮다”고 설명했다.
이 돌발성 감염으로 인해 심각한 질병을 경험하거나 위험이 큰 이들은 65세 이상 성인 또는 면역체계가 심각하게 손상된 사람들이다. 이들의 경우 백신으로 인한 면역반응이 미약할 수도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에서 6월 사이, 미국 전역의 COVID-19 감염 입원 환자 중 7%가 2회 접종을 받은 이들이었다.
이후 6월과 7월,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이 수치는 14%로 높아졌지만 전문가들은 충분히 예상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COVID-19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델타’ 변이의 확산을 감안할 때 완전 접종을 한 이들 가운데서의 감염 및 입원비율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에서는 백신접종을 받은 이들의 입원 및 중환자실 치료 비율(주로 고령층에서)이 높아졌지만, 입원을 해야 할 만큼의 위험은 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에 비해 여전히 40배가량 낮다.
▲ 백신접종 후 감염될 가능성은= 영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백신은 ‘델타’ 변이에 대해 67%의 효과가 있으며 화이자(Pfizer) 백신의 예방 효과는 80%에 이른다.
또 다른 예비 연구는 두 백신 사이에 큰 차이가 없으며 모두 80%의 감염위험 감소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감염에 대한 백신 효과의 추정치는 국가마다 크게 다르다. 또 백신의 유형, 새로이 나타나는 변이 바이러스, 두 번째 접종 후 경과된 시간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진다.
전반적으로 접종 효과는 약 55%에서 80%까지 다양하며 보다 밀접하게는 60~70%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처하는 백신 유도 면역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 같은 의견을 보인다. 다만 접종을 받은 이들 사이에서의 감염은 느슨한 공공보건 제한의 결과일 수도 있다.
아울러 일찍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이 고령자이거나 기저질환자, 또는 고위험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 감염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COVID-19 예방접종을 받은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여전히 바이러스 감염 확률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이를 전파할 위험 또한 줄어든다는 것이다.
▲ 백신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도 적다= 이에 대한 실제 증거를 보면 COVID-19 예방접종을 마친 이들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위험은 크게 낮다.
콜리뇽 교수는 “무엇보다 예방접종을 함으로써 감염 위험을 줄였기에 다른 이들에게 전파할 가능성도 낮아졌다”면서 “또 하나는, (백신접종자가 감염되는 경우) 가벼운 질병이 대부분이며 그 기간도 짧기에 위험이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미국 CDC가 내놓은 연구 결과를 보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은 백신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과 거의 같은 양의 바이러스를 코와 목으로 전파한다. 즉, 바이러스를 쉽게 퍼뜨릴 수 있다는 우려이다.
하지만 에스터만 교수는 이의 후속 연구를 인용하면서 “이 유전 물질은 백신접종을 받은 이들에게서 더 빨리 감소했다”며 “이는 바이러스를 퍼뜨리되 그 시간이 더욱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차례의 백신접종을 완료하면 바이러스 수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최근 연구 데이터가 있다”고 덧붙였다.
CDC에 따르면 백신접종을 마친 이들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이들이 여전히 바이러스 전파의 주요 동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COVID-19 예방접종률이 가장 낮은 주(State)의 바이러스 감염 비율은 접종률이 가장 높은 주(State)에 비해 약 4배 수준이다.
에스터만 교수는 “예방접종은 접종자 본인만의 이점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가족은 물론 지역사회 거주민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도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