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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NAPLAN writing test 방식 변경, 2028년부터 컴퓨터 대신 종이와 펜으로 시험 치른다

03/11/2026
in 교육
초등 5학년 NAPLAN writing test 방식 변경, 2028년부터 컴퓨터 대신 종이와 펜으로 시험 치른다

호주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2028년부터 NAPLAN writing test를 컴퓨터가 아닌 종이와 펜으로 치르게 된다. 사진: vgnk

온라인시험 8년 만

호주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2028년부터 전국학력평가(NAPLAN) writing test를 컴퓨터가 아닌 종이와 펜으로 치르게 된다. 호주 각 주·준주 교육부 장관들이 온라인 시험 도입 8년 만에 5학년 writing test를 지필 방식으로 되돌리기로 합의했다.

교육부 장관들은 월요일 회의를 열고 교실 내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 제한과 국가학력평가의 지필시험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온라인 학습과 인공지능(AI)이 어린이들의 학습 능력과 독립적인 사고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5학년부터 지필시험

5학년 NAPLAN writing test는 종이와 펜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교육부 장관들은 7학년과 9학년 writing test도 손글씨 시험으로 되돌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를 위한 자문을 요청했다.

NAPLAN은 2018년 종이와 펜을 사용하는 시험에서 컴퓨터 기반 평가로 전환되기 시작했으며, 2022년부터는 3학년 writing test를 제외한 모든 시험이 온라인으로 시행됐다. 3학년 writing test는 현재까지 종이시험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전국 writing test는 그동안 여러 차례 기술적 문제를 겪었다. 올해는 대규모 웹사이트 장애로 약 120만 명의 학생이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 차질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시드니(Sydney)의 여러 학교 학생들이 기술적 결함으로 예측 입력 기능과 생성형 AI, 맞춤법 검사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시험을 다시 치러야 했다.

이번 지필시험 전환은 호주 학교 전반에서 글쓰기 능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추진됐다. 교육정책의 실패로 한 세대에 걸쳐 어린이들의 글쓰기 수준이 저하됐다는 경고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교육부 장관은 학교 교실에서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어린이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교실 안팎에서 화면을 보는 시간이 과도하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NAPLAN 결과에 따르면 3학년 학생의 3분의 1이 작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비율은 7학년에서 36%, 9학년에서는 38%까지 높아졌다.

NAPLAN은 2018년 종이와 펜을 사용하는 시험에서 컴퓨터 기반 평가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사진: vidhyarthidarpan

작문 수준 하락 우려

프루 카(Prue Car) NSW주 교육부 장관은 지난주 최근 발표된 NAPLAN writing 성적에서 학생들의 작문 수준 하락이 재확인됐다며, 주·준주 정부에 5·7·9학년 writing test를 손글씨 방식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카 장관은 컴퓨터 기반 NAPLAN 시험이 교사들로 하여금 어린 학생들에게 아이패드와 노트북을 더 일찍 도입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빅토리아(Victoria)주는 내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개인 디지털 기기 지참(BYOD-Bring Your Own Device) 제도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학부모들에게 특정 노트북이나 최신 아이패드 모델을 구매하도록 요구하는 관행도 중단할 예정이다. 일부 최신 기기의 가격은 1,000달러에 달한다.

NSW주도 교실 내 화면 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부터 수업 중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의무화하며, 유치원 과정 학생의 하루 기기 사용 시간은 최대 15분으로 제한한다. 3·4학년 학생은 하루 최대 30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과정도 전면 검토

교육부 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교실 내 화면 사용 시간에 관한 전국 공통 지침 마련과 유치원부터 2학년까지의 수학 교육과정 개편,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역사 및 시민교육 교육과정 변경 문제도 논의했다. 국가 교육과정 개정안 초안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학습을 의무화하고, 학생들이 반유대주의와 법치주의, 온라인 콘텐츠의 윤리적 공유에 관해 반드시 배우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실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학부모 단체 ‘헤즈 업 얼라이언스(Heads Up Alliance)’의 설립자 대니 엘라치(Dany Elachi)는 NSW주의 최근 기기 사용 제한 조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호주 교육 수준의 하락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는 “2008년 호주가 추진한 디지털 교육 혁명은 사실상 우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이나 다름없었다”며 “이제 그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2022년부터는 3학년 writing test를 제외한 모든 시험이 온라인으로 시행됐다. 사진: MildredR

종이시험만으론 부족

라트로브대학교(La Trobe University)의 인지심리학 교수 파멜라 스노우(Pamela Snow)는 writing test를 종이와 펜 방식으로 되돌리는 데 찬성하면서도, 5학년뿐 아니라 7학년과 9학년 NAPLAN writing test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평가 방식을 조금씩 조정하고 있지만, 작문을 어떻게 가르치고 지도할 것인지에 관해 더 큰 논의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종이와 펜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작문 수준에 대한 우려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우 교수는 지필시험 전환이 학교의 작문 교육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문 성적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성급한 조치에 그친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작문 수준은 마땅히 도달해야 할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쓰기는 읽기보다 더 어렵다. 우리는 글쓰기가 인지적·언어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활동인지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고 있으며, 그만큼 글쓰기를 중요하게 다루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들은 글쓰기 교육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만큼 글쓰기 자체가 얼마나 복잡한 과정인지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노우 교수는 이를 위해 글쓰기의 두 가지 영역을 명확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철자와 글자 형태를 정확하게 쓰는 기초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글의 내용을 구성하는 능력으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NAPLAN writing test를 다시 종이와 펜으로 치르도록 하는 것은 기술을 충분한 검증이나 시범 운영 없이 호주 학교 교실에 도입해 온 더 큰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성급하게 도입된 정책을 이제야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 학습과 인공지능이 어린이들의 학습 능력과 독립적인 사고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 Sunriseforever

교사 작문교육 강화

한편 NSW주 공립학교 교사들은 내년 1학기 시작과 함께 명시적이고 증거에 기반한 작문 지도법에 관한 의무 연수를 받게 된다. 이번 연수는 교사들의 문법 지도 능력과 복잡한 문장 구성 지도, 맞춤법 교육 전문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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