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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보양식, 호주선 생태계 위협하는 잉어, 호주에서 잉어 낚시해 먹어도 될까? 주별 규정 달라

28/10/2026
in 매거진
한국선 보양식, 호주선 생태계 위협하는 잉어, 호주에서 잉어 낚시해 먹어도 될까? 주별 규정 달라

사진: CristianBustosOrtiz

한국과 호주의 잉어

한국에서 잉어탕과 잉어찜 등 보양식 재료로 이용되는 잉어가 호주에서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침입종으로 꼽힌다. 호주에서는 잉어가 맛이 없고 잔뼈가 많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한 낚시꾼은 30번 넘게 요리해 먹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손질하면 충분히 맛있는 생선이라고 말했다. 같은 종류의 민물고기가 한국에서는 전통 식재료로, 호주에서는 환경 문제의 원인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한국에서 식용으로 이용하는 잉어와 호주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잉어는 모두 유럽잉어(European carp-학명 Cyprinus carpio)라는 같은 종이다. 다만 같은 종이라도 서식 환경과 먹이, 개체 상태에 따라 맛과 육질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에서 잉어는 오랫동안 식용으로 이용돼 왔다. 잉어탕과 잉어찜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이며, 전통적으로 기력을 보충하기 위한 보양식 재료로도 알려져 있다. 반면 호주에서는 잉어의 맛과 잔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식용으로 널리 이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해외 여러 지역에서는 잉어를 오랫동안 먹어 왔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별미로 취급한다.

침입종을 식재료로 활용해 개체 수를 줄이자는 아이디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잉어를 먹는 것만으로 침입종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사진: CGP Grey(CC BY 2.0)

호주에선 침입종

호주는 외래 침입종의 확산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겪고 있다. 수백만 년 동안 상대적으로 고립된 환경에서 진화해 온 호주 대륙의 생태계는 사탕수수두꺼비, 여우, 토끼, 돼지 등 침입종으로 인해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다.

잉어 역시 대표적인 침입종 가운데 하나다. 특히 담수 생태계에서 수질을 악화시키고 토종 생물의 서식 환경을 훼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드니 남서부에서 낚시를 하는 한 호주인은 잉어만큼은 더 많은 사람이 식용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호주에서는 생태계에 해로운 침입종으로 여겨지는 잉어가 해외에서는 널리 소비되며, 일부 국가에서는 별미로 취급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평생 낚시를 즐겨 왔다는 그는 지금까지 잉어를 30번 넘게 요리해 먹었다. 호주에서 잉어가 맛없는 생선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지만, 직접 조리해 본 경험은 달랐다. 그러나 그는 잉어가 호주에 서식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잉어는 호주의 담수 수로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다”며 “그러나 세계 여러 지역에서 잉어를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년 동안 잉어의 맛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잉어는 맛이 끔찍하다는 이야기와 뼈가 엄청나게 많다는 이야기가 있어 처음엔 먹어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fudowakira0

호주인들의 입맛에는

그가 처음 잉어를 먹어 보기로 결심한 것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서부에서 나이 든 한 낚시꾼을 만난 뒤였다. 당시 그 낚시꾼은 침입종인 잉어가 퍼치(perch)보다 맛이 좋다고 말했다.이 말을 들은 벨드는 호기심이 생겨 다음에 잡은 잉어를 가져와 비늘을 제거하고 살을 발라 직접 요리했다. 그 과정에서 잉어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잔뼈도 적절한 손질 방법을 사용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잉어를 먹는 데 따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방법을 찾아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잉어는 먹기에 그리 나쁘지 않다. 크게 자랄 수 있고, 특히 가벼운 낚시 장비를 사용하면 잡는 재미도 있으며, 개체 수도 많다”며 “다만 수질이 깨끗한 곳에서 잡은 잉어만 먹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정말 맛있었다”며 “다른 종류의 생선을 식탁에 올리기 위해 손질할 때보다 시간이 덜 걸릴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잉어를 깨끗한 물에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잉어를 손질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다른 일부 생선과 비교해 특별히 더 길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잉어의 맛을 “골든 퍼치(golden perch)보다 풍미가 조금 더 강한, 기본적인 담수어의 살코기”라고 표현했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는 잡은 뒤 생선을 어떻게 처리하고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껍질을 제거하면 많은 사람이 잉어와 연관 짓는 불쾌한 냄새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손질한 살코기는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요리할 수 있으며, 튀김옷이나 빵가루를 입혀 튀기는 방식도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생태계 파괴

침입종위원회(Invasive Species Council)의 정책 담당 이사인 캐럴 부스(Carol Booth) 박사는 잉어가 호주의 취약한 생태계에 미치는 위험을 잘 알고 있다.
부스 박사는 잉어가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훼손하는 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잉어는 수질을 악화시키고 수생식물과 토종 어류, 무척추동물의 감소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어 “잉어는 바닥의 퇴적물을 빨아들이면서 먹이를 걸러 먹는다. 먹이에는 무척추동물과 씨앗, 조류(algae)가 포함된다. 잉어는 식물을 뿌리째 뽑고 퇴적물을 휘젓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동은 물을 탁하게 만들어 빛이 물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방해하고, 조류가 대량으로 번성하는 현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식재료로 이용되는 잉어가 호주에서는 생태계 관리의 대상이 되는 셈이다. 다만 잉어를 식용으로 활용하는 것과 생태계 피해를 줄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잉어를 먹는다고 해서 침입종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Alexas_Fotos

잉어의 호주 유입

호주에서 잉어가 생태계의 골칫거리가 된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규모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호주 연방 농업·수산·산림부(Department of Agriculture, Fisheries and Forestry) 자료에 따르면 잉어는 19세기 중반부터 호주에 유입됐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 확산은 1960년대에 본격화됐다. 빅토리아주 모월(Morwell) 인근의 양식장에서 불라라(Boolarra) 계통의 잉어가 유출된 것이 확산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후 홍수와 번식, 다른 계통과의 교잡 등이 개체 수 증가와 서식지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잉어는 호주 내륙 수계에 널리 퍼져 있다. 특히 머리-달링강 유역(Murray–Darling Basin)의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 어류 생물량의 최대 90%를 차지할 수 있다. 잉어는 바닥의 퇴적물을 빨아들여 먹이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물을 탁하게 만들고 수생식물을 훼손한다. 이로 인해 토종 어류가 살아가는 환경도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잉어가 식용으로 이용되고 호주에서 침입종으로 관리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문제는 잉어라는 물고기 자체가 아니라 특정 생태계에서 외래종이 과도하게 번식해 토종 생물과 환경에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식용 활용 시도

호주에서는 잉어 개체 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식재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호주 셰프 마크 베스트(Mark Best)는 남호주 리버랜드(Riverland)에서 열린 행사에서 태국 요리에서 착안한 잉어 요리를 선보였다. 그는 잉어를 돼지고기 다짐육 대신 사용하는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행사에서 잉어 요리를 맛본 참석자들의 접시가 깨끗하게 비워졌다는 일화도 나왔다.

2024년에는 체코계 호주인들의 크리스마스 음식 문화도 소개됐다. 한 방송사는 체코계 호주인들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잉어를 먹는 풍습을 보도했다. 잉어에 빵가루를 입혀 튀기고 감자 샐러드를 곁들이는 방식이다. 잉어 비늘을 지갑에 넣으면 새해에 재물이 들어온다는 전통적인 믿음도 소개됐다.

같은 해 셰프 덩컨 웰게모드(Duncan Welgemoed)는 잉어를 식재료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콜라겐 등 건강·미용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다만 상업적 활용에 주별 규정 차이와 소비자 선호 등 장애물이 있다고 보도됐다.

2026년에는 잉어를 원료로 반려견 간식을 만드는 사업도 소개됐다. 사업 창업자들은 잉어를 포획해 가공하고, 수익 일부를 식생 복원과 토종 어류 재도입에 활용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잉어의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업만으로 개체 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들 사례는 잉어를 식용이나 다른 제품의 원료로 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발상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업적 활용이 침입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사진: Wiki leylek(CC BY 4.0)

잉어 판매와 이동은 제한

호주에서 잉어를 잡을 수는 있지만, 장소와 포획 방법에 따라 관련 규정을 따라야 하며 어디서나 자유롭게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는 잉어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일반 낚시를 허용하고 있으며, 합법적인 낚시 도구와 방법을 사용하고 유효한 낚시 수수료 납부 증빙을 갖춰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잉어는 호주 토종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침입종이지만, 이를 잡을 때도 일반 낚시 관련 법규를 따라야 한다.

포획한 잉어는 인도적으로 처리해야 하며, 가능한 경우 식용이나 반려동물·가축 사료, 비료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일반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판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잉어를 상업적으로 포획해 판매하려면 관련 허가와 자격을 갖춘 상업 어업 종사자가 규정에 따라 작업해야 한다. 잉어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에도 허가와 수역별 조건이 적용된다.

잉어의 이동과 방류에도 제한이 있다. NSW주에서는 잉어를 강이나 호수에 새로 풀어놓는 행위가 불법이며, 살아 있는 잉어를 담수 낚시의 미끼로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다만 잡은 잉어를 포획한 바로 그 수역에 즉시 돌려보내는 행위는 현재 불법이 아니다. 따라서 NSW주에서 잉어를 잡아 식용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지만 일반 낚시로 잡은 잉어를 판매할 수 없고, 포획 방법과 처리 방식에도 규정이 적용된다. 또한 주와 준주에 따라 규정이 다를 수 있으므로 NSW의 규정을 호주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

사진: photogrammer7

식탁 못 오르는 이유

호주에서 잉어를 식용으로 널리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맛과 식감에 대한 선입견, 가공 비용과 유통 문제, 소비자 수요 부족 등으로 나뉜다.

첫째는 맛과 식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호주에서는 잉어가 바닥의 진흙을 먹는 물고기라는 이미지와 함께 비린내와 흙냄새가 나고 잔뼈가 많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 소개된 셰프들과 수산업 관계자들은 적절한 손질과 조리로 이러한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가공 비용과 유통 문제다. 2022년 한 보도에서 잉어 가공업체는 생선 1,000kg을 처리해 얻을 수 있는 제품이 약 200kg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가공 과정은 수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수익을 내려면 가공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셋째는 소비자 수요다. 잉어가 많이 잡힌다고 해서 반드시 시장에서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호주에서는 잉어를 식용으로 찾는 소비자층이 제한적이며, 일부 어획물은 식품보다 비료나 바닷가재 미끼 등으로 활용돼 왔다.

결국 잉어를 식재료로 활용하려면 손질과 가공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 잉어를 먹는 것이 침입종 관리에 보탬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호주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용 활용과 별개로 지속적인 관리 대책도 필요하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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