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불안
호주인들의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투자와 매매, 임대,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 등 주택시장 전반에 대해 ‘지금은 좋은 시기가 아니다’라고 보는 호주인들이 늘어난 가운데, 유권자의 68%가 호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호주가 ‘잘못된 방향(wrong direction)’으로 향하고 있다고 답했다.
SEC 뉴게이트 리서치(SEC Newgate Research)가 실시한 ‘국민 정서 조사(Mood of the Nation)’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호주인들의 경제 및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음 주부터 열리는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 이사회 회의와 관련해 오는 12월까지 최소 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임대·매매 모두 위축
조사 결과 호주인의 56%는 현재가 주택을 임대하기에 ‘나쁜 시기’라고 답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37%가 지금이 ‘나쁜 시기’라고 판단했다. 주택을 판매하는 것이 좋지 않은 시기라고 답한 응답자는 44%였으며,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 응답자도 45%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호주의 모든 주와 준주에서 유권자 1,659명을 대상으로 9월 8일부터 14일까지 실시됐다. 조사에서는 주택시장뿐 아니라 유권자들의 전반적인 비관론이 지속되고 있으며, 주요 정당에 대한 반감 역시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짐 차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이 지난 5월 12일 예산안에서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및 자본이득세(CGT-Capital Gains Tax) 할인 제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이후 호주인들이 주택시장에 참여하는 데 상당한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EC 뉴게이트 리서치는 분석에서 “호주인들은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주택을 임대하거나 구입하고, 판매하거나 투자하는 모든 분야에서 ‘좋은 시기’라고 답한 사람보다 ‘나쁜 시기’라고 답한 사람이 더 많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12개월 동안 주택시장 상황이 다소 덜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전반적인 전망은 여전히 신중하다”고 분석했다.
집값 전망도 엇갈려
향후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은 호주인들 사이에서 팽팽하게 갈렸다. 응답자의 34%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주택가격이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38%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1%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주택 구입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이 지목됐다. 호주인들이 주택 구입 부담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요인은 건축 및 건설자재 가격 상승이었다. 이어 충분한 주택이 건설되지 않고 있다는 점, 인지세(stamp duty) 부담 때문에 주택 소유자들이 더 작은 주택으로 옮기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꺼리는 현상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 뒤를 노동력 및 숙련인력 부족, 단기 휴가용 임대주택(short-term holiday rentals), 이민자 수가 이었다.

원 네이션 정책 엇갈려
원 네이션(One Nation)이 제시한 정책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원 네이션은 세입자와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는 사람들이 최대 3년 동안 자신의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 납입액 가운데 4분의 1을 추가적인 실수령 소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체 유권자의 38%는 이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39%는 반대했다. 나머지 23%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원 네이션 지지층 가운데 56%는 폴린 핸슨(Pauline Hanson)의 정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우익 정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면 40%는 자신이 원 네이션에 투표하려는 이유가 다른 정당과 그 정당들의 정책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사 결과 원 네이션 지지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원 네이션의 정책과 폴린 핸슨의 지도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 네이션 지지자의 93%는 당의 정책이 매력적이라고 답했으며, 91%는 핸슨의 지도력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지 강도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핸슨의 지도력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답한 지지자는 46%였고, 원 네이션의 정책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43%였다.
생활비 대응 정당
생활비 위기를 가장 잘 관리할 정당을 묻는 질문에서는 노동당이 근소한 차이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노동당은 23%로 원 네이션의 22%를 앞섰다. 자유·국민 연립당(Coalition)은 16%, 녹색당(Greens)은 12%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국민 정서 조사’에서는 호주 국민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소폭 개선됐지만, 국가의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비관론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분석은 “국민 정서가 소폭 개선됐음에도 호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과 같은 68%”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거주하는 주 또는 준주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은 크게 높지 않았다. 조사에서는 각 주의 주민 가운데 절반 이하만이 자신의 주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부담 지속
생활비 부담 역시 호주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계속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서 별도의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고 우려 사항을 묻자 호주인의 거의 70%가 생활비(cost of living)를 걱정거리로 꼽았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비용 증가를 줄이는 것이 여전히 호주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적 우선순위로 나타났다. 최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이 다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가격에 대한 우려는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어떤 형태로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호주인은 40%에 달했다.
빅토리아주 정부 지지 하락
오는 11월 빅토리아주 선거를 앞두고 벤 캐럴(Ben Carroll) 빅토리아주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도 낮게 나타났다. 조사 분석은 “주 선거까지 불과 두 달을 앞둔 상황에서 노동당 정부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현직 정부가 ‘좋은(good)’ 또는 그보다 나은 수준의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 빅토리아주 주민은 19%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과 같은 수치다. 빅토리아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도 26%에 그쳤다. 이는 호주의 모든 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역시 역대 최저 수준과 같은 수치다. 특히 별도의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고 우려 사항을 물었을 때 범죄에 대한 우려가 빅토리아주에서 다른 주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