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사이 딱 달라붙는 진바지 입고서축 처진 츄리닝 입은 그이 곁에 서서다리 길이 재어봐요 밋밋한 가슴 위로손가락 지난 자리...
우리 만난 적이 있나요? 비가 내리는 지난봄 어느 날 오후였다. 다 읽지도 않은 책을 서둘러 반납하기 위해 웨스트라이드 도서관에 갔다....
자연발화 너에게서는 늘 불 냄새가 나찬 가슴 토하는 입김에서도 불꽃이 보이지 오페라하우스 날갯죽지가 익던 날너는 바람에서 아기 캥거루의 불 냄새가...
파푸아뉴기니에서의 시간 화장실이 없는 곳을 다녀온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요즘 들어, 기억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 다시 한 번 가서...
고향의 냄새를 캐다 초겨울의 캠시에 그녀가 있다. 비미쉬 스트리트엔 낙엽이 오들오들 떨며 몰려다니고아스팔트 길에선 그녀의 체취가 올라왔다. 하숙생 시절, 태엽...
욕망이란 이름의 토마토 토마토 두 알이 플라스틱 랩에 싸여 냉장고 코너에 누워 있다. 꼭지에 연이은 초록색의 짧은 가지가 토마토에 그대로...
아쿠아오리 (Aequorī)* 말하지 않고 말하기 위해 죽은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에 대해 들었다. 어딘가 흘린 언어와 지금 부서진 언어 사이에서 산...
합방 지방으로 일을 떠났던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6개월 만에 돌아온다는 소식이었다. 서둘러 대청소를 했다. 그동안 내방에서 혼자 따로 쓰던 침대를...
떨림 한 겹, 한 겹 제 껍질 벗겨 나간 유칼립투스바람 하나 날아오르자 나뭇가지가 파르르바람 하나 붙잡은 이파리도 파르르제 몸 깊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