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우체국(Australia Post)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부 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다른 국가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경유(transit)’ 배송도 막히게 되면서 글로벌 우편망과 소매업체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호주우체국 대변인은 “다른 우편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호주우체국도 미국행 경유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며 “앞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경유 화물은 접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저가 수입품에 부과하지 않던 관세면제혜택을 철폐하면서 촉발됐다.
‘디 미니미스’ 종료
지금까지 미국은 $US800(약 $1,200) 이하의 소액 물품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왔다. 이른바 ‘디 미니미스(de minimis)’ 규정이다. 그러나 이 혜택은 오는 8월 29일부로 종료되며, 앞으로 모든 국가에서 들어오는 저가 물품에도 관세나 고정 수수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해당 조치는 지난 7월 30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공식화됐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우편 사업자들이 준비 부족으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혼란에 빠진 우정망
미국 국제우편자문그룹(IMAG-International Mailers Advisory Group)의 케이트 무스(Kate Muth) 대표는 “현재 상황은 매우 혼란스럽다”며 “우편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와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했다.
무스 대표는 “경유 우편이란 한 국가의 우편 사업자가 다른 국가 우체국을 거쳐 최종 목적지로 보내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필리핀 우체국이 물량이 적거나 항공편이 부족해 호주우체국을 통해 미국으로 배송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호주우체국은 몇 개 국가가 자국을 경유지로 활용하는지, 또 그 물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밝히지 않았다.
UN 긴급 통보
국제우편을 관장하는 유엔 전문기구는 최근 각국에 호주우체국의 결정을 알리는 ‘긴급 정보’ 서한을 발송했다. “이 조치는 2025년 8월 20일부터 발효된다. 미국행 물품이 포함된 모든 경유 또는 오배송 화물은 원발송지로 반송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호주 전자상거래 업계에도 혼란을 불러왔다. 브리즈번에 본사를 둔 패션 브랜드 아페로(Apéro)는 이번 주부터 미국 배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페로 공동창립자 라즈 스미스(Laz Smith)는 “결정과 시장 상황의 변동성이 너무 크고, 심지어 호주우체국조차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호주 패션 업계 전체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였다”며 “우리는 가능한 빨리 대응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징수 불확실
무스 대표는 “문제의 핵심은 다수의 우편 사업자들이 이번 관세를 징수하고 납부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호주우체국 역시 준비가 안 됐다. 항공사 협조가 필요하지만 아직 어떤 항공사도 이를 맡겠다고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유럽 일부 우편사들은 오는 8월 29일을 앞두고 미국행 배송 자체를 전면 중단했다. 벨기에의 물류업체 비포스트(Bpost), 스웨덴과 덴마크를 담당하는 포스트노르드(PostNord) 등이 이에 해당한다. 포스트노르드는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행 배송도 취소했다.
포스트노르드 측은 “물품이 없는 편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고객과 파트너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중단 가능성도
호주우체국은 미국행 모든 배송을 전면 중단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다만 “고객들에게 변화와 그 의미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만 밝혔다.
현재 호주우체국은 온라인 공지와 소매업체 공지를 통해 ‘디 미니미스’ 종료 사실을 알리고 있다. 또한 “제3자 플랫폼을 통해 관세와 세금을 납부하고, 이 비용과 수수료를 판매자에게 소급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