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 문제해결 능력 저하
인공지능(AI) 도구가 인간의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챗GPT(ChatGPT)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인간의 문제해결 능력과 사고력, 학습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픈AI(OpenAI)가 2022년 말 출시한 챗GPT는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미디어의 등장을 뛰어넘는 기술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AI 도입이 2030년까지 매년 최대 6천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나탈리야 코스미나(Nataliya Kosmyna) 박사는 “AI는 다른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한계도 있다”며 “정보와 교육 환경 속에서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인간의 사고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습 독립성에도 영향
코스미나 박사는 “이 도구들이 학습과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인지 발달과 비판적 사고, 지적 독립성에 미치는 영향은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는 미국의 웰즐리(Wellesley), 하버드(Harvard), 터프츠(Tufts), 노스이스턴(Northeastern) 대학 소속 학생 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에세이 작성 과제를 수행하며 챗GPT 등 생성형 AI를 활용한 그룹, 검색 엔진을 활용한 그룹, 오직 자신의 두뇌만으로 작성한 그룹으로 나뉘었다.
결과는 뚜렷했다. 챗GPT와 같은 LLM을 사용한 그룹은 신경 활동, 언어 구성, 평가 점수 등 모든 측면에서 ‘두뇌만 사용한 그룹’보다 낮은 성과를 보였다. 코스미나 박사는 “두뇌만 활용한 그룹은 가장 강하고 폭넓은 인지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며, 검색 엔진을 사용한 그룹은 중간 수준, LLM을 활용한 그룹은 가장 약한 연결 구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억력도 떨어져
특히 LLM 그룹은 자신이 몇 분 전에 작성한 에세이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 기억력 측면에서도 뒤처졌다.
코스미나 박사는 “LLM 사용이 일반 대중에게 교육 도구로 자리 잡아가는 시점에서, 학습 능력 저하라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연구가 AI가 학습 환경에 미치는 인지적,실용적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초기 지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음성 지시만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교육, 산업, 의료, 공공 분야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의사들은 의료기록 작성을 위해 AI를 사용하고, 소방관은 화재 감지를 위해 활용하며, 기업은 재고 관리를, 영화계는 AI 더빙 기술을 접목한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AI 기업 가치 급등
AI 열풍은 세계 기업 가치 순위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기술 도입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Apple)은 올해만 시가총액이 약 6천억 달러 하락해 2조9,200억 달러로 줄었다.
반면 오픈AI에 약 13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올해 들어 주가가 14% 상승하며 시총 3조5,500억 달러로 올라섰다.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Nvidia) 역시 3조5,200억 달러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러나 코스미나 박사는 “사용자들이 도구 사용법은 익숙해지지만, 해당 작업을 도구 없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실험에서 얻은 신경생리학적 데이터는 이 같은 변화가 실제로 뇌의 연결 구조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LLM이 인간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장기 추적 연구(longitudinal studies)”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기술이 인간에게 순전한 긍정적 효과(net positive)를 줄 수 있을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 사회에 영향
AI 도구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AI를 활용하는 기술만 익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의 결과물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비판적 활용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이 AI를 도구로서 올바르게 사용하되,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교와 대학에서는 AI 활용 교육과 함께 창의력, 문제해결력, 독립적 사고를 강화하는 교육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편향 가능성에 대해 이해하고, 여러 출처를 비교 분석하는 훈련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장차 AI가 일상과 직업 현장에 깊숙이 들어올 미래 사회에서 필수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으로 꼽힌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