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투잡 고려
브리즈번에 사는 22세의 한 세일즈 직원은 내년 캐나다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기간에 두 번째 일자리를 구할지 고민하고 있다. 기업들이 연말 성수기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일즈 분야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말에 캐주얼 일자리를 구해 저축액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크리스마스 기간에 추가로 일할 생각으로 두 번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며 “현재 직장의 급여도 괜찮지만, 크리스마스 기간에 카페 같은 곳에서 캐주얼로 일하며 추가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생활에 드는 비용이 상승하면서 추가 소득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물건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식료품이나 의류는 물론 주말에 친구들과 외출하는 것까지 예전보다 모든 것이 더 비싸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정규직 급여로 일상적인 지출은 충당할 수 있지만, 불필요한 지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더욱 신중해졌다는 설명이다. 추가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주로 캐나다행 항공권과 캐나다에서 사용할 돈을 마련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그는 “이전에는 추가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실제로 해본 적이 많지 않았지만, 큰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추가 현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직 수요 증가
그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고용주들이 채용을 확대하면서 추가 일자리를 찾는 호주인 가운데 한 명이다.
랜스타드(Randstad)의 ‘2026 워크모니터(Workmonitor)’ 조사에 따르면 호주 근로자의 36%가 이미 생활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두 번째 일자리를 구했거나 현재 적극적으로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2%는 주된 직장에서 근무시간을 늘렸거나 앞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구직·채용 플랫폼 시크(SEEK)의 별도 조사에서는 호주인의 30%가 두 번째 일자리를 갖고 있거나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34%는 부업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시크(SEEK)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블레어 채프먼(Blair Chapman) 씨는 많은 구직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연말 시즌 채용이 일찍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직원들을 준비시킬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채용은 이미 시작
채프먼 씨는 “고용주 입장에서 연말 성수기를 준비하는 것은 12월에 근무표에 추가 인력을 배치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기업들은 수요가 증가하기 전에 시즌 직원을 채용하고, 입사 절차를 진행하고, 교육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 계획은 몇 달 전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시크(SEEK) 자료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및 계절성 캐주얼 일자리 채용공고는 일반적으로 7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8월, 9월, 10월을 거치면서 점차 증가한다.
주요 계절성 산업 3개 분야 가운데 소매 및 소비재 분야의 채용공고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 분야의 채용공고는 9월에 연간 월평균보다 16.3% 많았으며, 10월에는 월평균보다 16.5% 높았다.
요식·관광업 채용공고는 9월에 월평균보다 10.6% 많았고 10월에는 14.7% 높았다.
제조·운송·물류 분야는 9월 월평균보다 5.5% 높은 수준에서 10월에는 11.2%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인기 직종은
연말 시즌 채용공고 증가 폭이 가장 큰 직종은 우편물 분류원이었다. 8월부터 10월까지 이 직종의 월평균 채용공고는 연간 월평균보다 35% 많았다.
포장원은 22.6%, 바텐더와 바리스타는 19.6%, 일반 판매 보조원은 15.5%, 지게차 운전원은 15.2% 각각 연간 월평균보다 많았다.
헤이스(Hays)의 NSW·ACT 및 연방정부 담당 매니징 디렉터 앤드루 핸슨(Andrew Hanson) 씨는 이미 직장을 갖고 있는 호주인들 가운데서도 추가 일자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핸슨 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특히 가계 지출 증가를 상쇄하기 위해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직무나 추가 근무, 단기 일자리를 찾는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 채용 활동이 특히 소매·요식·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일찍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주들이 성수기 수요에 앞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도 인력 확대
랜스타드(Randstad) 호주 산업 및 인하우스 서비스 담당 디렉터 조나단 알론조(Jonathon Alonzo) 씨는 물류와 창고, 운송, 식품 제조 분야에서도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소비자 수요 급증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계절적 인력 확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기업들도 이미 시즌 직원 채용에 나섰다. 수퍼 리테일 그룹(Super Retail Group)은 이번 주 리벨(Rebel)과 BCF를 중심으로 1,000명 이상의 계절성 캐주얼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회사는 캠페인을 시작한 지 48시간 이내에 BCF의 첫 채용 절차가 진행됐으며, 이미 구직자들의 관심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부터 구직해야
채프먼 씨는 크리스마스 시즌 일자리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부터 구직을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일찍 구직을 시작하면 구직자들이 어떤 일자리가 나와 있는지 살펴볼 수 있고, 채용이 가장 바쁜 시기에 앞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가 일자리를 구하거나 아예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전문가들은 재직 중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구직 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현재 직장에 피해를 주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직도 신중히
골드코스트(Kombumerri lands)에 위치한 그리피스대학교(Griffith University) 경영대학원의 라이언 굴드(Ryan Gould) 경영학과 선임강사는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 자체는 불법도 아니며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굴드 박사는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며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것도 아니다. 구직 활동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일자리를 찾는 행위 자체가 회사에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법원 판결도 여러 차례 나왔다”며 “다만 어떤 방식으로 구직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회사에 피해를 주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방법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구직 활동은 반드시 개인 시간에 하고, 회사 컴퓨터나 휴대전화가 아닌 개인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용 담당자와 연락할 때도 회사 이메일이 아닌 개인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멜번(Naarm/Melbourne)의 한 노사관계 전문 변호사는 재직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하게 하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것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하며, “현재 회사에 남아 있는 동료는 고용주에 대한 의무감을 느껴 당신의 계획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전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계약부터 확인
전문가들은 구직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고용계약서나 관련 근로협약을 먼저 확인할 것을 권했다.
굴드 박사는 실제로 사직할 경우 얼마나 많은 사전 통보-노티스 기간을 제공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통보 기간은 근속 기간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산업별 어워드(award)에서는 근무한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았다면 1주일 전에 통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하지만 오래 근무할수록 더 긴 통보 기간이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2주에서 4주 정도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업체 이직 제한 등 고용계약에 포함된 의무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경업금지 조항(Non-compete clause): 직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항
-고객 유인 금지 조항(Client non-solicitation clause): 직원이 기존 고객에게 다른 회사의 고객이 되도록 권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
-동료 유인 금지 조항(Co-worker non-solicitation clause): 기존 직장 동료에게 다른 회사로 함께 옮기도록 권유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항
그는 내년부터 경업금지 조항과 관련해 직원들이 기업 간 이동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변경안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하며, “호주 정부는 현재 $190,100인 고소득 기준선(high-income threshold) 이하의 소득을 받는 근로자가 경쟁업체에서 일하는 것을 막는 경업금지 조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호주회사법(Corporations Act)은 직원이 업무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부적절하게 이용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 예를 들어 새로운 고용주에게 이익을 주거나 기존 회사에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천인도 주의
이력서에 추천인(referee)을 기재하거나 면접 일정을 잡는 단계에 이르면 이직 계획을 비밀로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추천인을 기재할 경우 지원서를 제출하기 전에 해당 인물에게 먼저 연락해 추천인 역할을 해도 되는지 반드시 허락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멜번(Naarm/Melbourne)의 인사관리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캐런 게이틀리(Karen Gately)는 “첫 번째 원칙은 추천인으로 적을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사전에 허락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꼭 자신의 직속 상사일 필요는 없다”며 “회사 내부의 다른 관계자나 관리자 가운데 자신의 경력과 업무 경험,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굴드 박사는 구직 지원서 자체가 개인 정보로 간주되기 때문에 채용 기업은 해당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장에 이직 사실이 알려질까 걱정된다면, 채용 우선 대상자로 선정되기 전까지는 추천인에게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잠재적 고용주에게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면접 일정 역시 주의해야 한다. 노사관계 전문 변호사는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는 근무 시간에 면접을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차휴가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직 사유는 긍정적으로
새로운 고용주는 왜 해당 직무에 지원했는지 물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직장을 왜 떠나려 하는지도 질문할 수 있다. 게이틀리는 이 질문에 답할 때 현재 고용주를 험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고용주를 절대 헐뜯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합리적인 사람은 ‘혹시 문제의 원인이 당신 자신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새로운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을 익힐 기회, 더 폭넓은 업무 경험, 또는 새로운 고용주의 조직문화와 평판 등을 이유로 제시할 수 있다.
굴드 박사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기회로 설명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새로운 직장이 왜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는지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왜 자신이 그 직무에 적합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자신의 강점과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직도 순서가 있다
노사관계 전문 변호사는 새로운 고용주와 정식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절대로 현재 직장에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채용 제안을 받은 시점과 실제 근무 시작일 사이에 상당한 기간이 있다면 예산 삭감, 회사 내부 문제 또는 단순한 결정 변경 등의 이유로 채용 제안이 철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새로운 고용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사직 통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직서는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지만, 실제 사직서를 내기 전에 먼저 고용주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바람직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굴드 박사는 이 역시 현재 고용주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며, 결국 자신과 현재 형성된 관계에 충실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이틀리는 가능한 한 전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를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직장과의 관계를 망치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같은 업계나 다른 직장에서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마주치더라도 불편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